프랑스 17세기는 절대 왕정이 구축되고, 고전주의 예술이 타올랐다가 스러진 시기였다. 왕조로 보면 앙리 4세가 세상을 떠난 1610년부터 루이 14세가 사망한 1715년까지다. 몰리에르·코르네유·라신이 주도한 프랑스 고전 연극은 1660년대 들어 최고 전성기를 누리면서 엄연한 예술 장르로 자리 잡게 된다.
이 같은 도약은 몰리에르가 평생 그린 희극 궤적과 일치한다. 웃음을 금기시하는 중세를 벗어난 17세기 변화가 온다. 이전 연극은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저속한 대사, 식욕과 성욕 같은 본능을 표출하는 기행 따위로 민중 웃음을 끌어내는 소극(笑劇)에 머물렀다. 저급한 오락물인 소극은 드디어 인간 이성을 탐구하고 도덕성을 부여하는 ‘성격희극’으로 한 단계 올라선다. 이를 이뤄낸 극작가가 몰리에르다.
그는 1645년부터 파리를 떠나 알비 카르카손 같은 지방을 전전하며 소극을 기획 공연하면서 10년 넘게 산전수전을 겪는다. 이 시기에 몰리에르는 밑바닥 인생과 다양한 인간상을 체험하면서 성격희극을 써낼 저력을 길렀다.
몰리에르는 성격희극을 이룬 후 인간과 사회가 맺는 관계를 고찰하는 성격이 강한 ‘대희극’을 내놓았다. ‘타르튀프’ ‘동 쥐앙’ ‘인간 혐오자’가 여기에 속한다. 마지막 3단계가 억압받는 인간성을 해방하는 데 초점을 맞춘 ‘발레 희극’이다. ‘서민 귀족’ ‘상상으로 앓는 환자’가 그 범주에 든다. 몰리에르 희극은 프랑스 고전 희극 교과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