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선 외교사절 205명 바다 건너다 순국…대마도서 3년 만에 추도제

통신사와 별도 파견된 ‘문위행’

  •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  |   입력 : 2023-09-19 18:50:28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3년에 한 번씩 총 54차례 교류
- 그 중 두 차례 좌초 사고 당해

- 쾌속선 다시 뜨며 추도제 재개
- 초량왜관硏, 추모비 조성 모금도
- 양국 불상 문화재 갈등은 여전

“성신교린(誠信交隣) 정신으로 험한 바닷길을 가시던 중 참으로 안타까운 일을 당해 비통한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선조님 공덕에 힘입어 두 나라는 우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대마도 미우다 해변에서 제7회 문위행 외교사절 순국 추도제가 열리고 있다.
강석환 부산초량왜관연구회(이하 연구회) 회장은 지난 17일 일본 나가사키현 대마도 미우다 해변에 마련된 제례 상 앞에서 고유문(告由文)을 낭독했다. 조선 후기인 1703년과 1766년 나라의 부름을 받고 일본 대마도로 가는 외교사절에 참여했다가 바다에서 악천후로 사고를 당해 불귀의 혼이 된 조상의 넋을 기린 것이다.

■3년 만에 재개된 추도제

이날 연구회가 거행한 행사는 ‘제7회 문위행 외교사절 순국 추도제’다. 문위행은 1632년부터 1860년까지 조선 조정이 일본의 대마도주에게 파견한 외교사절이다. 이들은 조선에서 도쿄(에도)로 보내진 통신사와 별도로 파견됐다. 조선 후기 대마도주는 조선-일본 간 외교·무역을 대행하며 연간 8차례 부산(동래)으로 사절을 파견해 초량왜관(현 부산 중구)에서 조선 국왕에 대한 외교 의례를 했다. 이에 조선에서도 문위행을 3년에 1차례씩 총 54차례 파견해 대마도주와 선린 외교를 유지했다. 이런 가운데 1703년 2월 문위행 사절의 배가 대마도 와니우라 항 근처에서 강풍을 만나 좌초돼 정사 한천석을 비롯한 112명이 숨졌다. 1766년에는 사절의 배가 부산진에서 출발해 오륙도를 지나자마자 좌초돼 정사 한태익 등 93명이 순국했다.

두 사고는 묻힐 뻔했으나 1995년 대마도 측이 와니우라 앞바다가 보이는 히타카츠 한국전망대에 ‘문위행역관사순란지비’를 세우면서 관심을 받았다. 이후 연구회는 2016년부터 해마다 비석 앞에서 추도제를 지냈으나 2021년 코로나19 창궐로 3년간 오륙도 해맞이 공원에서 추도제를 했다. 그러다 올해 대마도행 팬스타 쓰시마 링크 쾌속선 운항이 재개되면서 연구회 회원 25명이 이날 대마도 추도제를 다시 가진 것이다.

그간 제례 장소였던 한국전망대는 현재 공사 중이었다. 그래서 올해 추도제는 비를 피해 미우다 해변 앞 휴게 공간에서 치렀다. 강 회장은 “문위행 첫 사고 날에도 바다에 비바람이 몰아쳤다. 당시 돌아가신 분들 중 항해를 도운 일본인 4명이 있었다. 그들의 넋도 함께 기렸다”고 설명했다. 연구회는 두 번째 사고가 난 오륙도 앞바다 근처에 추모비를 세우기 위해 모금 중이다. 강 회장은 “600만 원가량 모금됐는데,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시민의 관심을 당부했다.

이날 연구회를 맞은 나가도메 후미히코 호슈 연구회 사무국장은 “대마도 행사가 재개돼 다행이다. 덕분에 한일간 민간 교류가 계속 원활하게 이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후미히코 사무국장은 대마도 민속 역사 분야 향토 사학자인 나가도메 히사에 씨의 아들이다. 히사에 선생은 조선 초 40여 차례 대마도에 파견돼 한일 문화 교류에 이바지한 조선 외교의 거장 이예 선생의 행적을 연구해 그 공적이 새겨진 비문이 대마도 원통사 앞에 세워지는 데 기여했다.

■한일간 문화재 반환 갈등 여전

연구회 일행은 이틀간 문위행·통신사의 흔적을 짚어볼 수 있는 유적지를 방문했다. 지난해 4월 개관한 쓰시마 박물관과 2021년 10월 개관한 조선통신사 역사관에서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조선통신사 자료와 한일 교류에 힘쓴 일본 유학자 아메노모리 호슈의 업적을 살폈다. 고찰 간논사(관음사)에서는 여전히 한국인 출입을 금지하고 있어 한일 문화재 반환 갈등의 파장이 여전한 것을 알 수 있었다.

2012년 10월 절도단이 이 절에서 금동관음보살좌상을 훔쳐 국내 밀반입한 뒤 이듬해 1월 적발됐는데, 국제 협약 등에 따라 반환 절차가 이뤄지다가 충남 서산 부석사에서 14세기 왜구에 의해 약탈당한 것이라고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불상 안쪽에서 발견된 관음상 제작 결연문의 발원자 명단에는 심혜 혜청 등 승려와 김용 김동 똘이 같은 고려 백성으로 추정되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2016년 부석사 측이 불상 인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 법원은 불상 소유권이 각각 부석사·간논사에 있다고 다른 판단을 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불상이 위작이라는 전문가 감정 결과가 제시되면서 ‘가짜’ 불상을 간논사에 돌려주고 문화재 반환 논란의 주도권을 우리 정부가 다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추모 기행에 참여한 문연순 씨는 “사건 당시 불상 감정 위원으로 참여했는데, 위작으로 판단했다. 불상을 몇십 년간 만들어 온 이완규 선생도 사진을 보고 가짜 요소는 다 갖췄다고 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강 회장은 “결국 엉터리 문화재 반환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후 일본 정부에서 한국의 약탈 문화재 반환 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관련 기관이 문제의 불상을 제대로 재감정해 논란을 종식하고 미래지향적인 한일 문화 교류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마도=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울산·경남 영하권 초겨울 추위…일교차 유의
  2. 2부산서 부탄가스 난로 폭발 사고... 2명 화상
  3. 3[속보] 트럼프 “UFC 회장에 백악관 대변인 제안, 광기 어린 좌파로부터 우리 지켜야”
  4. 4부산시, 국제e스포츠연맹에 임대료 유상 전환 통보... 사무국 해외 이전 우려
  5. 51249회 로또복권 1등 14명…당첨금 20억2505만 원
  6. 6[속보]미 애리조나서 60년 만의 민주당 주지사 당선, 상하원까지 다 장악
  7. 7겨울시작 '입동'인 7일, 부울경 맑고 쌀쌀… 외출땐 따뜻한 옷 필수
  8. 8올가을 첫 얼음 관측… 오전 7시 설악산 영하 9도, 횡성 영하 6.8도
  9. 9[속보]대구서 자신 도우려던 구급대원 얼굴 때린 60대 벌금 700만 원 선고
  10. 10[속보]"'블루웨이브 쇼크'에 세계증시 시총 하루만에 4800조 원 증발"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인호 HUG 사장 지명
  3. 3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4. 4홍익표 정무수석 사의 표명…후임에 최인호 HUG 사장 거론
  5. 5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6. 6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7. 7이 대통령, 법무장관 후보자에 이용철 지명…국세청장엔 안덕수
  8. 8[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소폭 반등한 41%…민주36%·국힘 28%
  9. 9김민석, 신천지 논란 재차 사과…“상처 입은 모든 분께 죄송”
  10. 10'조작기소 특검법' 오늘 與 주도 국회 본회의 처리 전망
  1. 11249회 로또복권 1등 14명…당첨금 20억2505만 원
  2. 2[속보]"'블루웨이브 쇼크'에 세계증시 시총 하루만에 4800조 원 증발"
  3. 3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1원… 전주보다 0.2원 ↓
  4. 4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5. 5‘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6. 6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7. 7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시대 성큼... 카드소비 1조 돌파
  8. 8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9. 9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10. 10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1. 1부산·울산·경남 영하권 초겨울 추위…일교차 유의
  2. 2부산서 부탄가스 난로 폭발 사고... 2명 화상
  3. 3부산시, 국제e스포츠연맹에 임대료 유상 전환 통보... 사무국 해외 이전 우려
  4. 4겨울시작 '입동'인 7일, 부울경 맑고 쌀쌀… 외출땐 따뜻한 옷 필수
  5. 5올가을 첫 얼음 관측… 오전 7시 설악산 영하 9도, 횡성 영하 6.8도
  6. 6[속보]대구서 자신 도우려던 구급대원 얼굴 때린 60대 벌금 700만 원 선고
  7. 7[속보] 도로 온수관 파열로 생긴 구멍에 행인 빠져…전신 60% 화상
  8. 8[속보] 만천하스카이워크 집라인 운행 중 멈춰…승객 30분간 공중에 매달려 있다 구조
  9. 9미래에셋증권도 해킹 사고… 고객 3800여명 임직원 3만5255명 개인정보 흘러나가
  10. 10반여1·4동 어르신과 함께한‘사랑의 자장면 나눔’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3. 3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4. 4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5. 5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알쏭달쏭 한자어 오독 소동 外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장 마리 해슬리-Gymnopedies(짐노페디)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극락암 벚나무 /홍종원
곰 두 마리 /황인숙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5일 (음 9월 26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4일 (음 9월 25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깊어가는 가을에 밤하늘 별을 읊은 이덕무의 시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