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의 평화는 밥상서 시작된다
- 이영미의 평화밥상/이영미 지음/호밀밭/1만6800원
“검붉은 달맞이 순, 마른 검불 사이로 뾰족이 솟은 연둣빛 원추리 순, 땅에 방석처럼 퍼진 망초, 향이 좋은 냉이, 초록 잎이 윤기 나는 양지꽃 순 등 밭을 한 바퀴 도니 봄나물을 한 소쿠리나 장만했습니다.” 봄나물 향기와 함께 사람에게 많은 것을 내어주는 넉넉한 땅의 풍경도 느껴지는 말이다. 이런 먹거리로 음식을 만들고 그 밥상을 받는 사람들은 행복하겠다. 세상 평화가 밥상에서 시작된다고 믿는 식물식평화세상 이영미 대표가 햇살과 바람한테서 배우는 밥상 이야기를 들려준다.
# 두 사제는 어떤 마음으로 걸었나
- 내가 떠난 새벽길/한수산 지음/생활성서/1만5000원
초대 조선대목구장(교구장) 브뤼기에르 주교와 최양업 신부가 걸어갔던 신앙의 여정을 다룬 한수산 작가의 순례기. 백두산에서 세례를 받은 작가는 한국 교회사 흔적을 만날 때마다 감동과 숭고함에 자랑스러움을 느끼며, 순례자들을 따라 걸어갈 수 있기를 바랐다. 작가는 두 사제가 걸었던 길로 떠났다. 따듯하고 섬세한 필체와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100년이 넘는 시간을 뛰어넘어 신자들을 향한 두 사제의 마음을 되살려냈다. 한국 천주교회사의 험난한 시대를 관통한 여정이기도 하다.
# 도시에는 인간만 사는게 아니야
- 그냥 씨의 동물 직업 상담소/안미란 장편동화/유시연 그림/창비/1만2000원
동물권, 장애 인권, 환경 문제 등 중요한 사회 문제에 꾸준히 귀 기울여 온 안미란 작가의 신작 장편동화. 도시에는 인간만 사는 게 아니다. 눈에 보이는 곳에, 또 보이지 않는 곳에 동물이 있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생존과 안위를 위해 고양이 ‘그냥’ 씨가 나섰다. 낯선 곳에 닿은 동물을 반갑게 맞아주는 그냥 씨는 도시 생활 베테랑이다. “직업을 소개해 드립니다! 당신은 무엇을 잘하시나요? 집을 구하고 싶다고요? 저를 따라오세요.” 낯선 곳에서 서로 의지하는 동물들의 연대는 우리의 모습도 돌아보게 한다.
# 부모와 떨어져 무서운 아이에게
-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을게/이렌 코엔-장카 글/엘자 오리올 그림/김자연 옮김/라임/1만4000원
맞벌이 가정에서는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 보내고 엄마 아빠가 출근한다. 이때 아이가 울고 떼쓰며 부모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것을 분리 불안 현상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에는 신뢰감과 안정감을 심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 릴루는 매서운 바람도, 벌레도, 천둥 번개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릴루도 두려워하는 것이 딱 하나 있다. 바로 엄마와 아빠가 불현듯 자신의 곁을 떠날까 봐 무서워한다. “귀여운 우리 아가, 엄마랑 아빠는 언제나 네 곁에 있어.” 아이들의 마음을 편안하고 따스하게 어루만져 주는 그림책이다.
# 시력 30년 넘긴 두 시인 뭉쳤다
- 여기, 창녕/김일태·성선경 시집/수우당/1만2000원
김일태 시인은 창녕 남지 출신으로 남창녕을, 성선경 시인은 창녕 고암 출신으로 북창녕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시력 30년을 넘긴 두 시인이 마음을 모아 고향을 담은 2인 시선집을 냈다. 이 시집은 창녕의 풍경과 역사와 풍습을 두루 아우르며 두 시인의 개별적 추억은 우리 모두의 추억으로 다가온다. 누구에게나 고향은 있으니까 말이다. 고향의 현재 모습이 많이 변했다 하더라도 마음속에 간직한 추억은 언제나 힘이 되어준다. 고향에 대한 향수는 모든 사람이 보편적으로 갖는 마음이다.
# 英 오리지널판 ‘투명인간’ 첫 선
- 투명인간/허버트 조지 웰스 장편소설/이정서 옮김/새움/1만1800원
우리에게 최초로 소개되는 영국 오리지널 판 ‘투명인간’이 나왔다. 그동안 국내에 소개된 것은 미국 판본이다. 19세기 영국·미국 문화는 상당히 달랐기에, 두 나라의 판본은 여러 부분이 다르다. ‘투명인간’은 과학소설 창시자인 웰스가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상상력을 과학적 이론에 근거하여 풀어낸 작품이다. 주인공인 재능있는 물리학자 그리핀을 통해 억압된 욕망을 분출하는 인간의 이중성, 소외된 인간의 고독과 공포, 나와는 다른 존재를 사냥하는 인간의 잔인성을 은유적으로 그려낸 문제작이다. 이정서 번역가는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과학 철학소설’에 가깝다고 말한다.
# 본인 스스로 종속된 심리노동
- 해석노동/양정호 지음/생각비행/1만6000원
권위에 대한 복종과 순응이 일상화된 조직에서 상급자는 하급자의 존재감을 의식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급자는 지시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상급자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노력하며, 상급자의 기분을 살피게 된다. 잘못한 것도 없이 고객에게 부당한 대우를 당하는 점원도 있다. 해석노동에 빠져버린 것이다. 타자의 시선으로 자신을 판단하려는 습성, 자신을 타자에게 대상화하여 스스로 타자에게 종속시키려는 성향이 습성화된 심리노동이다. 이를 소개하고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해석노동을 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