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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룡이 죽어? 음해세력 저주” 점괘도 거짓이라 나왔다

의역(意譯) 난중일기-이순신 깊이 읽기 <23> 갑오년(1594년) 7월 1~15일

  •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
  •  |   입력 : 2023-09-10 18:56:04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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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 지은 수루서 주요군무 처리
- 아들 면 병세 걱정하는 父情 절절
- 영의정 거짓부고엔 마음산란해져
- 불안한 상황선 점 통해 위로받아

한산도 제승당에 있는 오늘날의 수루 전경. 이순신 장군께서 한산도에 계실 때 지은 수루 또한 이 근처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수루는 외빈을 맞고 군무를 처리한 중요한 공간이다.
▶갑오년(1594년) 7월

한산도 생활이 길어지면서 한산섬은 점점 군사도시처럼 변모해 간다. 활터 중에 원두막처럼 지은 정자(射亭·사정)도 마련하는데 그 정자에서 활도 쏘고 일정 군무도 해결했다. 그러다 이달에는 수루를 새로 지어(아마도 바람에 날려간 어느 정자를 재건축한 듯하고 오늘날 수루 부근에 위치한 듯함) 거기서도 외빈을 맞는 등 주요 군무를 처리했고 수루 옆에는 방도 붙여 만들었다.

하순에는 명나라 장수 장홍유를 맞이하는데 이때는 멋진 외교수완을 보인다. 어머니 걱정, 가족들 걱정, 부하들 걱정, 나라 걱정은 하나로 꿰어 이순신의 인생사다. 특히 이달에는 막내아들 면의 병 회복을 간구하는 부정(父情)이 절절히 느껴진다.



7월1일[8월16일] 맑음.

나라제삿날(인종의 제사)이라 공무를 보지 않고 종일 홀로 앉아 있었다. 저녁에 충청수사가 와서 함께 이야기했다. 배응록이 원수(권율)에게서 돌아와 원수가 자기 한 말(6월 18일 일기 참조)을 뉘우치는 태도로 말하더라 했다. 우습다.

7월2일[8월17일] 맑음.

늦더위가 찌는 듯하다. 순천의 도청(원을 도와 사무를 총괄하는 아전)과 담당 아전 그리고 광양의 담당 아전들의 죄를 다스렸다. 좌수영 사부들의 활쏘기를 시험하고 적의 장물을 상으로 나누어 줬다. 저녁나절에 순천부사 충청수사와 함께 활을 쏘았다. 배 첨지가 휴가를 얻어 돌아갔다. 노윤발에게 흥양의 군관 이심과 병선색 괄군색(모두 일정 사무를 보는 아전들임)들을 붙잡아 오도록 군령을 주어 내보냈다.

7월3일[8월18일] 맑음.

충청수사(李純信)와 순천부사(권준)와 함께 활을 쏘았다. 웅천현감 이운룡이 휴가를 얻어 미조항으로 갔다. 음란한 짓을 하고 다니는 여인을 처벌했다. 각 배로 돌아다니면서 여러 번 군량을 훔친 사람들을 처형(사형)했다. 저녁에 새로 지은 누대(수루)를 둘러보았다.

7월4일[8월19일] 맑음.

충청수사가 와서 함께 아침을 먹었다. 마량첨사와 소비포권관이 와서 같이 점심 식사를 했다. 왜적 5명과 도망병 1명을 아울러 처형하라 명했다. 충청수사와 활 10순을 쏘았다. 옥과에서 원호사업을 담당하던 조응복에게 참봉(參奉)의 직첩을 주어 보냈다.

7월5일[8월20일] 맑음.

새벽에 탐후선이 들어와서 어머니께서 편안하시다고 한다. 다행이다. 심약(審藥, 궁중에 약재를 조달하는 종9품 관원. 지방에서는 백성들의 병도 구완했다)이 내려왔는데 융통성이 없어 매우 답답하였다. 우수사 충청수사가 함께 왔다. 여도만호가 술을 가져와 같이 마셨다. 활 10여 순을 쏘았다. 모두 취한 채 수루(戍樓)에 올라갔다가 밤이 깊어서야 헤어졌다.

7월6일[8월21일]

종일 궂은 비가 왔다. 몸이 불편하여 공무를 보지 않았다. 최귀석이 도둑떼 3명을 잡아 왔기에 다시 박춘양 등을 보내 왼쪽 귀가 떨어져 없다는 그들 괴수마저 붙잡아 왔다. 아침에 정원명 등을 격군을 정비하지 못한 죄로 잡아 가두었다. 저녁에 보성군수가 들어온다고 했다. 어머니께서 평안하시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후 10시께 삼대 같은 소나기가 쏟아지니 집이 새지 않는 곳이 없었다. 촛불을 켜고 혼자 앉아 있노라니 온갖 걱정이 치밀어 왔다. 이영남이 보러 왔다.

7월7일[8월22일]

저녁에 비가 뿌렸다. 충청수사(李純信)는 그 어머님 병이 위중해서 오지 못했다. 우수사(이억기) 순천부사(권준) 사도첨사(김완) 가리포첨사(이응표) 발포만호(황정록) 녹도만호(송여종) 등이 함께 활을 쏘았다. 이영남이 배를 끌고 오기 위해 곤양으로 나간다고 했다. 포로로 사로잡혀 갔다가 도망쳐 온 고성의 보인(保人, 정식 군인을 도와주는 사람)을 심문하였다. 보성군수(안홍국)가 왔다.

7월8일[8월23일]

흐리되 비는 오지 않고 종일 바람이 세게 불었다. 몸이 편치 않아 여러 장수를 만나보지 않았다. 각 관·포에 공문을 처결하여 보냈다. 오후에 충청수사에게 가 그 어머님의 병환이 어떠한지 물어보고 위로했다. 고성 사람으로 사로잡혔다가 도망쳐 온 사람을 다시 불러 직접 문초했다. 광양 송전이 그의 대장인 병사(兵使, 이시언)의 편지를 가지고 왔다. 낙안군수 충청우후(원유남)가 온다고 한다.

7월9일[8월24일]

바람이 크게 불었다. 충청우후(원유남)가 교서에 숙배하였다. 늦게 순천·낙안·보성의 군관과 담당 아전들에게 격군을 모으는데 진력하지 않고 또한 기일마저 어긴 죄를 처벌했다. 가리포·임치·소근포, 마량 및 고성(해당 고을 관장)이 모두 왔다. 낙안에 분정(分定)된 군량 벼 200석을 받아들였다.

7월10일[8월25일]

아침에는 맑았는데 저녁에 비가 조금 내렸다. 낙안의 벼를 찧도록 명하고 광양의 벼 100섬은 되질하였다. 신홍헌이 들어왔다. 늦게 송전이 군관들과 활 15순을 쏘았다. 아들 면의 병이 다시 심해지고 또 피를 토하기까지 했다 하여 울과 더불어 심약·신경황·정사립· 배응록 등을 함께 내보냈다.

7월11일[8월26일]

종일 궂은비 오고 바람이 세게 불면서 그치지 아니했다. 울의 일행이 가는데 고생스러울 것 같아 걱정되었다. 또 면의 병세는 어떠한지 근심하는 생각뿐이다. 장계를 손수 초잡아 고쳐 썼다. 경상도 순무어사(서성)의 공문이 왔는데 원 수사가 불평하는 말을 많이 했다는 것이다. 오후에 군관들을 시켜 활을 쏘게 했다. 봉학도 같이 쏘았다. 윤언침이 점검받으러 왔기에 점검해 주고 점심을 먹여 돌려보냈다. 저물녘에 비바람이 크게 일어 밤새 계속 되었다. 충청수사가 보러 왔다.

7월12일[8월27일] 맑음.

아침에 소근포첨사가 와서 후시(화살) 54개를 만들어 바쳤다. 각종 서류를 처결해 나눠주었다. 충청수사·순천·사도·발포·충청우후가 와서 활을 쏘았다. 저녁에 탐후선이 들어와서 어머님은 평안하시나 면의 병세는 여전히 중하다고 한다. 마음은 애가 타나 어찌하랴. 영의정 류성룡이 죽었다는 부고가 순변사에게 왔다고 한다. 이는 필시 류정승을 미워하는 자들이 말을 만들어 저주하는 것일 것이다. 통분함을 참을 수 없다. 이날 밤 마음이 산란해 홀로 빈 마루에 앉아있으니 내 마음을 스스로 걷잡을 수가 없었다. 걱정이 쌓여 밤이 깊도록 잠들지 못했다. 류정승이 만약 어찌 되었다면 나랏일을 어찌할 것이랴, 어찌할 것이랴.

7월13일[8월28일] 비.

홀로 앉아 아들 면의 병세가 어떨까 하고 글자를 짚어 점을 쳐 보았더니 “군왕을 만나 보는 것과 같다”는 아주 좋은 괘가 나왔다. 다시 짚어보니 “밤에 등불을 얻는 것과 같다”는 또 좋은 괘가 나왔다. 두 괘가 다 좋아 조금 마음이 놓였다. 또 죽었다는 류성룡 정승에 관해 점을 친즉 “바다에서 배를 얻는 것과 같다”는 괘가 나왔고 다시 치니 “의심하다가 기쁨을 얻는 것과 같다”는 괘가 나왔다. 모두가 길하다. 저녁내 비가 오는데 홀로 앉아 있자니 정회를 이길 길이 없다. 늦게 송전이 돌아가는데 소금 1섬을 주어 보냈다. 오후에 마량첨사와 순천이 보러 왔다가 어두워서 돌아갔다. 또 비가 계속 올 것인가 개일 것인가를 점쳤더니 “뱀이 독을 얻는 것과 같다”는 괘가 나왔다. 앞으로 비가 많이 내릴 것 같으니 농사일이 심히 걱정된다. 과연 밤에 비가 퍼붓듯이 많이 내렸다. 저녁 8시께 발포의 탐후선이 편지를 받아가지고 돌아갔다.

※이순신은 전쟁 중 자기도 어찌할 수 없는 불안한 상황을 맞이하면 점을 쳤고 신기하게도 그 점은 모두가 맞았으며 이순신을 위로해 주었다. 점뿐만 아니라 꿈도 신기하게 맞는데 이는 뒤에서 또 얘기하기로 한다. 그는 참 신비로운 장수다.

7월14일[8월29일] 비, 비.

어제 저녁부터 삼대 같은 빗발이 쏟아지니 지붕이 새어 젖지 않은 곳이 없다. 간신히 밤을 지냈다. 어제 비 올 것인지를 점쳐 본 것이 과연 그대로이니 참 절묘하다. 충청수사와 순천부사를 불러서 바둑을 두게 하고 구경하면서 하루를 보냈지만 마음 속에 근심이 가득한데 어찌 조금인들 편안하랴! 저녁에는 수루에 올라 몇 바퀴 돌다가 내려왔다. 탐후선이 오지 않으니 그 까닭을 알 수 없다. 밤 12시께에 또 비가 쏟아졌다.

7월15일[8월30일]

비가 오다가 저녁나절에 갰다. 조카 해, 종 경이 들어와서 “아들 면의 병이 차도가 있다” 는 소식을 전해주니 기쁘기 그지없다. 조카 분이 보낸 편지로 아산 고향의 선산이 아무 탈 없고, 가묘도 편안하며, 어머니께서도 편안하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이흥종이 환상(나라가 백성에 꾸어 준 곡식을 이자 붙여 되받는 것) 때문에 형장을 맞다가 죽었다고 하니 매우 놀라운 일이다. 그 삼촌(충청수사 이순신)이 그 소식을 듣고 비통해했고 그 어머니도 듣고 병세가 더욱 위중해졌다고 한다. 활 10순을 쏜 뒤에 수루에 올라가서 이리저리 거닐 적에 박주사리가 급히 와서 명나라 장수(장홍유)의 배가 이미 본영 앞에 이르렀고 곧 이리로 온다고 했다. 손님을 맞기 위해 즉시 삼도에 전령하여 진을 죽도로 옮기게 하고 거기서 밤을 지냈다.

㈔부산여해재단·국제신문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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