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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8> 힘내요! 해마 가족

수컷이 출산·육아 맡는 해마, 해양환경 오염에 멸종 위기

  • 김혜진 국립해양박물관 유물관리팀 학예사
  •  |   입력 : 2023-09-06 18:45:43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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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컷이 수컷 배에 알 낳는 방식
- 박물관, 인공번식 등 보존 노력

남성의 육아 참여가 늘면서 우리나라 남성 육아휴직 비율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여기 국립해양박물관(부산 영도구 동삼동) 수족관에는 수컷이 육아뿐만 아니라 출산까지 하는 해양생물이 있다. 해마가 그 주인공이다. 대개 어류는 체외수정을 하는데 해마는 독특한 번식 과정을 거친다. 암컷 해마가 수컷 해마의 배에 있는 주머니(육아낭) 속에 알을 낳고, 수컷은 수정란을 돌보고 영양분을 공급해 부화할 뿐만 아니라 태어난 새끼 해마가 자라 독립할 때까지 키운다.
국립해양박물관 수족관에 살고 있는 빅벨리해마. 국립해양박물관 제공
사회에서 육아 책임은 전통적으로 여성에게 할당되어 왔으며 남성은 종종 보조적인 역할을 맡아 왔다. 그러나 자연계에서 부모 역할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해마를 통해 육아의 책임은 특정 성별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해마의 사례는 아버지가 점점 더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는 현대 가족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돋보이는 부성애와 더불어 생태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해마만의 특징이 몇 가지 더 있다. 해마는 긴 주둥이를 가졌는데, 먹이를 먹을 때 입 주변에 있는 스프링 같은 힘줄을 이용해 먹잇감과 바닷물을 빠르고 강력하게 흡입한다. 또한 해마는 피부 표면에 미세한 털이 있어 주변 환경에 따라 이 털을 움직이며 몸 색깔을 바꿀 수 있다. 자신만의 생존 방식으로 바다에서 살아남은 해마 중 한 종류를 우리 박물관 3층에 자리한, 70종 1000여 마리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수족관에서 살펴볼 수 있다.

국립해양박물관 수족관에서 만날 수 있는 해마는 빅벨리해마(Hippocampus abdominalis)다. 빅벨리해마는 최대 35cm까지 자라 해마류 중 가장 크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배가 유난히 크고 볼록하다. 우리 박물관의 빅벨리해마가 더욱 특별한 점은 인공 번식에 성공한 성체라는 점이다. 국립해양박물관은 2021년 4월부터 빅벨리해마의 인공 번식에 도전했지만, 대부분 폐사했다. 계속되는 시도 끝에 2022년 11월 인공 번식에 성공했다.

해마 10쌍을 수정해 인공 번식한 결과 태어난 2000여 마리 중 10여 마리 치어만이 살아남는 희박한 생존확률을 보이는 등 인공 번식과 성체 육성은 상당히 난도가 높은 작업이다. 이 가운데 성체로 성장한 빅벨리해마를 우리 박물관 수족관에서 관람객에 공개하고 있다.

바다에는 50종이 넘는 해마가 서식하고 있다. 그러나 해양쓰레기로 인한 서식지 파괴, 관상생물 및 약재로서 수요 급증에 따른 남획 장기화 등으로 해마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종 보존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는 해양생물이 되었다. ‘보호대상 해양생물 서식지외 보전기관’ ‘해양동물 전문구조·치료기관’으로도 지정된 우리 박물관은 해양자료 수집과 인공 번식 연구 등을 통해 해마에 대한 관심이 유지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 국립해양박물관·국제신문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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