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선시대 ‘그루밍족’의 필수품, 갓끈에 구슬·보석 번갈아 꿰어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6> 대모 갓끈

  • 전은정 국립해양박물관 전시기획팀 학예사
  •  |   입력 : 2023-08-09 19:20:12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신분에 따라 소재 엄격한 제한
- 기능보다 장식 치중한 사치품
- 작지만 가치 높아 뇌물로 쓰여

최근 국내 유통시장을 보면 명품 브랜드 소비층에서 남성 소비자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그루밍족’(자신의 외모를 꾸미는 데 투자하는 남성)이 유통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이와 같은 남성의 장식 욕구는 과연 최근만의 현상일까? 남성들이 귀를 뚫어 장신구를 다는 피어싱은 최근의 유행인 것 같지만, 조선 시대에도 ‘귀걸이 금지령’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남성의 귀걸이 착용이 성행하여 귀를 뚫은 흔적으로 조선인과 외국인을 구별했다고도 전한다.

국립해양박물관이 소장한 대모 갓끈. 대모는 바다거북의 한 종류이다.
꽤나 멋 내기에 관심이 있었던 조선 시대 남성들의 대표적 장신구는 뭐니 뭐니 해도 ‘입영(笠纓)’으로 불리는 갓끈이 아닐까 싶다. 일반적으로 ‘갓’이라 부르는 흑립(黑笠)은 조선시대 양반 남성이 외출 시 착용한 대표적인 모자로, 문자 그대로를 풀어 쓰면 검정색의 ‘입(笠)’이라는 쓰개를 말한다. 갓을 장식하는 장식품은 크게 갓의 정상을 장식하는 ‘입식(笠飾)’과 갓 안쪽에 고정하여 턱 밑으로 늘어뜨린 장식적인 갓끈인 ‘입영(笠纓)’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신분에 따른 소재 제한이 있어 조선 초기부터 법으로 규제하였다.

갓끈은 갓을 머리 위에 고정시키기 위해 턱 밑에 매는 실용적 구실을 하던 것인데, 점차 재료가 다양해지면서 장식적인 구실도 겸하게 되었다. 갓끈이 기능보다 장식에 치중하게 되면서 사치를 조장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갓끈은 크기가 작지만 가치가 높고 남의 눈을 피해 손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이점을 가진 물건이었기에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는 갓끈이 뇌물로 사용된 사례도 여러 건 나온다.

조선 시대 국가의 큰 행사와 경사 등이 있을 때 소요되는 물품의 목록과 수요를 적어 올리던 ‘궁중발기’에 보이는 갓끈의 재료에는 대나무, 송진 등이 굳어진 보석인 호박(琥珀), 석영질의 보석인 마노(瑪瑙), 바다에서 구할 수 있는 산호(珊瑚)와 대모(玳瑁) 등이 있다. 이중 대모는 바다거북의 일종을 말한다. 대모의 등딱지는 단단한 경도와 깊고 오묘한 빛깔로 장식품이나 공예품을 만드는 데에 쓰이곤 했다. 대모를 구하기 힘든 사람들은 대모를 모방해 만든 유리 대모 갓끈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대모로 만든 갓끈은 작은 구슬을 연속으로 꿰거나, 구슬과 대롱 모양을 번갈아 꿰곤 하였는데,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갓끈은 후자에 속한다. 가운데에 육각형 판을 배치해 장식 효과를 강조한 갓끈을 보면, COVID-19로 수년간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각자 알록달록한 마스크 줄을 달아 개성을 뽐내던 현대인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장식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는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는가 보다.

※ 국립해양박물관·국제신문 공동 기획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서면 NC백화점 9년 만에 문 닫는다…그 자리 46층 높이 4개 동 주상복합 추진
  2. 2엑스포 날개 꺾여도…가덕신공항 속도 낸다
  3. 3근속수당 1만 원 인상 요구에 직장폐쇄…의료기기 공장 노사 마찰
  4. 4“사랑하는 엄마 아빠, 슬퍼말아요” 그림으로 되살린 故황예서 양
  5. 5엑스포 유치전 뛴 부산인사들 향후 거취는…
  6. 6소주 가격 낮춘다…정부, 국산 주류에 '기준판매비율' 도입
  7. 7인요한 최후통첩 “저를 공관위원장으로”…김기현 즉각 거절
  8. 8부전도서관 개발 12년 표류…이번엔 활용법 결론 낼까
  9. 9부산시 2035엑스포 재도전? 당분간은 여론수렴 집중할 듯
  10. 10거제~부산 2000번 시내버스 노선 연장…주민 숙원 해결
  1. 1엑스포 유치전 뛴 부산인사들 향후 거취는…
  2. 2인요한 최후통첩 “저를 공관위원장으로”…김기현 즉각 거절
  3. 3당정 부산민심 달래기 “현안사업 차질없게 추진”(종합)
  4. 4이동관 방통위원장 탄핵안 처리 직전 전격 사의 표명
  5. 5尹 노란봉투법 방송3법 거부권 행사…임기 중 세 번째
  6. 6노란봉투법, 방송3법 국무회의서 재의요구안 의결
  7. 7野 주도 ‘손준성 이정섭 검사 탄핵안’ 국회 통과…헌정사상 두 번째
  8. 8부산시선관위, 내년 4월 총선 선거비용제한액 발표
  9. 9민주, 울산시장 선거개입 ‘유죄’ 파장 촉각…김기현은 “文도 수사해 책임 물어야” 공세
  10. 10野, 1일 ‘이동관 탄핵안’ 표결 시도…與는 ‘강행처리 저지’ 철야 연좌농성
  1. 1서면 NC백화점 9년 만에 문 닫는다…그 자리 46층 높이 4개 동 주상복합 추진
  2. 2소주 가격 낮춘다…정부, 국산 주류에 '기준판매비율' 도입
  3. 3정부 "주요 김장재료 가격, 지난해보다 평균 10% 하락"
  4. 4다리 길~어 보이는 숏패딩, 올 겨울엔 ‘푸퍼 스타일’
  5. 5식지 않는 글로벌 K-푸드 열풍…라면·김 수출 사상 최고 찍었다
  6. 6저성장 굳어지나…한은, 내년 성장률 전망 2.1%로 낮췄다(종합)
  7. 7목발 투혼 최태원 “좋은 소식 못 전해 죄송”
  8. 8국제여객터미널 임대료 1년 더 감면
  9. 9“와인·위스키 할인합니다” 편의점업계, 연말 기획전
  10. 10홍콩H지수 ELS 파장 확산…KB·하나은행도 판매 중단
  1. 1엑스포 날개 꺾여도…가덕신공항 속도 낸다
  2. 2근속수당 1만 원 인상 요구에 직장폐쇄…의료기기 공장 노사 마찰
  3. 3“사랑하는 엄마 아빠, 슬퍼말아요” 그림으로 되살린 故황예서 양
  4. 4부전도서관 개발 12년 표류…이번엔 활용법 결론 낼까
  5. 5부산시 2035엑스포 재도전? 당분간은 여론수렴 집중할 듯
  6. 6거제~부산 2000번 시내버스 노선 연장…주민 숙원 해결
  7. 7박형준 부산시장 "2035년 엑스포 유치 도전 합리적 검토할 것"
  8. 8조계종 前 총무원장 자승 스님 입적…스스로 분신한 듯
  9. 9‘이재명 측근’ 김용 1심 징역 5년 법정구속…유동규는 무죄
  10. 10부산, 울산, 경남 이틀째 강추위… 아침기온 영하권
  1. 1“건강수명 근육량이 결정…운동해 면역력 키워야”
  2. 2부산 아이파크 승강 PO 상대 2일 수원서 결정
  3. 3BNK도 극적 연패 탈출…서로를 응원하는 부산 농구남매
  4. 42030년·2034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 프랑스 알프스·미국 솔트레이크 확정
  5. 5박효준 빅리거의 꿈 포기 않는다
  6. 6우즈 7개월 만에 공식경기…캐디 누가 맡나
  7. 7류현진 연봉 103억원에 캔자스행 유력
  8. 8정용환 장학회 올해도 축구 꿈나무 14명 후원
  9. 9울산, '파크골프장계 8학군' 변신 시도
  10. 10허재 두 아들 형제매치 & 신·구 연고구단 부산매치
우리은행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경북 돼지 간바지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가덕도 장항 유적 출토 흑요석제 석기
리뷰 [전체보기]
웅장한 에너지 보여준 ‘한국판 레미제라블’…연기·미술·음향 앙상블, 감동의 무대 펼쳐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사계절로 분석한 한의학 세계 外
전직 기자의 전태일 열사 평전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완주 /김만옥
바람결에 /이행숙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마스크걸’ 이한별과 고현정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소년들’ 정지영 감독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네 편의 자연 다큐…우리, 잠깐 쉬어가는 건 어때요
日 애니 거장이 묻는다…내 삶은 이랬다, 당신은 어떠냐고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불의가 정의로 둔갑한 시대…그 부당한 역사에 맞선 의인 이야기
계급사회 속 비틀리고 고립된 개인…일상이 호러가 된 세상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3년 11월 30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3년 11월 29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천재 뮤지션 ‘원호’의 무대를 목격했다
5호 가수가 아닌, 김마스타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3년 11월 30일(음력 10월 18일)
오늘의 운세- 2023년 11월 29일(음력 10월 17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3년 10월 11일
오늘의 BIFF- 2023년 10월 1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홀로 깨어 있을 수 없는 세상을 산 여항시인 이정주
고향의 어머니를 모시지 못하는 심경을 읊은 변중량
  • 제25회 부산마라톤대회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