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고] 대마도서 빛난 조선통신사 ‘성신교린’ 정신

박소라 부산문화재단 문화유산팀 대리

  • 박소라 부산문화재단 문화유산팀 대리
  •  |   입력 : 2023-08-08 19:08:49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일본 대마도는 조선통신사가 바다를 건너 처음으로 도착한 일본 땅이자, 조선과 일본 간의 우호 관계에 크게 기여했던 일본의 유학자 아메노모리 호슈가 살았던 지역으로, 일본의 조선통신사 연고 도시 중 가장 먼저 조선통신사 행렬을 재현한 고장이기도 하다. 조선통신사는 임진왜란 이후 단절된 국교를 회복하고자 일본 막부의 요청에 의해 조선에서 일본으로 파견된 공식사절단을 말한다.
지난 5일 일본 대마도 이즈하라축제에서 재현한 조선통신사 행렬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해마다 8월 첫째 주 토요일과 일요일 대마도에서는 이즈하라항 축제가 열리는데 2002년부터 한국 측에서 이 축제에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을 위한 정사·부사·종사관과 취타대·무용단 등을 보내고 있다. 이즈하라항 축제는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어서 이 기간에는 많은 한국인 관광객이 몰려들어 배편을 구하기도 힘들 정도이다.

올해는 이즈하라항 축제 참가를 위해 지난 1일, 212년 만에 ‘조선통신사선’이 대한해협을 건너 부산에서 대마도로 향했다. 1607년부터 1811년까지 12차례 성신교린(誠信交隣)의 정신으로 조선과 일본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던 조선통신사의 의미를 알리는 ‘조선통신사선 13차 사행’이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2018년 재현한 조선통신사선은 길이 35m, 너비 9.3m, 높이 5m, 돛대 높이 22m이며 목재로 강원도 금강송 900그루가 쓰였다. 조선통신사선은 지난 5·6일 이틀간 대마도에서 펼쳐진 이즈하라항 축제에 참여하여 대마도 시민을 대상으로 선상 공연을 펼치고 선상 박물관을 운영했다.

지난 1일 선발대로 출발한 ‘조선통신사선팀’과 달리 나는 지난 5일 ‘본대’의 일원이자 부산문화재단의 담당자로서 대마도 출장길에 나서 축제 행렬에 참여하는 예술인, 유관기관 관계자 등 100여명의 대규모 인원을 인솔했다.

히타카츠항에서 약 2시간여를 차를 타고 이즈하라로 향하면서, 그 옛날 조선통신사가 사스나항을 통해 대마도로 들어오던 모습이 얼마나 장관이었을지 상상해 보기도 했다. 이 조용하고, 작은 섬에 몇백 명에 달하는 행렬이 당시 현지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화려한 이벤트였을까. 실제로 조선통신사 기록물인 신유한의 ‘해유록’에서는 조선통신사를 보기 위한 모습을 ‘구경꾼들이 마치 고기비늘처럼 빽빽하게 늘어서 있다’고 표현했다.

조선통신사 행렬을 향한 대마도 시민의 큰 관심과 호응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 같았다. 코로나19 이후 이즈하라항 축제에서 한국 측이 참여한 행렬 재현은 4년 만인데, 염천 속에서도 행렬이 지나가는 거리를 대마도 시민이 가득 채웠다. 가마에 탄 정사·부사·종사관을 향해 대마도 시민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손을 번쩍 들어 흔들고, 활짝 웃으며 반겨주었다.

한 시민은 행렬이 끝나고 난 뒤 감격한 모습으로 다가와 “나는 한국· 일본 혼혈인데 내가 사는 대마도에서 역사적인 조선통신사 행렬을 볼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이런 말 한마디와 순간들은 성신교린 정신이 지금도 지속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증거가 된다.

대마도에서 성황을 이룬 행렬을 보고 있으니 지난 5월 부산에서 개최했던 조선통신사 축제가 떠올랐다.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정상 규모로 준비했으나 비가 내려 프로그램 중 일부는 축소됐고 조선통신사 행렬은 취소됐다. 행렬 당일까지만 해도 진행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었다가 취소 결정에 얼마나 하늘이 원망스러웠던지. 서운한 마음이지만 국내 조선통신사 행렬은 내년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부산에서 행렬이 취소돼 아쉬웠던 마음과 대마도에서 성황을 이뤄 뿌듯했던 마음을 모두 자양분 삼아 조선통신사 행사가 있는 곳이라면 언제나 어디서든지 성신교린의 정신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일광서 즐기는 동해 오션뷰…부산 새 랜드마크 ‘하이엔드 아파트’
  2. 2김재윤 금정구청장 임기 중 별세
  3. 3기초의회 배신표에 어부지리 의장 속출
  4. 4옛 한진重 부지, 해양관광호텔 개발 본격화
  5. 5고준위특별법 급한데…산자위에 부산의원 없다
  6. 6부산 원도심 지자체들, 종부세 폐지 반대 성명
  7. 7발화 땐 연쇄폭발인데 안전매뉴얼 없어…부산도 110곳 점검
  8. 81000명 몰린 ‘부산슬러시드’…스타트업 허브도시 비상한다
  9. 9[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41> 일본 대마도 고구마 ‘고오코이모’ 그리고 ‘센’
  10. 10‘클래식 도시’ 이끌 핵심 기구…부산지역 공연장 질서 재편 눈앞
  1. 1고준위특별법 급한데…산자위에 부산의원 없다
  2. 2민주 부산시당위원장 후보 윤곽…지역선 “중앙당에 맞설 리더십 절실”
  3. 3尹 “북러 조약 시대착오…北 도발에 압도적 대응”
  4. 4국회 돌아온 與 원내 투쟁 선언…독주 부담 던 野 입법공세 박차
  5. 5與, 7개 상임위원장 수용…추경호 원내대표직 사의
  6. 6연일 ‘채상병 특검법’ 띄우는 한동훈…대립각 세우는 나경원·원희룡·윤상현
  7. 7[정가 백브리핑] 두 달 만에 6개 법 발의·입법준비…부산시 ‘국회입법 협력서비스’ 호응
  8. 8“예의가 없어” “법 공부하시라” 말싸움·보이콧…상임위 파행
  9. 9[단독] 한동훈 28일 부산 방문…영남권 공략
  10. 10이재명, 대표직 사퇴…연임 도전 수순
  1. 1일광서 즐기는 동해 오션뷰…부산 새 랜드마크 ‘하이엔드 아파트’
  2. 2옛 한진重 부지, 해양관광호텔 개발 본격화
  3. 31000명 몰린 ‘부산슬러시드’…스타트업 허브도시 비상한다
  4. 4‘가성비’ 부산發 커피 브랜드 성장세
  5. 5도금 40년 외길…자동차 부품 연간 1000만 개 납품
  6. 6동남권 특화 1000억펀드, 유니콘 기업 키운다
  7. 7데이터 산업 키우는 지·산·학
  8. 8“조선업 인력난 해소, 전담팀 통해서 지원”
  9. 9외국인환자 다시 온다, 부산 작년 1만2912명…1년 만에 11.6% 늘어
  10. 10양자컴퓨팅 상용화 눈앞...지역사회도 '주목'
  1. 1김재윤 금정구청장 임기 중 별세
  2. 2기초의회 배신표에 어부지리 의장 속출
  3. 3부산 원도심 지자체들, 종부세 폐지 반대 성명
  4. 4발화 땐 연쇄폭발인데 안전매뉴얼 없어…부산도 110곳 점검
  5. 5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54> 서평가 김미옥
  6. 6통영고 통학로도 확보 않고…공사차량 정문 ‘쌩쌩’
  7. 7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실종자 시신 추가 발견…사망 총 23명
  8. 8“집단성폭행 사건, 상처입은 분께 사죄” 20년 만에 고개 숙인 밀양시
  9. 9고온·수증기 겹치면 열폭주…배터리 다 타야 불 꺼져
  10. 10오늘의 날씨- 2024년 6월 26일
  1. 1롯데 손호영 전반기 아웃…노진혁이 히든카드?
  2. 2낙동중 축구부 쌍두마차…‘유로’ 맞대결 꿈꾼다
  3. 3이태리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유로 2024 16강 극적인 진출
  4. 4BPA 조정선수단 금 1·은 1 수상
  5. 5펜싱 코리아, 파리올림픽서도 금빛 찌른다
  6. 6‘효자’ 양궁·펜싱 기대…수영 황금세대도 금빛 물살 가른다
  7. 7‘민모자’ 양희영, 34살에 첫 메이저 퀸
  8. 8‘10초 프리즈’ 김홍열, 올림픽 간다
  9. 9퓔크루크 극장골…독일 16강 진출
  10. 1013점 차 열세도 뒤집었던 롯데, 결국 15-15 무승부
우리은행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일본 대마도 고구마 ‘고오코이모’ 그리고 ‘센’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김홍도 ‘산수인물도’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詩 ‘낙화’를 가곡으로…“부산표 음악콘텐츠 만들어 널리 알리고파”
“불안은 우리의 원동력”…세상에 없던 연극 추구하는 사람들
리뷰 [전체보기]
오감이 압도되는 화려한 연출
이 뮤지컬 후회없이 즐기는 법? 눈치보지 말고 소리 질러!
문화현장 톡톡 [전체보기]
학생 발길 붙잡은 ‘등굣길 음악회’…일상에 스며든 리코더 선율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시와사상’ 발행인 김경수 신작 外
용기있는 바이킹 ‘원샷’ 했다네 外
방송단신 [전체보기]
9개 민방 합작 ‘핸드메이드…’, 한국PD대상 작품상 등 영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비석마을 민들레 /김석이
괜찮다 /서석조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tvN ‘선재 업고 튀어’ 변우석
‘피라미드 게임’ 두 주연배우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13년 만에 다시 작품으로 재회 ‘원더랜드’ 김태용·탕웨이 부부
‘범죄도시4’ 허명행 감독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선미·나연·권은비…올 여름 ‘서머퀸’ 누가 될까
민희진 사태·김호중 음주 뺑소니…가요계 잇단 악재로 침울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홀로코스트서 발견하는 우리 시대의 비극
여성의 재구성과 남근적 질서의 전복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6월 26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6월 25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네이버웹툰 ‘광마회귀’
뉴진스 일본 정식 데뷔 선공개곡 ‘Right Now’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4년 6월 26일(음력 5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4년 6월 25일(음력 5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자신 회갑일에 어머니 그리며 시 읊은 통영 유학자 강시중
지리산 암자의 일상을 시로 읊은 처능 스님
  • 유콘서트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