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걸어 놓은 노스님의 은사 그물,
바람 한 올 걸리지 않은 석양을 배경으로
기러기 푸른 울음만 시나브로 걸린다
시인은 허공에 걸려있는 거미줄을 보고 노스님을 떠올린다.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는 스님의 티끌도 범접 못 할 만큼 깨어있는 마음을 은사 그물에 착안한 비유가 놀랍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독립적인 것 같지만 사실은 손과 손가락의 관계처럼 얽혀있다. 기러기 푸른 울음은 청각적 시각화, 공감적 표현이며 이미지가 선명하다. 붉은 석양을 배경으로 기러기의 푸른 울음만 시나브로 걸린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펼쳐진다. 잠시나마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는 시점이 되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