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단테에게 별명을 하나 지어준다면? ‘석삼이’가 유력하다. 그는 삼(三)을 무척 좋아한 작가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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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곡 천국 편 31곡에 나오는 장면. 축복받은 영혼들이 흰 장미 형상으로 하느님을 에워쌌고 이를 단테와 베아트리체가 지켜보고 있다. 귀스타브 도레 작. |
첫째, 신곡을 지옥-연옥-천국이란 세 주제 아래 삼행(三行) 연구(聯句)로 짰다.
둘째 이유. 신곡 전체 행·연구를 살펴보면 수긍하게 된다. 신곡은 1만4233행. 끝 두 자리가 삼삼이다. 연구 숫자는 전체 행을 3으로 나누면 나온다. 4744.33…이다. 무한수로 나누기가 똑 떨어지지 않는다. 각 곡은 마지막이 3행+1행으로 끝나 그렇다. 묘하게도 소수점 이하가 삼으로 이어진다. 단테가 의도한 결과인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
신곡은 모두 100곡. ‘지옥(34곡)’ ‘연옥(33곡)’ ‘천국(33곡)’이다. 지옥 편은 서문(1곡)+33곡으로 구성된다. 지옥-연옥-천국을 직접 다룬 건 각각 33곡. 이를 합친 전체 곡은 3배수인 99곡이다.
세 번째 이유. 단테는 자신이 평생 사모한 여인 ‘베아트리체’를 언급할 때도 3배수를 끌어들인다. “저는 그녀를 9세에 처음 만났고, 9년이 지난 18세에 길거리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지요.” 단테는 다른 저서 ‘새로운 삶’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는 왜 이렇게 삼을 내세웠을까. 삼은 가톨릭 교리상 의미심장한 숫자여서 그랬을 터이다. 삼위일체(三位一體, 하느님 안에 성부 성자 성신이란 삼위가 존재)가 그렇다. 이 방대한 서사시엔 수리(數理)가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