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4> 백자철화운룡문항아리

해신(海神)인 용의 기운 깃든 달 모양 백자

  • 김희경 국립해양박물관 학술연구팀 선임학예사
  •  |   입력 : 2023-07-12 19:29:27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해양문화유산으로 의미 확장을

한여름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월이 되면 여름장마나 태풍과 같은 기상재난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뉴스를 자주 접한다. 홍수와 가뭄을 주재하는 수신(水神)이자 바다의 해신(海神)인 용의 신통하고도 종잡을 수 없는, 변덕스러운 조화가 제대로 기세를 부리는 때라서 그런가 보다. 국립해양박물관에는 이처럼 용의 기운이 깃든 대표 소장품으로 부산광역시 문화재자료 99호로 지정된 백자철화운룡문항아리가 있어 소개한다.

용의 기상, 바다의 기운을 전하는 백자철화운룡문항아리.
백자철화운룡문항아리는 달 모양 백자항아리에 철화기법으로 두 마리 용과 구름 문양을 선묘로 그려 표현한 도자기이다. 항아리에는 산화철 안료(顔料)인 석간주(石間硃)가 사용되었고, 장인의 자유분방한 그림 솜씨와 유약·태토의 질로 보아 조선 후기 17~18세기께 경기도 광주 관요 주변 지역에서 제작된 것으로 짐작된다.

초벌구이를 한 백자 표면에 속도감 있는 최소한의 간략한 필치로 용의 움직임을 재빠르게 담아내어 유약을 발라 구워낸 것으로 보인다. 용과 구름 문양을 그려낸 선묘에서 농담을 느낄 수 있는 필선을 사용하여 긴장감과 힘이 강조되어 있다. 두 개의 원형으로 큼지막하게 묘사된 눈과 기다란 여러 갈래 수염이 용의 얼굴 표현을 대신하고 있어 해학적이기까지 한 것이 특징이다.

항아리 기형(器形)은 위아래 몸체를 따로 제작한 뒤 하나로 붙여 완성했다. 이러한 제작상 특이점이 반영돼 좌우가 비대칭적이긴 하나 약동하는 용과 잘 어울려 오히려 조형적 미감이 돋보이게 되었다. 마치 기형의 약점을 보완한 완벽한 구성인 양 제작자의 의도를 담아 디자인된 것 같다. 실용적 가치의 경계를 넘어선 예술품인 우리 도자기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점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항아리에는 무엇이 담겨 있었을까. 조선 시대 왕실 행사기록화나 의궤를 보면 대체로 항아리는 뚜껑과 짝을 이뤄 술이나 음료 등을 저장한 용기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우리도 무엇이 담기면 좋을지 나름 상상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단지, 용이 묘사된 백자항아리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해양문화유산으로서 가치와 의미를 확장시켜 나갈 수 있는 해양문화예술 콘텐츠로도 선보여지길 기대하면서 말이다.

국립해양박물관은 지난 9일 개관 11주년 기념일을 맞이했다. 우리나라 대표 해양박물관으로 거듭나고자 ‘바다를 담다, 세계를 잇다’는 새 슬로건에 걸맞게 담대한 포부를 가지고 약진 중에 있다. 백자철화운룡문항아리에 여름 바다의 청량함과 변화무쌍한 신비로움을 어떻게 담아냈는지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국립해양박물관·국제신문 공동 기획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2. 2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3. 3[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4. 4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5. 5[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6. 6"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7. 7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8. 8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9. 9트럼프 “韓 알래스카 안 해도 괜찮다…더 청구하면 돼”
  10. 10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1. 1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2. 2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3. 3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4. 4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5. 5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6. 6‘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7. 7[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8. 8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9. 9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0. 10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1. 1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2. 2"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3. 3현대캐피탈도 해킹 피해…주택대출 모집인 146명 개인정보 유출
  4. 4예가람저축은행 해킹 피해로 고객 4만명 정보 유출
  5. 5[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6. 6“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7. 7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8. 8"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9. 9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10. 10최태원, 9440억 규모 SK 지분 매각 결정…노소영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
  1. 1‘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2. 2[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3. 3[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4. 4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5. 5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6. 6“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7. 7“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8. 8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9. 9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10. 10‘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1. 1[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2. 2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3. 3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4. 4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5. 5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6. 6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7. 7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8. 8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9. 9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10. 10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