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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의 신간돋보기] 고달픈 청춘과 나눈 시적 교감 外

  •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  |   입력 : 2023-06-01 19:17:47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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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달픈 청춘과 나눈 시적 교감

기침이 나지 않는 저녁- 박한 시집 /삶창 /1만원

2018년 지용신인문학상에 ‘순한 골목’이 당선되며 등단한 박한의 첫 시집. ‘순한 골목’은 사물과 특정 장소를 바라보는 시적 감수성을 보여준다. “왜 골목이/ 밤처럼 군데군데 멍이 드는지/ 술 취해 돌아오는 일용직/ 김기석 씨를 보면 알죠/ 그래도 골목은 도망치지 않습니다” 시 ‘1998’에는 “폐업 포스터를 뜯어/ 딱지를 접는 소년”이 있다. IMF 시절의 고달픈 현실을 담았다. 가난에 쫓기는 사람들과 나눈 시적 교감을 담은 박한의 시는 개인사를 깊은 배경으로 한 청춘의 시이면서 날아오르려는 몸부림을 간직한다.


# 미디어 혁명으로 본 세계 역사

10대와 통하는 세계사 이야기- 손석춘 지음 /철수와영희 /1만6000원

선사 시대부터 현대까지 세계 역사의 큰 흐름을 언어 혁명, 문자 혁명, 인쇄 혁명, 인터넷 혁명 등 미디어 혁명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책. 인류가 어떻게 말을 하게 되었는지, 왜 프랑스 혁명을 시민 혁명의 상징으로 꼽는지, 산업혁명이 왜 서유럽에서 시작되었는지 등 청소년이 궁금해하거나 꼭 알아야 할 내용도 담았다. 저자는 산업혁명 이후 인구 증가와 도시 팽창, 기후 위기 등으로 지구촌의 생태계가 위기를 맞고 있지만, 과거 역사에서도 그러했듯이 민중이 의식의 변화를 통해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할 것이라고 말한다.


# 위기에 맞선 활동가 11인 이야기

활동가들- 플랫폼씨 기획 /보리, 현빈, 현장 엮음 /빨간소금 /1만8000원

밝은 곳에서 축배를 드는 사람들 뒤에는 어둡고 답답한 현실에 좌절하는 사람도 있다. 그 현실을 알리고 비판하며 세상을 설득하는 이들이 바로 사회운동 활동가들이다.

비영리 사회운동 교육단체 플랫폼씨에서 11명 활동가를 만나 인터뷰했다. 이제 막 활동가라는 직업을 알고, 활동가의 일과 일상이 궁금한 신입 활동가 3명이 노동조합, 여성단체, 반빈곤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일하는 활동가들을 만나 직접 질문하고 답을 들었다. ‘이제 사회운동은 망했다’는 비관에 맞서 지치지 않고 뚜벅뚜벅 나아가는 젊은 활동가 11명의 이야기를 전한다.


# 욕망에 눈먼 우리 사회 자화상

독종과 별종들- 김현식 소설집 /달아실 /1만4000원

춘천에서 활동하는 김현식의 첫 소설집. 1960년대 한국 사회상을 그린 장편 ‘북에서 왔시다’ 이후 5년 만에 세 편의 단편을 묶었다. ‘후리가리’는 1970년대 장발 미니스커트 등 국민을 통제하기 위해 시행했던 경찰의 일제 단속을 배경으로 한다. ‘흡혈인간’에는 십자가가 도처에 있고 야간 통행금지가 있는 한국에 적응하지 못하는 흡혈인간이 등장한다. ‘좀비, 디 오리진’은 정선 카지노를 배경으로 욕망의 정점에 선 좀비, 자본에 눈먼 좀비보다 더한 인간을 보여준다. 해학과 풍자로 그려낸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 정신적 압력이 초래하는 결과들

세뇌의 심리학- 요스트 A. M. 메이를로 지음 /신기원 옮김 /에코리브르 /2만1000원

한국전쟁 때 미 해군 슈와블 대령은 중공군에 포로로 잡혔다. 심한 심리적 압박과 신체적 학대가 몇 달 동안 이어진 끝에, 그는 미국이 세균전을 펼쳤다는 ‘자백’ 기록에 서명했다. 대령은 귀국 후 이 자백을 부인했다. “사람이 어떻게 거짓말인 것을 알면서도 그 말이 사실인 것처럼 느끼게 하는 글을 쓸 수 있는지, 이것이 제가 설명하기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이 책은 인간 정신에 대한 극심한 압력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설명한다. 가스라이팅, 사이비 종교도 세뇌의 범주에 속한다.


# 도시화로 인한 모래자원 쟁탈전

모래전쟁- 이시 히로유키 지음 /고선윤 옮김 /페이퍼로드 /1만6800원

현대 문명의 원천인 모래가 사라져 가고 있다. 건물을 만드는 콘크리트의 70%가 모래인데, 사막 모래는 콘크리트 골재로 사용할 수 없다. 전 세계에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모래가 마침내 고갈됐다. 유엔환경계획에 따르면 해마다 470억 ~ 590억t의 모래가 채굴되는데, 이는 지구의 강들이 1년간 운반하는 토사량의 두 배이다. 인류가 지구 생태 용량을 초과할 정도로 골재, 유리, 인터넷 광케이블 등을 무분별하게 소비하면서 모래가 사라져 간다. 이 책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모래 자원 쟁탈전을 다룬다.


# 그림으로 펴낸 대중가요 노랫말

재밌는 여행-모험가의 자장가- 안승준 글 /홍나리 그림 /창비 /1만8000원

한국 대중가요의 노랫말을 온 세대가 즐기는 그림책으로 펴내는 ‘창비 노랫말 그림책’ 시리즈 여섯 번째 권. 가족을 향한 애틋한 사랑과 삶의 순환을 문학적으로 표현한 노래 ‘재밌는 여행’(안승준 작사·작곡)에 홍나리 작가의 천진한 그림과 담담하고 깊은 시선이 더해져 그림책으로 탄생했다. ‘나’에서 ‘우리’로 성장한 가족의 탄생과 변화를 ‘춤’에 빗댄 그림으로 생의 아름다움과 활달한 기운을 전한다. 노래 ‘재밌는 여행’과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모험가의 자장가’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QR코드도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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