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23> 서울전자음악단 ‘서로 다른’

새로운 애국가로 지정하고 싶은 노래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3-05-22 19:45:21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어쩌다 경대 앞 라이브클럽 오방가르드 이승철 사장을 만나면 무리한 요청을 남발하는 편이다. “아이유 혹은 뉴진스를 불러 달라” “신바람 이박사를 불러 달라” 등등. 그 꽤 오랫동안 때를 쓰던 공연요청이 결국 성사됐다. 대한민국 ‘최애’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신윤철이 이끄는 밴드 서울전자음악단의 공연이 지난 13일 오방가르드에서 펼쳐졌다. 신윤철의 음악을 처음 접한 건 1992년 발표된 그의 2집 ‘녹색정원/컴퓨터 세상’부터였다. 당시 친구에게 이 앨범을 추천하며 이런 망언을 덧붙였다. ‘딱히 노래를 잘하지도, 기타를 잘 치지도 않지만 이상하게 끌리는 음악이다’. 한창 록을 찾아듣기 시작하던 10대 시절의 나는 노래를 잘한다는 건 3~4 옥타브는 가볍게 넘나들어야 하고, 기타를 잘 친다는 건 잉베이 말름스틴이나 스티브바이처럼 손가락이 안 보일 정도로 속주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편견이 있었다. 부끄러운 기억이라 지금도 가끔 이불을 찬다.
지난 13일 라이브클럽 오방가르드에서 열린 서울전자음악단 공연. 작가 제공
이날 신윤철이 아버지인 록의 대부 신중현에게 물려받은 낡고 칠이 벗겨진 82년식 팬더 스트라토캐스트를 메고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모습은 마치 기타를 멘 신령님 같았다. 살면서 이런 분에 넘치는 소리를 들으려면 분명 조상의 은공이 깊어야 가능한 일이다. 지나가는 아무 서양 사람을 붙잡고 “너희 나라엔 지미 헨드릭스, 에릭 클랩튼이 있냐? 우리는 신윤철이 있고 서울전자음악단이 있다”고 외치고 싶게 만드는 귀한 연주였다. 어느새 마지막 곡으로 최소 1000번 이상은 들었을 명곡 ‘서로 다른’이 연주되자 관객들의 떼창도 함께 시작됐다.

‘입고 있는 옷은 똑같지만 서로 다른 모습으로 고개를 숙이네 입고 있는 똑같은 옷자락위에 서로 다른 먼지들이 내려와 쌓이네 서로 다른…’. ‘서로 다른’ 중.

이곡의 백미인 기나긴 기타 솔로가 시작될 무렵, 어쩐지 그래야 할 것 같아서 경건한 마음으로 왼쪽 가슴에 손을 올렸다. 이 노래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애국가로 지정해야 마땅하다는 것이 오래된 생각이다. 서로 다른 것만 이해할 수 있어도 많은 불편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첫 번째, 새로운 애국가라면 이처럼 유려하고 아름다운 기타솔로가 4분 이상은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은 게 두 번째 이유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2. 2“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3. 3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4. 4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5. 5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6. 6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7. 7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10. 10“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4. 4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5. 5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6. 6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9. 9[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10. 10‘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3. 3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4. 4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5. 5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6. 6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7. 7“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8. 8[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9. 9주민번호 대량 유출 빈번, 최근 6년 505만 건 털려…‘온라인 번호’는 278만 건
  10. 10어선원 직불금, 60일 승선하면 받는다
  1. 1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2. 2“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3. 3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4. 4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7. 7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8. 8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9. 9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0. 10“디지털농업·특화브랜드로 청년농부 유입 이끌 것”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세연-Find Your Brave
박자현-꾸지 않는 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6일 (음 8월 26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5일 (음 8월 25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