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거·일터 경계 사라지는 현재
- 혁신적 인테리어 100년史 소개
- 대안 공간 확장 가능성 보여줘
- 자연과 공생하는 ‘미래 셸터’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의 쓰임새는 무한대로 확장됐다. 휴식을 취하고 잠을 자는 안식처에서 일터이자 체육관이자 놀이공간으로 변신했다. 공과 사, 주거와 근무 공간의 경계는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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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에서 인류를 위해 진보해온 주거문화를 살펴보는 전시 ‘홈 스토리즈’를 선보인다.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콘셉트카 ‘세븐’(왼쪽)과 비트라디자인뮤지엄의 파트너십 전시 ‘홈스토리즈: 20개의 혁신적인 인테리어로 보는 100년의 역사’ 모습. 최승희 기자 |
집의 정의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서는 것처럼, 집의 대안 공간 또한 확장할 수 있지 않을까. 부산 수영구 F1963 내에 있는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이 ‘주거 공간’의 과거와 미래 가능성에 주목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세계적 디자인 미술관인 독일의 비트라디자인뮤지엄과 협업한 전시 ‘홈 스토리즈(Home Stories)’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현대자동차의 대형 SUV 전기 자동차인 아이오닉 콘셉트카 ‘세븐(SEVEN)’이 먼저 관람객을 맞이한다. 2021년 11월 미국 LA오토쇼에서 공개된 세븐은 전 세계 단 한 대뿐이며, 부산에서는 처음 전시됐다.
세븐은 미래 자율주행차량이 열게 될 새로운 생활공간을 선보인다. 핸들은 사라지고, 바닥 평탄화로 차량 내부가 넓어지면서 자유롭게 가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습이다. 전시된 세븐의 내부에는 소파형 의자와 테이블을 놓아 아늑한 라운지 공간으로 연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동과 주거 공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일상을 더욱 자유롭게 하는 신개념 쉘터(shelter)로서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전시 2막은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의 ‘홈 스토리즈, 20개의 혁신적인 인테리어로 보는 100년의 역사’로 채워진다. 현재에서 시작해 1920년대까지 주거 환경 변화의 궤적을 ‘역추적’하고 있다. 20년 주기로 변화를 주도했던 획기적인 아이디어에 초점을 두고, 기존 관습에서 벗어나 공간과 거주자를 자유롭게 만들었던 다양한 인테리어를 소개한다.
비트라디자인뮤지엄은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주거와 일터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개인의 주거 공간은 상품화되는 한편, SNS로 인테리어를 공유하면서 수많은 가정 인테리어가 비슷한 면모를 띠게 됐다고 진단했다.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인테리어가 더욱 매력적인 공간으로 인식되는 이유다. 전시에서는 2000년대에 들어 기능과 가치 면에서 새로운 목적을 가지고 일종의 자원이 된 오늘날 주거 공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어 급변하는 사회를 고스란히 반영한 인테리어 대격변의 시기로서 1960~1980년대, 기술의 발전이 많은 변화를 이끌었지만 한편으로는 자연 친화적인 것을 추구했던 1940~1960년대, 가구부터 아파트까지 실용적이고 산업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변화가 있었던 1920~1930년대의 인테리어 스토리를 살펴볼 수 있다.
전시장의 끝에는 영국과 일본에서 활동하는 디자인 듀오 스튜디오 스와인의 신작 ‘흐르는 들판 아래’가 펼쳐진다. 푸른빛이 감도는 폐쇄된 공간은 마치 우주에 들어선 듯 신비로운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공중에서는 비가 내리는 듯 사선으로 빛이 흐르는데, 무작위로 떨어지다가 점점 들판에 부는 바람이나 새의 비행처럼 일정한 패턴을 형성하며 공간을 장악한다. 다양한 빛의 움직임을 네온튜브로 구현한 ‘플라스마 공간’은 작가가 ‘에페머랄 테크(Ephemeral Tech)’라고 이름 붙인 기술이다. 전기 에너지로 재현된 자연의 움직임이 조화롭게 공생하는 미래 셸터를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스튜디오 스와인 작가 알렉산더 그로브스는 “마치 끝없는 우주처럼 펼쳐진 ‘흐르는 들판 아래’ 속에서 온전히 자신에게 몰입할 수 있는 사색의 공간과 시간을 경험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