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 출신 저자, 12인 인터뷰
“부산 북구 화명동의 대천마을에는 마을 주민들이 만들고 운영하는 다양한 공간이 존재한다.” ‘대천마을을 공부하다’의 첫 문장이다.
저자 신아영은 대천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대천마을의 맨발동무도서관에서 일했다. ‘공동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마을’로 알려진 대천마을에서 지금도 공동체 활동을 한다. 신아영은 ‘어울림의 기쁨을 아는 열두 명의 마을 사람들 이야기’를 부제로 삼은 이 책을 정직하고 생기 넘치게 썼다. 저자 자신이 이 공동체를 사랑하는 구성원이기에 더 그랬을 것이다.
“1초도 생각을 안 했어요. 이곳이 없었으면 내가 어떻게 둘째까지 키워냈을까 할 만큼 나한테는 고마운 곳이었으니까. 여기에 인연이 되면서 마을학교에 바느질 동아리도 가고 다른 사람들과도 연결이 됐지. 내가 살고자 하는 삶의 방향이 있잖아. 먹거리에도 신경 쓰고 책 읽는 사람들하고도 가까이에 있고 싶고. 그런 것들을 다 충족해주면서도 나를 품어준 곳이에요. 그 고마움을 이루 말할 수 없지. 그런 곳에서 나를 필요로 한다니까 뒤돌아보지도 않았어요.”(237쪽·‘우리들의 버팀목 백복주’ 중)
대천마을 맨발동무도서관장인 백복주 씨가 공동체 활동을 함께해보자는 제의를 받았을 때 어땠느냐는 신아영 저자의 질문에 쏟아낸 답변이다. 건강한 에너지가 폭포처럼 터져 나온 듯한 저 말을 잘 들여다보면 탄탄한 논리, 시대와 이웃을 고민하는 마음이 스며 있다.
1999년 ‘부산 북구 공동육아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시작한 대천마을에는 대천마을학교, 대안학교인 부산참빛학교, 방과후학교 징검다리 놓는 아이들, 서점+영화관+문화공간인 무사이 극장, 마을밥상협동조합, 제로웨이스트샵 지구숲, 동네책방 강아지똥, 이너프 커피 등이 있다. 이 책은 대천마을 공동체에서 살고 활동하는 주민 12명과 이야기 나눈 인터뷰집이다.
백성을 주인공으로 삼은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와 권정생 선생의 ‘강아지똥’처럼, 이 책은 주민을 주인공 자리에 모시고 공동체 가치를 되새기는 귀한 책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에너지 넘치고 생기 있고 재미있고 정직하고 솔직하다. 공동체 육아 등 함께 살아간다는 일의 불편함과 갈등을 숨기지 않는다. 이 마을 청년활동가 데이지가 자기 경험과 생각을 솔직하게 토로한 인터뷰 등도 인상 깊다. 그런 점을 두루 고려해도, 부산의 대천마을 공동체가 간직하고 가꾸고 빚은 가치는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