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양말처럼 신고 다녔다. 엄마를 떠나보내고, 스웨터를 입듯 슬픔을 걸치고 다녔다. 어떤 날은 슬픔이 같이 있어서 따뜻했다. 슬픔이 사라지면 엄마도 사라질 것 같았다. 그런 날들의 감정과 이야기를 글로 적었다.
동화로 담아내기 어려워 에세이로 썼고, 시로도 썼다. 그리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이 소설 ‘마음의 거리’는 내 안에 고인 이야기가 나를 지나 흘러나온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온전히 가닿지 못한 순간들에 대한 슬픔의 기록이다. 우리가 어떻게 서로에게 가닿을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국제신문 신춘문예 담당 기자에게서 당선 전화를 받던 날, 동네 책방에서 어린이 연극을 준비하고 있었다. 저녁 무렵 멀리 있던 가방에서 전화기 진동 소리가 들렸다. 생각해 보면 진동 소리가 들릴 거리가 아니었다. 나중에 보니 한 시간 전부터 기자로부터 전화와 문자가 들어온 기록이 있었다.
당선 소식에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서 잠이 오질 않았다. 게다가 연극 공연하느라 긴장한 상태로 하루를 보내고 나니 온몸이 쑤시는 몸살이 시작됐다. 소설 쓰기라는 지난한 과정을 삶으로 껴안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그 의지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오직 한 걸음씩 내디딜 뿐이다. 소설 속으로, 나라는 경계를 넘어.
부족한 작품에 격려를 실어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권기, 임인택, 양상근, 양성호에게 사랑의 마음을 보낸다.
▶약력=1971년 경북 경주 출생. 2016년 ‘어린이와 문학’ 동화로 등단. 동화집 ‘강철변신’, ‘자꾸자꾸 책방’(공저), ‘꽃샘추위’ 출간. 현재 부산에 살며 활동. 필명 한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