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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신춘문예] 시조- 백진주 씨 당선 소감

시조, 다 알지 못하기에 진전할 수 있다 믿어요

  • 백진주
  •  |   입력 : 2023-01-01 19:02:44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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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시조를 써본 것은 초등학교 지역 공모전에서였다.

시가 무언지 문학이 무언지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3434를 외며 풀밭에 앉아 쓴 단시조의 기억이 어렴풋하다. 시간이 지나 시구는 희미해졌으나 시조가 처음 마음을 스치고 문장으로 나타난 그 순간이 어쩐지 오래 남아있다. 그 후 오랜 시간 시조에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았다. 솔직하게는 시조가 현대문학과 단절된 고전처럼, 어떤 면에서는 고리타분한 정형시로만 느껴졌다. 무엇이든 틀을 깨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시대에 형식과 규율이란 때때로 ‘타도’의 대상이 되었다.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며 당연하게도 고전문학을 피할 수는 없었다. 다만 예상치 못했던 부분은, 남이 쓴 글을 배우던 단계에서 내가 직접 써야만 하는 단계로 넘어왔다는 점이었다. 시조가 학습과 연구의 대상이 아닌 ‘창작의 대상’으로 변하자 이전에 알던 지식은 모조리 뒤로 물러나야 했다. 나는 시조라는 장르를 조금도 알지 못했다. 편견을 거두니 시조 본연의 구조는 따분한 구속이 아닌 하나의 완결된 미학이었고, 현대로 이어진 시조는 그 형식 안에서 나름의 재구성과 확장을 거듭하며 살아서 존재하고 있었다.

당선 소감을 작성하며, 당선된 작품을 다시 보니 그 미흡함에 아쉬움이 찾아든다. 당선작은 유년 이후 처음으로 완성한 시조인지라 애착이 큰 만큼 자신의 부족함을 실감하게 한다. 나는 아직도 시조를 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무언가를 완전히 이해한다고 단언하는 순간 그 대상에의 사랑은 완결되어 더 나아갈 수 없다고, 그러므로 어쩌면 무지(無知)는 내가 지닌 가장 좋은 것이리라고 믿는다. 심사를 맡아주신 이달균 시조시인, 손증호 시조시인과 더불어 문장으로 만날 모든 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약력= 2001년 경기도 김포시 출생. 현재 대학에 다니며 문학을 공부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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