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모된 시의 경향은 다양했지만 대체로 서정적인 시, 실험적인 시, 새로운 감각의 시로 분류할 수 있었다. 사회문제를 다루는 시 가운데 특히 인상적인 것들이 많았다. 젊은 세대의 독특한 언어 감각과 생활상을 보여주는 시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심사위원들은 십여 편의 시를 집중적으로 검토한 뒤, ‘쪽방촌 오르트 씨’, ‘미행’, ‘파도는 7번 국도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 세 편의 시를 놓고 마지막 논의에 들어갔다.
세 편의 시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지만 단 한 편의 당선작을 뽑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심사위원들은 세 편의 시를 소리 내어 읽으며 음미해보기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작품의 깊이와 높이를 가늠해 보기도 했지만 세 작품이 각각 다른 개성과 장점이 있어서 심사위원들 간의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그래서 당선작을 내는 데는 제법 긴 시간이 걸렸다.
‘쪽방촌 오르트 씨’가 던지는 메시지는 가볍지 않았다. 기법적 완성도도 높았고 주제를 표현하는 방식도 뛰어났다. ‘미행’은 담백하면서도 깊이와 품격을 지닌 좋은 시였다. 재치 있는 마무리도 인상적이었다. 풋사랑을 그려낸 ‘파도는 7번 국도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는 공감의 폭이 넓은 시였는데 특히 뒷부분의 반전이 좋았다.
좋은 시에 필요한 요소는 많다. 언어의 깊이와 생각의 높이, 독자에게 전달되는 공감의 폭 등이 그것이다. 최종심에 올라온 세 편의 시는 모두 이런 요소를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보여주고 있었다. 이 가운데 오늘날 우리 시에 가장 필요한 것이 공감의 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심사위원들은 공감의 폭이 가장 넓은 ‘파도는 7번 국도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를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당선작은 언어 감각이나 호흡 면에서는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이 점은 시를 계속 써나가면서 점점 좋아지리라 생각된다. 당선자에게 축하를 드리며 앞으로 선보일 좋은 작품을 기다려 본다.
심사위원=김이듬 김참 손택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