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산 한글운동 대부 자서전 ‘책 팔지 않음’ 붙은 까닭은?

지역 원로학자 봄내 류영남 박사, 20대 초임교사 때부터 연구·제언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22-12-13 20:29:00
  •  |   본지 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습니다’ 통일·정착 기여 등 업적
- ‘경사의 길 한글과 함께 60년’ 출간
- 비매품으로 역사 자료 남겨 눈길

한글학자 봄내 류영남 박사가 고교 교사 시절 만든 교재 연구 자료. 육일문화사 제공
1963년 10월 18일 자 ‘국제신보’(현재의 국제신문)에 스무 살 청년 류영남(사진)은 “~읍니다, ~습니다를 ‘~습니다’로 통일하자”는 기고를 처음으로 올린다. 그는 1962년 교단에 첫발을 디딘 젊은 교사였다. 그의 노력은 이어진다. 1965년 ‘새교육’, 1966년 ‘부산 교육’, 1972년 ‘국제신보’, 1984년 ‘부산 한글’, 1984년 ‘한국어문교육학회’에 이르기까지 ’읍니다’는 쓰지 말고 ‘습니다’로 통일하자는 의견을 담은 학술연구와 기고를 그는 줄곧 실었다.

1989년 3월 1일 정부는 새 어문 규정을 시행한다. 표준어 규정에서 ‘읍니다’를 버리고 ‘습니다’를 쓰기로 했다. 한글을 사랑한 교사 류영남의 연구·제언은 26년에 걸친 노력 끝에 열매를 맺었다. 부산한글학회장·부산국어교육학회장을 지낸 봄내 류영남 박사가 13일 ‘경사의 길 한글과 함께 60년’(육일문화사)을 냈다. 이 책에는 한글 사랑, 우리 글 바로 쓰기, 국어교육, 뜻깊은 인문·예술·교양 활동에 관한 귀한 역사·자료·사례가 그득하다. 지역이 기억해야 할 기록이다.

‘습니다’로 통일하자는 류 박사의 제언을 처음 담은 1963년 10월 18일 자 국제신보.
나비잠(갓난아기가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자는 잠), 보굿(굵은 나무의 비늘같이 생긴 껍데기), 엉그름(진흙 바닥이 마르면서 넓게 벌어진 금) 같은 사전 속 우리말을 깨우려고 그는 애썼다. 1995~2004년 9년간, 한글날을 기념해 동래고·여명중에서 우리말 바로쓰기 경시대회를 열고 간행물을 냈다. ‘축전’·‘축제’의 뿌리를 분명히 따져 ‘요산문학제’를 ‘요산문학축전’, ‘이주홍문학제’를 ‘이주홍문학축전’으로 바로잡는 데도 큰 힘을 보탰다.

봄내 류영남 선생은 또한 ‘우리글을 바르게’(1961)를 시작으로 ‘말글밭’(1994), ‘깁고 더한 말글밭’(2005) ‘한글학회 부산지회 30돌’(1995), ‘부산한글 50년’(2015) 등 책도 10여 권 지었다. 그는 전 경남여고 황순조 교장과 친분이 있었는데, 황 교장은 ‘잊힌 부산 출신 독립투사’ 서영해 선생의 아내였다. 그 인연을 소중히 간직해 독립운동가이자 임시정부 초대 주프랑스 대사였던 서영해 선생의 공적을 재조명하는 데 다리를 놓았다.

류영남 박사
또 경남 고성군 개천면 최계락 시비를 비롯해 많은 학교·공공기관·비석의 글씨를 썼다. 경남여고 내성고 가야여중 센텀중 등의 명판이나 동래고 한국과학영재고 등의 교훈비, 향파 이주홍 탄생 100주년 문학비 등에 새긴 글씨가 그가 쓴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부산 중구 보수동에 ‘검정다리 기념비’를 세우려던 중구청의 뜻을 보완해 ‘검정다리 추억비’라는 한결 친근한 이름을 짓고 글씨도 썼다.

이 책에서 우리글·우리말을 바르게 쓰도록 돕는 사례는 일일이 세기 힘들 정도다. 136쪽에 고교 교사 시절 남긴 교재연구 자료사진이 있는데 교육에 들인 그의 정성을 느끼게 한다. 지은이는 이 책을 ‘비매품’으로 냈다. 책 맨 뒤 ‘비매품’으로 쓸 자리에 이렇게 우리말로 풀어 썼다. ‘책 팔지 않음’. 1943년생 원로 학자 봄내 류영남의 우리말글 사랑은 끝없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속보]미 애리조나서 60년 만의 민주당 주지사 당선, 상하원까지 다 장악
  2. 2겨울시작 '입동'인 7일, 부울경 맑고 쌀쌀… 외출땐 따뜻한 옷 필수
  3. 3[속보]대구서 자신 도우려던 구급대원 얼굴 때린 60대 벌금 700만 원 선고
  4. 4[속보]"'블루웨이브 쇼크'에 세계증시 시총 하루만에 4800조 원 증발"
  5. 5올가을 첫 얼음 관측… 오전 7시 설악산 영하 9도, 횡성 영하 6.8도
  6. 6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1원… 전주보다 0.2원 ↓
  7. 7미래에셋증권도 해킹 사고… 고객 3800여명 임직원 3만5255명 개인정보 흘러나가
  8. 8반여1·4동 어르신과 함께한‘사랑의 자장면 나눔’
  9. 9해운대구 재송2동 릴레이안부봉사단, 2026년 릴레이 다함께 가을소풍’ 추진
  10. 10[속보] 만천하스카이워크 집라인 운행 중 멈춰…승객 30분간 공중에 매달려 있다 구조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인호 HUG 사장 지명
  3. 3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4. 4홍익표 정무수석 사의 표명…후임에 최인호 HUG 사장 거론
  5. 5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6. 6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7. 7이 대통령, 법무장관 후보자에 이용철 지명…국세청장엔 안덕수
  8. 8[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소폭 반등한 41%…민주36%·국힘 28%
  9. 9김민석, 신천지 논란 재차 사과…“상처 입은 모든 분께 죄송”
  10. 10'조작기소 특검법' 오늘 與 주도 국회 본회의 처리 전망
  1. 1[속보]"'블루웨이브 쇼크'에 세계증시 시총 하루만에 4800조 원 증발"
  2. 2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1원… 전주보다 0.2원 ↓
  3. 3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4. 4‘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5. 5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6. 6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시대 성큼... 카드소비 1조 돌파
  7. 7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8. 8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9. 9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10. 102005 APEC 이벤트서 대표축제로…100만 인파관리 ‘근육’ 키웠다
  1. 1겨울시작 '입동'인 7일, 부울경 맑고 쌀쌀… 외출땐 따뜻한 옷 필수
  2. 2[속보]대구서 자신 도우려던 구급대원 얼굴 때린 60대 벌금 700만 원 선고
  3. 3올가을 첫 얼음 관측… 오전 7시 설악산 영하 9도, 횡성 영하 6.8도
  4. 4미래에셋증권도 해킹 사고… 고객 3800여명 임직원 3만5255명 개인정보 흘러나가
  5. 5반여1·4동 어르신과 함께한‘사랑의 자장면 나눔’
  6. 6해운대구 재송2동 릴레이안부봉사단, 2026년 릴레이 다함께 가을소풍’ 추진
  7. 7[속보] 만천하스카이워크 집라인 운행 중 멈춰…승객 30분간 공중에 매달려 있다 구조
  8. 8해운대구 중1동, '술은 잠시 오프(OFF), 건강은 온(ON)’ 절주 캠페인
  9. 9[속보] 도로 온수관 파열로 생긴 구멍에 행인 빠져…전신 60% 화상
  10. 10'세브란스병원 흉기난동' 50대 여성 구속심사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3. 3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4. 4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5. 5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알쏭달쏭 한자어 오독 소동 外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장 마리 해슬리-Gymnopedies(짐노페디)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극락암 벚나무 /홍종원
곰 두 마리 /황인숙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5일 (음 9월 26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4일 (음 9월 25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깊어가는 가을에 밤하늘 별을 읊은 이덕무의 시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