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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자연의 지혜 담은 지리산 밥상 外

  •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  |   입력 : 2022-12-01 19:40:31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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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의 지혜 담은 지리산 밥상

지리산학교 요리 수업- 양영하 글·사진 /나비클럽 /2만7000원

“서리를 맞은 구절초와 쑥부쟁이 꽃잎이 힘없이 고개를 숙이면 생강청 만드는 일로 겨울을 시작한다.” 지리산 자락으로 귀농한 이들에게 각종 산나물과 제철 재료로 요리하는 법을 가르쳐온 양영하의 겨울살이는 이렇게 시작된다. 그는 2011년부터 지리산학교 발효산채요리반 교사를 맡고 있다. 지리산에 사는 즐거움과 자연의 지혜를 담은 건강하고 소박한 음식과 글을 엮은 이 책애서 요리반 수업을 살짝 엿보자. 제철 요리 레시피 68개, 요리 사진과 글은 보고 읽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따뜻해진다.


# 아마존 강돌고래 찾아 떠난 여행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사이 몽고메리 지음 /승영조 옮김 /돌고래 /2만원

아마존에 사는 ‘강돌고래’는 분홍빛이다. 어릴 때부터 아마존의 광활한 생태계에 매료된 저자는 분홍돌고래를 향한 호기심과 열망에 사로잡혀 아마존으로 떠났다. 소설처럼 생동감 넘치는 일인칭 모험담 사이사이로 진화생물학과 생태학, 자연사와 산업사, 인류학과 민중사, 환상 동화 같은 아마존 지역의 설화와 전설이 어우러졌다. 자연과학을 다룬 문학적 논픽션으로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사이 몽고메리에게 ‘절반은 인디애나 존스, 절반은 에밀리 디킨슨’이라는 별명을 갖게 한 책이다.


# 일상의 불균형이 주는 시적 묘미

당신은 오늘도 커다랗게 입을 찢으며 웃고 있습니까- 신성희 시집 /민음사 /1만2000원

‘시’라는 장르를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 문학을 포함해 예술 모든 분야가 어떤 형식으로 무엇을 어떻게 표현하든 창작하는 사람의 의지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되겠지만, 시는 더욱 그러하다. 시인은 그 어떤 예술가보다 자유롭다. 2010년대 중반부터 선하고 유순한 화자들의 시가 우리 시단의 지배 종으로 자리 잡았지만 그렇지 않은 시인도 있다. 2016년 ‘현대시학’ 신인상으로 데뷔한 신성희 시인의 시 세계는 시집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조금은 기괴하다. 일상 리듬을 변주하는 대신 일상의 균형을 깨부수는 시가 긴장과 전율로 다가온다.


# 난치병 아이의 죽음이 남긴 것

은찬이의 연주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보연 지음 /봄름 /1만6800원

2014년, 여섯 살 은찬이는 ‘급성림프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투병 중에 해외에서 치료제가 개발됐다. 우리나라는 식약처의 승인·허가가 필요해 그 약을 활용한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

2021년 국내 치료가 가능해졌지만, 건강보험 미적용으로 약값이 5억 원에 달했다. 은찬이네는 집을 팔았다. 그러나 치료를 위한 세포 채집을 하려던 날, 열세 살 은찬이는 사망했다. 엄마는 안타까운 죽음이 더는 없도록 세상을 향해 외쳤다. 은찬이는 복잡하고 느린 행정과 과도한 의료비 탓에 치료도 못 받고 떠났지만, 많은 난치병 환자는 치료받을 수 있게 됐다.


# 인간과 AI의 공존을 위하여

가장 인간적인 미래- 윤송이 외 지음 /웨일북 /1만8000원

팬데믹 이후 인공지능(AI) 도입 속도가 더 빨라졌다. 인간 삶은 더 편해졌지만, 동시에 인간이 오랫동안 유지해 온 윤리 체계를 파괴하고 인간 존엄을 위협하는 등 새로운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석학들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이슈로 ‘AI’를 다루는 이유다. 인공지능 전문가 윤송이 박사가 철학자 윤리학자 공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석학들과 함께 ‘인간과 AI의 새로운 공존’이라는 주제를 놓고 인류가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


# 부산 사람의 삶과 역사 흔적

부산의 마이너리티 힘- 허정백 지음 /전망 /2만원

지리교육을 전공하고 30여 년 줄곧 교사로 일한 저자는 인문학자이다. 멀리 해외를 통해 넓은 세상의 지식을 얻는 만큼이나 우리 지역의 좁은 세상 이야기를 배워야 한다고 믿는 저자가 부산 사람의 삶과 역사와 흔적을 들려준다. 부산진과 구포는 부산을 키워낸 중요한 터전이다. 저자는 지금은 다소 소외 지역(마이너리티)으로 전락했지만 이 지역의 삶이 있었기에 부산이 커 나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런 눈으로 부산진과 구포, 만덕 지역을 살펴보았다. 가까이 있기에 소중하고 더 감동을 주는 부산 이야기이다.


# 현대인 팍팍한 삶에 위로를

기억의 바깥- 김민혜 지음 /푸른사상 /1만6900원

부산에서 나고 자란 김민혜 작가의 소설집. 현대사회의 짙은 그늘에서 부단히 현실을 살아내는 사람들 이야기 8편을 담았다.

‘엄마의 문장’에는 취준생 딸 미래와, 남편이 죽고 난 후 생활전선에 뛰어든 엄마가 등장한다. 엄마가 하루하루 불안과 슬픔을 일기에 기록했듯, 딸도 글쓰기를 통해 상처를 치유한다. ‘다락방의 상자’는 이사 온 집 다락방에서 찾은 상자 속에서 오래전 한국전쟁 당시의 부산 풍경과 연인들의 아픈 기억을 되살려낸다. 소설 속 인물들이 내면 깊은 곳을 응시하며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백하고 섬세한 필치로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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