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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풍선·캐리커처 언제 처음 등장했지? 책 한 권에 담은 만화史

부산 출신 만화평론가 오혁진 씨, 평론서 ‘만화 형식의 역사’ 펴내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2-11-29 19:47:11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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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토대 얕은 지역선 드문 사례

- 인재 수도권 쏠림 아쉬움도 토로
- “市·대학 등 체계적 지원 확대를”

만화에서 ‘말풍선’은 언제부터 등장인물의 대사와 생각 같은 기호로 인식됐을까? 칸으로 나눠진 지금의 만화 형식은 누가 시작했을까? 부산 출신 만화 평론가가 그 해답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책은 만화 평론가가 들려주는 ‘만화학 개론’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오혁진 만화 평론가가 최근 발간한 자신의 저서 ‘만화 형식의 역사’를 보며 만화 평론과 형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오혁진 만화 평론가가 이달 초 ‘만화 형식의 역사’(해피북미디어)를 펴냈다. 이 책은 초기 서양 만화에서 현대 만화로 이어지는 궤적을 좇고 있다.

지난 24일 만난 오 평론가는 “기고했던 글과 외국도서 등의 자료를 참고해 서양 만화사에서 결정적인 지점들을 다뤘다. 서양 만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만화 고유의 형식을 탐구하기 위해서”라고 발간 이유를 밝혔다.

부산 경남에서 만화 형식과 역사를 다룬 책이 발간되는 건 좀체 기대하기 힘든 일이다. 만화에 대한 비평이나 학술 차원의 연구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더 눈길을 끈다.

오 평론가는 만화의 형식과 미학을 탐구한다. 그는 “만화의 서사에 관한 평론은 가장 쉬운 방법이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이는 만화의 본질을 회피하는 것”이라며 “평론이란 결국 작품을 이해해 어떻게 뛰어난지를 설명하고, 형식의 역사 속에서 그 중요성을 평가하는 작업이다. 그러려면 책의 제목처럼 만화 형식의 역사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책은 만화사를 바꾼 11개의 장면을 그림과 함께 설명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만화의 칸 경계선을 도입하고 글과 그림을 결합한 현대 만화의 아버지 로돌프 퇴퍼 ▷글이 없는 이미지의 연속인 독일 표현주의의 ‘워드리스 노블’ ▷만화와 소설 사이 ‘그래픽 노블’을 최초(‘신과의 계약’)로 쓴 미국 만화가 윌 아이스너 등 만화작가와 시대 배경이 차례로 이어진다. 말풍선, 칸, 캐리커처 등 우리에게 익숙한 만화 형식이 어느 시대에서 어떤 맥락으로 등장했고 변화했는지를 살펴 만화 형식 본질에 접근하는 것이다.

원래 만화를 좋아했던 오 평론가는 2015년 만화비평 전문 사이트인 크리틱M에서 ‘복학왕: 자신들의 언어로 그려낸 젊은 세대의 삶’으로 만화 평론 최우수상을 차지하며 데뷔했다.

크리틱M은 당시 신춘문예에서 만화평론 분야가 폐지된 지 20여 년 만에 만화평론가를 모집하는 공식 경로를 열어 당시 ‘만화인’들에게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오 평론가는 등단 이후 ‘그래픽노블’ ‘오늘의 문예비평’ 등에 기고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오 평론가에 따르면 만화는 넓은 범위로 ‘연속성을 갖는 그림’이다. 부쩍 시장 규모가 확대된 웹툰과 인스타툰 등도 모두 만화의 범주에 속한다. 그는 “만화 형식을 연구하는 평론가 입장에서도 다양한 장르의 외연 확대로 만화 판이 커지는 건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역시 수도권 쏠림 현상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직업군에 속하는 만화평론가의 대부분은 현재 수도권에서 활동하고 있다. 오 평론가 역시 고향은 부산이지만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활동한다.

그는 “평론가를 포함한 만화 관련 직업군은 지역에 제한없이 작업할 수 있지만, 결국 인적 네트워크 등을 생각하면 수도권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이어 “부산시 정부 대학 기관 등이 주도하는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단순한 물적 지원보다는 대중의 관심을 높일 수 있는 시민 참여 프로젝트 형태도 고려해야 시너지를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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