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담 화백 작품 ‘오월’서 영감
- ‘횃불행진’ 등 총 7곡으로 구성
- 록과 클래식 융합, 몰입감 높여
1980년 5월의 광주를 직접 겪은 남도 화가의 작품이 부산에서 활동하는 음악인의 손끝에서 멜로디로 ‘궐기’했다. 부산 음악과 남도 미술이 5·18을 주제로 뭉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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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범 ‘오월’의 타이틀곡인 ‘깃발’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이다. 이기녕 교수 제공 |
동의대 이기녕 교수가 이끄는 아트록밴드 ‘토다’는 지난 15일 5집 음반 ‘오월’을 발표했다. 이번 음반은 1980년 5월 당시 전남 광주에서 일어난 일을 주제로 7곡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앨범이어서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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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다의 5집 ‘오월’에 참여한 홍성담 화백의 연작판화 ‘오월’ 중 ‘5월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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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만난 이기녕 교수는 “5집은 5·18을 생생히 기록한 민중미술가 홍성담 화백의 판화 연작을 바탕으로 만든 음악극을 위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5·18 당시 시민군으로 군부독재에 맞섰던 홍 화백은 “이 참상을 그림으로도 남겨 달라”는 주변의 부탁에 보고 겪은 모든 일은 판화로 남겼다. 시간순으로 작업한 작품들은 처음에는 100점을 훌쩍 넘겼으나 부침을 겪으며 50여 점만이 남았고, 이 작품들은 ‘오월’이라는 이름의 민중항쟁 연작판화로 남았다. 연작판화 중 ‘5월 깃발’은 토다의 이번 음반 대표 이미지로 장식돼 강렬한 인상을 더한다.
이 교수는 연작판화를 토대로 ▷Prelude ▷횃불행진 ▷혈루 ▷도망 ▷가자 도청으로 ▷깃발 ▷그댄 홀로 있어 아름답다(도청궐기) 등 7곡을 작곡했다. 특히 이 중 4곡은 홍 화백이 직접 지은 시를 통해 작사가로도 참여해 눈길을 끈다. 작업부터 녹음까지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모든 곡은 5월의 광주를 주제로 하나된다.
이번 음반은 기타와 바이올린으로 록과 클래식을 융합해 곡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이 교수는 “5·18의 역사적 의미와 민중정신을 표현하려면 어떤 분위기가 음반과 어울릴지 고민했다. 민중정신과 록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이에 기타를 가장 먼저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주목할 곡으로는 ‘Prelude’를 뽑았다. 이 교수는 “서곡을 뜻하는 ‘Prelude’를 들으면 음반 전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번 작업에 쓰인 화성 멜로디 작곡기법 등을 압축했기 때문”이라며 “다만 타이틀곡이 ‘깃발’인 이유는 음원으로 발매하려면 가사와 노래가 있는 게 더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또 “‘그댄 홀로 있어 아름답다’는 곡은 이미 녹음을 모두 마친 상태였지만 바리톤의 울림이 곡 후반 분위기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해 상의 후 새로 녹음했다”고 덧붙였다.
토다는 기타 베이스 드럼 등 록 밴드 구성으로 바이올린 트럼펫 피리 해금 등의 클래식·국악 연주자와 협연하며 음악 장르 간 융합을 시도해 왔다. 2011년 1집 발표 이후 어느덧 활동 12년 차. 이 교수는 “토다는 100명의 관객 중 1명에게만 인정받자는 목표로 시작한 밴드”라며 “될 때까지 하자는 생각으로 달릴 뿐 포기는 한 번도 생각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토다의 미래는 ‘21세기형 클래식’과 ‘월드뮤직’으로 향하고 있다. 이 교수는 “특정 악기가 배척되지 않고 장르 간 융합이 활발한 21세기형 클래식을 꾸준히 선보이려고 한다”며 “오케스트라로 대표되는 20세기 클래식과 재즈나 록 등으로 대표되는 21세기 대중음악의 융합이라고 생각하면 쉽다”고 설명했다.
국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음악사는 월드뮤직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맞을 것으로 본다. 특히 한국음악이 세계에서 주목받을 것”이라 강조하며 “국악 클래식 록 등을 다양하게 아우르는 밴드가 되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토다의 이번 음반은 LP로도 제작할 예정이다. LP판 표지는 홍성담 화백의 작품이 차지한다. 토다는 앞서 원전 반대를 다룬 4집 ‘핵몽’ LP에도 홍 화백의 ‘합천 히로시마’ 작품을 표지로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