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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 동리산 ‘신석기 제사도구’ 출토…7000년 비밀 첫 퍼즐 풀려

국내 최대 장항유적 인근 구릉…부산박물관 두 차례 걸쳐 시굴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2-11-21 19:38:52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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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요석 1점 등 유물 31점 발견

- 한반도 융기문토기 시기 고대인
- 붉은칠토기를 장례에 사용 추정
- 일본산 흑요석도 제사유적 근거

7000여 년 전 한반도 고대인의 장례문화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부산 가덕도 동리산에서 신석기 시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제사도구가 출토됐다.

가덕도 동리산은 국내 최대 규모의 신석기시대 무덤 터 장항유적에서 조금 떨어진 해발 21m의 작은 돌출구릉. 무덤유적과 인접한 제사 터로 추정됐는데 이번 조사로 그 비밀이 밝혀진 것이다. 앞으로 부산의 용호동유적 세산유적 등 다른 신석기 유적 조사와 함께 고대인의 정신문화를 이해하는 연구로 확대할 예정이다.
부산 가덕도의 동리산(강서구 성북동) 전경. 이 일대가 매립되기 전 바다에 접해 있었던 해발 21m의 돌출 구릉인 동리산에서 부산박물관은 신석기 시대 유물 30여 점을 발굴했다. 부산박물관 제공
■ 의례용 붉은칠토기 출토

부산박물관은 지난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동리산을 시굴한 결과 신석기시대 유물 30여 점을 발견됐다고 21일 밝혔다.

출토된 유물은 흑요석 1점, 돌도끼로 추정되는 마제석기 1점, 불명석기 3점, 토기편 26점 등 총 31점이다. 시기와 성격을 알 수 있는 유물은 단 8점. 이 가운데 신석기 대표 유물인 융기문토기가 4점 포함됐다. 융기문토기는 앞서 장항유적 일부에서도 발견된 바 있어 이 무덤과 관련한 의례 행위를 동리산에서 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유물은 ‘붉은칠토기(주칠토기·4점)’와 ‘흑요석(1점)’이다. 이들은 동리산이 제사 공간이었음을 뒷받침해주는 유물이다. 붉은칠토기는 일상용이 아닌 의례용 특수 토기인데, 장항유적 무덤에선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도 눈 여겨 볼 만 하다. 경남 통영 연대도, 일본 쓰시마 코시다카 유적 등 융기문토기가 다량 부장된 무덤 유적에서도 붉은칠토기는 출토되지 않았다.

융기문토기 단계의 신석기인은 무덤엔 일상용 토기를 부장하고, 붉은칠토기는 의례 행위 장소에서만 사용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흑요석은 일본 규슈 지역에서 들여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흑요석은 화산에서 분출된 용암이 굳어서 만들어지기에 한반도 남해에선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흑요석이 구하기 힘든 돌인 만큼 신에게 염원을 빌 때 제물로 올려놓고 제사를 지냈을 것으로 박물관 측은 본다.

부산박물관 김은영 문화재조사팀장은 “융기문토기 시기는 신석기시대를 통틀어 흑요석을 가장 많이 입수한 시기이다. 이들에게 바다는 생업의 터전이기도 하고 흑요석을 구하기 위해 도전해야 될 대상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래서 바다를 바라보는 산 정상부에서 제사를 지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동리산에 대해 추가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매장문화재 유존 지역으로 등록해 관리할 예정”이라며 “동리산과 유사한 지형(바닷가 산상유적)의 용호동유적 세산유적 봉화산유적 이길봉수대 등에서도 융기문토기가 발견된 바 있어이번 조사 성과가 신석기 시대의 의례 관련 연구에 도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진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부산박물관이 발굴한 붉게 칠한 주칠(朱漆) 토기, 침선(날카로운 도구로 선을 그림)이 보이는 주칠 토기, 흑요석. 부산박물관 제공
■ ‘소원 비는 영험한 섬’

이번 조사는 부산박물관 자체 조사인 비지정매장문화재 학술발굴조사를 통해 이루어졌다. 동리산은 2005년 부산 신항 조성 당시 문화재 지표조사 대상지역이었지만, 이후 시굴 조사 대상지에서는 제외됐다. 그러다 2011년 장항유적 발굴조사 중 이곳에서 흑요석과 신석기 시대 토기편을 발견한 사실이 언급되며 신석기시대 유적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장항 유적뿐만 아니라 신석기 무덤 양상을 보면 머리가 바다를 향하는 경우가 많은데, 동리산은 장항 유적 인근 바다쪽 높은 곳이라는 점이 이러한 판단에 믿을을 더했다.

시굴 조사는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가장 높은 정상부를 조사한 1차 시굴은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났다. 고민 끝에 추가 예산을 들여 2차 시굴 조사에 착수했고, 그러고도 일주일이 지나서야 흑요석을 시작으로 유물 31점이 발굴됐다.

김 팀장은 “간절한 마음으로 낙엽층까지 벗겨내며 시굴조사를 벌였다. 소원을 비는 영험한 산이라 우리의 바람을 들어준 것 같다”며 “민족대백과사전을 보면 ‘동리산(洞里山)’이라는 지명은 공동체가 소유하는 특별한 산으로 여겨지고 있다. 가덕도 동리산 역시 그 의미나 중요성이 신석기에만 국한하지 않고 최근까지 이어져왔을 것이라 보고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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