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뉴커런츠상 받은 감독
- 이번 영화 직접 주연 맡아 화제
- 저마다의 장애를 지닌 이들이
- 서로에게 도움 손길 내미는 내용
- 7년 만에 BIFF 방문한 소감
- “고향 온 듯… 故김지석 그리워”
- 개막작 선정된 이유 뭘까 묻자
- “나도 의문… 왜일까?” 되묻기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바람의 향기’ 기자회견이 5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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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바람의 향기’의 하디 모하게흐(가운데) 감독이 5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개막 기자회견에서 영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
이란 출신 하디 모하게흐 감독이 직접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바람의 향기’는 삭막한 현 세태 속에서 사람에 대한 믿음을 확인시켜주는 영화다.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장애를 지닌 사람들이거나, 장애물에 걸려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외면하지 않고 작은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허문영 BIFF 집행위원장은 올해 개막작에 대해 “느리고 고요하지만 진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라고 칭한 바 있다.
기자회견에는 영화를 연출한 하디 모하게흐 감독이 참석했다. 허문영 BIFF 집행위원장이 모더레이터를 맡았다. 개막 기자회견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모국어인 페르시아어를 영어로 통역한 후 영어가 각국의 언어로 동시통역됐다.
허 집행위원장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은 2013년 데뷔, 2015년 ‘아야즈의 통곡’으로 BIFF 뉴커런츠상과 국제비평가연맹상을 수상했다. 생애 4번째 영화로 부산을 찾아온 하디 모하게흐 감독을 모신다” 면서 환영의 인사를 전했다.
모하게흐 감독은 7년 만에 부산을 방문한 소회와 ‘바람의 향기’가 개막작으로 선정된 소감을 밝혔다.
그는 “7년 만에 부산에 돌아오니 집에 돌아온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특히 부산은 고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와의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는 장소다. 올해 김 프로그래머가 없지만 허 위원장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BIFF는 27년간 축제를 진행하며 다양한 사람의 다양한 감정을 담고 있다. 나에게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환대 받는 느낌이다. 특히나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는 영화제”라고 밝혔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스스로도 그 이유가 의문이라며 허 위원장에게 질문을 넘겨 웃음을 자아냈다. 모하게흐 감독은 “개막작에 선정된 소식을 듣고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아직까지도 의문이 든다. 왜 내 영화가 개막작으로 선정됐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허 위원장은 “(개막작 선정 이유는) 단순하다. 영화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고 재치 있게 답변했다.
모하게흐 감독은 아시아 영화계에서 중요하게 기능하는 BIFF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BIFF는 이란 영화와 아시아 영화 발전에 큰 도움을 줬다. BIFF는 아시아의 예술영화가 숨쉴 수 있도록 항상 도움을 줬다. 자유를 줬다”면서 “특히 이란 영화계에 BIFF는 정말 중요한 행사다. 이란의 영화 산업 모든 사람이 BIFF에 참여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영화의 제목을 ‘바람의 향기’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모하게흐 감독은 “제목은 영화의 정체성이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왜 제목이 ‘바람의 향기’ 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란어로 영화의 제목은 ‘아무것도 없는 땅’이다. 아주 마른 땅을 의미한다. 인간은 누군가가 쓰러지고, 숨을 쉬지 않아도 그럼에도 계속해서 삶을 살아가야 한다. 아무 것도 없지만 계속 살아가야 함을 강조하고자 영화의 이름을 ‘아무것도 없는 땅’이라고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바람의 향기’는 대사와 대화가 많지 않다. 배경·효과음도 크게 사용하지 않는다. 인물을 클로즈업하는 경우도 드물다. 그 때문에 와이드하게 촬영된 풍경을 감상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아름다운 풍경에서 영화를 촬영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모하게흐 감독은 “촬영 장소는 이란 남서부에 위치한 작은 도시 데다쉬트다. 지금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주민이 많이 떠나고 있다”면서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기 때문에 장소도 나를, 나도 장소를 서로 이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연까지 함께 작업한 이유는 감정을 명확히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화는 침묵의 순간이 많다. 연기가 아닌 모습과 표정으로만 감정을 전달한다”면서 “외면이 아닌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내가 내면의 감정의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모하게흐 감독은 1979년 이란 데다쉬트에서 출생해 연극 배우와 연출로 경력을 쌓고 2010년 TV용 영화를 제작했다. 2013년 영화 ‘바르두’로 장편 데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