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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증산 이바지한 하버, 화학무기 개발 앞장서기도

흥미진진한 화학의 세계

  • 서부국 서평가
  •  |   입력 : 2022-08-18 19:43:17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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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이 얼마나 재미있는 분야인지 보여주고 싶다.” 호프만 교수가 이 고전 첫머리에 올린 일성이다. 저자가 열어준 화학 세계로 가보자.
프리츠 하버(작은 사진)가 개발한 암모니아 합성 장치 중 일부.
먼저, 화학자들. 그들은 새 물질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분자를 합성하고 특성을 밝힌다. 지구상에 전에 없던 화합물이 1000만 종 넘게 나타났다. 때로는 실용보다는 순수하게 합성하는 예술에 도전한다. 화학 명작이 탄생한다. 필 이턴과 토머스 콜이 합성한, 수소 원소 1개에 탄소 원자가 8개가 정육면체로 결합한 ‘큐베인’이 그것이다. 탄소 화합물은 다재다능하다. 온갖 물질로 변환된다. 휘발유는 물론 의사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약품인 아스피린까지 척척 생산해 내는 탄소 덩어리. ‘검은 황금’이라 불리는 원유가 대표 주자다.

화학은 산업 부문에서 과소 평가되는 경향을 보인다. 선진국 GDP(국내총생산) 1/4을 차지하지만, 일반인은 그 기여도를 잘 모른다. 미국 무역수지에서 흑자를 내는 몇 되지 않는 품목. 상용 항공기 반도체 컴퓨터 사무기기 그리고 화공약품이다. 저자는 화공약품이 계속 이런 ‘효자’가 되려면 무엇보다 생산 단가가 싸고 환경을 해치지 않고 안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화학 기술이 발달한 나라가 강국이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선 화학 교육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화학 안보’도 중요하다.

호프만 교수는 프리츠 하버(1868~1934)를 가장 위대한 물리화학자라며 들여다봤다. 독일인 하버는 질소 비료를 만드는 암모니아를 인공 합성(하버-보슈 공정)하는 데 성공해 식량 증산에 이바지한 화학자. 하지만 그는 화학 무기 개발에도 개입해 앞서 쌓은 명예가 일시에 무너졌고 조국을 떠나 스위스 바젤에서 숨졌다. 화학에 숨은 ‘빛과 그림자’를 극명하고도 동시에 보여줬다. 저자는 화학자에 부여된 사회적 책임을 부각하며 이런 말을 남겼다. “세상에 나쁜 분자는 없고 다만 부주의함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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