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84> 영화 ‘엘비스’(감독 바즈 루어만·2022)

세상을 뒤흔든 엘비스의 골반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2-08-15 19:52:48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내가 신난다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으로 스스로 골반을 봉인하여 춤을 끊은 지 오래지만, 어느 동생이 지난 기억을 굳이 헤집어 “형의 춤사위는 너무 문란했어요”라고 지적했다. 억울했다. 나는 다만 춤의 본질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던 것이었다. 영화 ‘엘비스’는 어쩐지 바즈 루어만 감독의 1992년 할리우드 입성작 ‘댄싱 히어로’를 연상시켰다. 둘 다 춤추는 영웅 이야기다. 무려, 앨비스 프레슬리의 전기 영화라서 ‘보헤미안 랩소디’ 개봉 당시 퀸의 노래만큼, 앨비스의 노래가 거리 곳곳에 우렁차게 울려 퍼지길 바랐는데, 조용히 상영이 끝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영화 '엘비스' 한 장면.
마이클 잭슨의 별명이 ‘킹 오브 팝(king of pop)’이었다면, 엘비스 프레슬리의 별명은 ‘더 킹(the king)’이다. 어린 시절부터 흑인 빈민가에서 자라 흑인 친구들과 뛰어놀던 백인 소년 엘비스는 뒷날 가수로 데뷔하자마자 엄청난 사랑을 받음과 동시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사랑받는 이유와 지적받는 이유는 같았다. 엘비스는 흑인처럼 노래하고 춤을 추는 백인 가수였다.

지금이야 ‘그게 뭐 어쨌다고?’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때는 1950년대. 그의 존재는 이전에 들은 적도 본 적도 없는, 이를테면 송사리 올챙이가 헤엄치는 평화로운 작은 냇가에 갑자기 나타난 황소개구리. 생태교란종의 등장처럼 존재 자체가 위협이었다. 방송출연 정지는 기본이고, 감옥에 갇힐 위기까지 닥치자 입대를 선택한다.

기성세대는 엘비스를 프랭크 시나트라처럼 젠틀한 이미지의 백인 가수로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엘비스 프레슬리는 그의 소신에 따라 끝내 그의 골반을 봉인해제하고 기성세대 앞에서 보란 듯 골반이 부서져라 흔들었고, 그 결과 전설이 되었다. 특히 몰려드는 수많은 여성 팬에게 무차별 키스를 난사하는 퍼포먼스는 아무래도 개인방역 차원에서 문제가 되겠지만, 지금도 파격적으로 느껴지는 무대다.

무대에서 한 몸 불사르고 42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엘비스의 삶을 지켜보며 끊었던 춤을 다시 이어가 볼까 고민을 거듭하는 중이다. 생각해보니 나의 골반은 잘못이 없다. 그것을 문란하다 지적하는 여전히 좁고 딱딱한 시선들이 오히려 문제 아닐까? 그런 생각이 문득 치밀어 오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영상] ‘다시 마주보다’ 2022 부산국제영화제 A to Z
  2. 27000만 원대 세관 드론 월 30분 운용…잦은 고장 원인
  3. 3‘비속어 논란’에서 文으로 전선 확대…국정감사 충돌 예고
  4. 4尹대통령 지지도 31.2%로 4주만에 하락세
  5. 5부산지역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 6곳에서 57명 감축
  6. 6우크라, 러 합병 선언한 도네츠크 리만시 탈환… 러 합병절차 속도
  7. 7마산만 해안 일대 물고기 집단 폐사 원인 밝혀질까
  8. 8심폐소생술로 고령 고객 살린 12년 차 은행 로비매니저
  9. 9해양오염사고 10건 중 2건은 부산서 발생
  10. 10감사원 조사 통보에 文 “대단히 무례”…여 “답할 의무”
  1. 1‘비속어 논란’에서 文으로 전선 확대…국정감사 충돌 예고
  2. 2尹대통령 지지도 31.2%로 4주만에 하락세
  3. 3감사원 조사 통보에 文 “대단히 무례”…여 “답할 의무”
  4. 4"로널드 레이건 호는 파철덩어리" 북한, 미사일 도발 이어 조롱
  5. 5감사원, '서해 피격' 관련 文 전대통령에 서면조사 통보
  6. 6‘비속어’ 공방에 날새는 여야…윤 대통령 지지율은 하락
  7. 7尹대통령, 이재명, 국군의날 행사서 악수, 대선 후 첫 대면
  8. 8국군의날에도 北 미사일 도발, 尹 "北, 핵무기 사용 기도한다면 압도적 대응 직면
  9. 9여야, 연휴에도 비속어 논란 공방
  10. 10윤 대통령 지지율 다시 '최저' 24%, 비속어 파문 영향
  1. 1부산지역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 6곳에서 57명 감축
  2. 2국내 100대 기업 사내유보금, 지난해 1000조 원 돌파
  3. 3부산 수소차 1700대 넘는데 수소충전기는 5기 불과
  4. 4“수산물, 40%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세요”
  5. 5국토부, 청년·신혼부부 버팀목 전세대출 한도 확대
  6. 6부산공동어시장 경매사 용품 ‘10월의 해양유물’로 선정
  7. 7지난해 5대 금융지주 이자이익, 비이자이익의 5배
  8. 8현대차그룹, 글로벌 네트워크 동원 부산세계엑스포 지지 호소
  9. 9"기준금리 0.25%만 올라도 대기업 절반은 취약기업"
  10. 10부산에서 첫 야간관광 테마 축제...'별바다부산 나이트페스타'
  1. 17000만 원대 세관 드론 월 30분 운용…잦은 고장 원인
  2. 2마산만 해안 일대 물고기 집단 폐사 원인 밝혀질까
  3. 3심폐소생술로 고령 고객 살린 12년 차 은행 로비매니저
  4. 4해양오염사고 10건 중 2건은 부산서 발생
  5. 5부산 금정구 상가 지하 1층 화재…10명 대피
  6. 6부울경 대체로 흐리고 오전 한때 비
  7. 7재능기부로 어두운 골목 밝혀준 동아대 전기공학과 학생들
  8. 8유리현관문→철제현관문… 여성범죄 예방하는 경찰
  9. 9재유행 감소세에 연휴까지 신규확진 1만 명대
  10. 10올해 울산시 건축상 대상에 울주 서생면 '투 트라이앵글'
  1. 1카타르 월드컵 D-50, 벤투호 12년 만의 16강 이룰까
  2. 2이대호의 10번, 롯데 ‘영구결번’
  3. 3‘조선의 4번 타자’ 마지막 경기로 초대
  4. 4‘니가 가라 2부리그’ 우승 경쟁만큼 치열한 K리그 잔류 전쟁
  5. 5이견없는 아시아 요트 1인자…전국체전 12연패 달성 자신
  6. 6저지, 마침내 61호 홈런…61년 만에 AL 최다 타이
  7. 7“농구의 계절 왔다” 컵대회 10월 1일 개막
  8. 829일 지면 5강 희망 끝…푹 쉰 롯데, KIA 잡아라
  9. 9벤투 ‘SON톱+더블 볼란치’ 카드, 본선서 ‘플랜A’ 될까
  10. 10LIV 시즌 최종전 총상금 715억 ‘돈잔치’
우리은행
부산형 오페라하우스 만들자
풀어야 할 과제는
최원준의 음식 사람
백두대간 송이버섯
문화현장 톡톡 [전체보기]
예술로 승화시킨 동물의 세계…라이온킹, 이유있는 1억 관객몰이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유불선 사상 아우른 ‘열자’ 外
관용 가치 입힌 독서와 토론 外
서상균의 그림으로 책 보기 [전체보기]
인간의 순리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어린이를 위한 ‘진짜’ 놀이터
청력 잃고 겪게 된 차별의 벽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가로등 /전용신
초원은 말한다-사자 /설상수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박은빈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공조2: 인터내셔날’의 현빈
‘비상선언’ 이병헌·송강호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건강한 모습으로 연기하는 안성기를 기다리며
한국 영화 대표로 아카데미 가는 ‘헤어질 결심’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치솟는 영화 표값 타당한가
'군함도 감독판' 길이가 아닌 완성도 높은 감독판을 허하라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2년 9월 29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2년 9월 28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미역수염 첫 번째 정규앨범 ‘Bombora’
뉴진스( NewJeans)를 들으며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2년 9월 29일(음력 9월 4일)
오늘의 운세- 2022년 9월 28일(음력 9월 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최익현이 1905년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되자 쓴 글
신라 때 혜초 스님이 천축국에서 고향을 그리며 읊은 시
  • 맘 편한 부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