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79> 박찬욱 감독 영화 ‘헤어질 결심’

마침내, 다시 볼 결심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2-07-11 19:17:46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정훈희의 옛 노래 ‘안개’가 처연하게 흐르며 영화 ‘헤어질 결심’의 엔딩 크레딧이 오르는 동안 다시 볼 결심을 했다. 굳이 비교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생각해 보면 나는 오래전부터 봉준호보단 박찬욱 편이었다. 무려,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고 ‘아가씨’ 이후 6년 만의 복귀작이다. 그리고 이안 감독의 영화 ‘색, 계’로 세계적인 배우로 각인된 탕웨이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 포스터

박찬욱 감독은 영화 감상 전에 결심이 필요할 정도로 여러모로 ‘쎈’ 영화를 만들어왔다. 허나 ‘헤어질 결심’은 어떤 이유에선지 15세 이상 관람가다. 중학생도 관람할 수 있을 만큼 순한 맛의 박찬욱 영화라는 뜻일 것이다. 어느새 하얗게 센 머리에 편안한 웃음으로 관객이 기대하는 장면은 없을 거라고 인터뷰하는 박찬욱 감독을 보고 편안한 마음으로 극장 좌석에 앉았다. 말 그대로 상영 내내 딱히 자극적이거나 잔혹한 장면은 없었다.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은 어떤 모호한 감정이 한순간에 붕괴되고 만다. 극장 안 어딘가 죄 없는 중학생이 함께 영화를 보고 있을지도 모르는데도 말이다. 어쩐지 배신감이 들지만, 만족스런 배신감이다.

예전에는 별생각 없이 맘껏 쓸 수 있었지만, 어느 순간 이상한 이미지와 의미가 덧붙여져 가능한 피하거나 고민되는 표현들이 있다. 예를 들어, 애국 어버이 태극기 같은 것들이다. 또 하나는 ‘표현의 자유’다. 예전엔 반드시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라고 믿었지만, 어느 순간 나쁘고 이상한, 겸상할 수 없는 이들이 마치 자기들만의 전유물인 것처럼 ‘표현의 자유’를 부르짖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빼앗겨버린 표현이다.

많은 창작자가 그러하듯, 긴 공백기 동안 박찬욱 감독 역시 깊이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 표현 수위와 상관없이 얼마든지 강렬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고 증명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 영화는 박찬욱의 이전 영화가 그러했듯, 많은 대중에게 두루 사랑받는 영화는 아닐 것이다. 그 대신 다수 관객에게 n차 관람을 결심하게 한다. 이미 많은 이들이 n차 관람 행렬에 나섰다. 이 또한 감독의 치밀한 계산이 아닐까 의심은 되지만, 오랜만에 오래오래 곱씹으며 맛보고 싶은 영화라 마침내, 다시 볼 결심을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리모델링 밑그림 나왔다…세대수 느는 단지는 164곳뿐
  2. 2혼돈의 조별리그…16강 진출팀 아무도 모른다
  3. 3월드컵 ‘집관족’ 덕에 유통가 웃음꽃
  4. 4벤투호 가나전 2-3 석패…한국 월드컵 16강행 '빨간불'
  5. 5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 초읽기…野 “반헌법적”
  6. 6자신만만 일본 ‘자만’에 발목…절치부심 독일은 ‘저력’ 발휘
  7. 7'만찢남' 조규성, 벤투호 에이스로 우뚝
  8. 8[사설] 박형준 시장 핵심 공약 ‘15분 도시’ 제동 걸린 이유
  9. 9산업은행 부산행 가시화…노조 강력 반발
  10. 10세대 증가 없인 분담금·공사비↑…상당수 경제성 걸림돌
  1. 1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 초읽기…野 “반헌법적”
  2. 2민주 30일 이상민 해임안 발의…당정 “국조 보이콧” 으름장
  3. 3민주 ‘대통령실 예산’ 운영위 소위 단독 의결…43억 ‘칼질’
  4. 4박형준표 15분 도시 ‘국힘 시의회’가 제동 걸었다
  5. 5‘697표차’ 부산사하갑 총선 내달 2일 재검표…뒤집힐까
  6. 6윤 대통령 지지율 최대폭 상승, 30%대 중반 재진입
  7. 7윤 대통령 '관저 정치' 본격화, 당 지도부보다 '친윤' 4인방 먼저 불러
  8. 8전공노 "조합원 83.4%가 이상민 파면 찬성"
  9. 9尹, 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 예고 "내일 국무회의 직접 주재"
  10. 10검찰 수사 압박에 이재명 “언제든 털어보라”
  1. 1부산 리모델링 밑그림 나왔다…세대수 느는 단지는 164곳뿐
  2. 2월드컵 ‘집관족’ 덕에 유통가 웃음꽃
  3. 3산업은행 부산행 가시화…노조 강력 반발
  4. 4세대 증가 없인 분담금·공사비↑…상당수 경제성 걸림돌
  5. 5‘식물항만’ 된 평택·당진항…부산 레미콘 공장 ‘셧다운’
  6. 6[뉴프런티어 해양인 열전] <23> 항로표지원 김종호
  7. 7원희룡 “불법행위 엄정대응”…화물연대 "정부, 대화 무성의"(종합)
  8. 8정부도 내년 성장률 전망 1%대로 하향 검토
  9. 9“개도국 지원, 엑스포 발전 공헌…부산형 전략짜야”
  10. 10주가지수- 2022년 11월 28일
  1. 1파업 불참 화물차에 달걀·쇠구슬·욕설 날아들었다
  2. 2이태원 책임자 곧 영장 검토…서울청장도 수사선상 오를 듯
  3. 3[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92> 벌레와 범려 ; 버러지같은 인물
  4. 4의료진 태운 상선 기관사…"부친 묘지 아름다워 이장 안해"
  5. 5오늘의 날씨- 2022년 11월 29일
  6. 6[눈높이 사설] ‘지방소멸’ 경고…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7. 7역사 현장·평화 성지인 유엔기념공원의 지킴이들
  8. 8[신통이의 신문 읽기] 위기감 커진 산유국들, 새 먹거리 찾는대요
  9. 93년 만의 부산불꽃축제 다음 달 17일 열린다
  10. 10통영~거제 시내버스 환승제 전국 최우수 선정 주목
  1. 1혼돈의 조별리그…16강 진출팀 아무도 모른다
  2. 2벤투호 가나전 2-3 석패…한국 월드컵 16강행 '빨간불'
  3. 3자신만만 일본 ‘자만’에 발목…절치부심 독일은 ‘저력’ 발휘
  4. 4'만찢남' 조규성, 벤투호 에이스로 우뚝
  5. 5카타르 월드컵 주요 경기- 11월 30일
  6. 6전세계 홀린 조규성, 가나 골망 뒤흔들까
  7. 7[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 “겁 없는 가나 초반에 기죽여야…공격수 ‘골 욕심’ 내라”
  8. 8황희찬 못 뛰고 김민재도 불안…가나전 부상 악재
  9. 9‘김민재 출격’...벤투호 가나전 승리 노린다
  10. 10'한지붕 두가족' 잉글랜드-웨일스 역사적 첫 대결
우리은행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축구를 사랑한 독립운동가 서영해
이병주 타계 30주기…새로 읽는 나림 명작
‘소설·알렉산드리아’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소설로 되살린 장흥 석대들 함성 外
책이 말을 하고 감정이 생긴다면 外
서상균의 그림으로 책 보기 [전체보기]
인간의 순리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손수건 /문운동
인형뽑기 /장남숙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수리남’의 하정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박은빈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데시벨’의 김래원
넷플릭스 ‘20세기 소녀’ 청춘의 대명사 김유정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마블도 고전한 비수기 극장가, 아바타 후속작 구원투수 될까
연말까지 잇단 행사…연예계도 대중 안전주의보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슈퍼히어로 영화의 황혼
수프와 이데올로기(양영희 감독)…식민지배와 제국주의 경계에 서다
BIFF 리뷰 [전체보기]
‘지석’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2년 11월 29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2년 11월 28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
양자경과 김민경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2년 11월 29일(음력 11월 6일)
오늘의 운세- 2022년 11월 28일(음력 11월 5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 2022년 10월 13일
오늘의 BIFF - 2022년 10월 12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고려사’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학술대회
칠언율시의 4연 모두를 대구로 읊은 두보 시 ‘登高(등고)’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