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 외치던 저항시인…김지하 시인 81세로 타계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22-05-08 20:41:10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군부 독재 비판한 여러 작품 발표
- ‘오적’으로 구속되는 필화도 겪어
- 민청학련 사건 땐 사형 위기 넘겨

김지하 시인이 8일 타계했다. 향년 81세. 고인은 시인이자 반독재·민주화 운동가, 사상가, 미학자로 한국 사회 전반에 큰 자취를 남겼다.

8일 타계한 김지하 시인. 그는 시인이자 사상가로서 한국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국제신문 DB
고인은 최근 1년여 동안 숙환으로 투병 생활을 해왔으며, 이날 오후 4시께 강원도 원주 자택에서 타계했다고 토지문화재단 측은 전했다. 토지문화재단은 “김 시인과 함께 살고 있던 둘째 아들 김세희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내외가 함께 임종을 지켰다고 밝혔다.

고인은 1941년 전남 목포 태생으로, 본명은 김영일이며 서울대 문리대 미학과를 졸업했다. 1969년 ‘시인’지에 ‘황톳길’ ‘비’ 등 시 5편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등단했고 1970년 12월 첫 시집 ‘황토’를 냈다. 그는 1964년 대일굴욕외교 반대투쟁에 참여해 옥고를 치렀다. 1970년 독재정권을 비판하며 조롱한 시 ‘오적’으로 구속되는 등 필화(筆禍) 사건을 여러 번 겪었다. 1974년 민주화운동인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고 복역하다 1980년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그는 민주화운동가·저항문인으로 자리매김했다.

1980년대 들면서 시 창작과 함께 생명사상 정립과 미학 연구 등에 몰두했다. 1991년 노태우 정권의 공안 통치 등에 항의하는 시위에서 명지대 재학생 강경대 씨가 경찰의 폭력으로 숨지고 이에 항의하는 분신자살이 잇따르자 조선일보에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우라’는 칼럼을 기고했다. 이 칼럼은 이후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진보 진영에서는 그를 ‘민주화운동의 변절자’로 규정해 비난하는 흐름이 형성됐다. 그는 10년 뒤 ‘실천문학’ 대담에서 이에 관해 해명하고 사과의 뜻을 나타냈으나 그 뒤로도 정치적 측면에서 혼란스러운 행보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고인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있지만, 그는 한민족 문화를 깊이 들여다보고 동서양 사상을 탐구하며 미학 영역의 지평을 넓혔다. 그의 미학 세계 핵심에는 ‘시김새’가 있다. 판소리 용어인 시김새는 ‘곰삭은 맛’ ‘그늘이 깃든 판소리’ ‘삶의 슬픔과 고통, 억울함을 삭히고 누르고 인욕정진(忍辱精進)해 발효가 잘된 깊은 맛의 소리’로 풀 수 있다.

세상 만물은 모두 숨 쉬며 살아 있고 이어져 있으며, 이들 미약한 존재들 사이의 상호연결을 존중하는 마음인 모심(侍)으로 예술에 임하고 창조하는 것을 그는 ‘흰그늘 미학’에서 강조했다. 부산의 신생출판사에서 2012년 시집 ‘시김새’를 펴냈으며, 부산의 지형을 영구망해(靈龜望海·신령스러운 거북이가 바다를 바라본다)에 빗대 부산에서 새로운 기운이 솟게 하자고 제안했다. ‘타는 목마름으로’ ‘황토’ ‘애린’ 등의 시집과 ‘흰그늘의 길’ ‘김지하의 예감’ 등 산문집을 펴냈다.

고인은 1973년 작가 박경리의 딸 김영주 씨와 결혼했다. 미술사연구가이자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한 김영주 씨는 2019년 별세했다. 1975년 아시아·아프리카작가회의 로터스상과 1981년 국제시인회 위대한 시인상, 경암상, 통영시문학상 등을 받았다. 빈소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북항복합환승센터 3.3m 단차분쟁, 법원 조정안 확정
  2. 2산청 대원사계곡길, 3.5㎞에서 5㎞로 연장 개통
  3. 3김장철 앞두고 재룟값 희비… 주요 채소는 내렸으나 양념은 올라
  4. 4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내일까지 10∼60㎜
  5. 5[속보] 부캉이 ‘북항살이’ 한 달째…누적 방문객 150만명 넘었다
  6. 6[속보]현대제철 당진공장, 협력업체 근로자 기계 끼여 숨져
  7. 7김민석 “임기 동안 부산 직할 각오…뿌리 안착 숙제”
  8. 8북울산역세권 개발 본격화
  9. 9'여론조사비 대납 혐의' 오세훈 2심 내주 선고
  10. 10IMF, 韓잠재성장률 2년 연속 상승 전망…40년 만에 처음
  1. 1김민석 “임기 동안 부산 직할 각오…뿌리 안착 숙제”
  2. 2추미애 “사과 바라니 사과한다” 발언에 국힘 “사퇴 바라시니 사퇴하라”
  3. 3[속보]김민석, 지역축제 중 무대인사 관련 사과…"불편 끼쳐 죄송”
  4. 4울주군의원 의정비 8.3% 인상
  5. 5李대통령 “‘국무회의 공개라 말 못한다’는 거짓말…이해 안 돼”
  6. 6국힘, 秋 ‘재정 빨대’ 발언 사과에 “‘사과 바라시니까’…끝까지 오만”
  7. 7李대통령, 부천 화재 순직 소방관 조문…“영원히 기억할 것”
  8. 8[속보]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사과…“폄훼 의도 없어”
  9. 9김민석, '재정 빨대' 발언 사과... "추미애에게도 사과 요청했다"
  10. 10[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1. 1김장철 앞두고 재룟값 희비… 주요 채소는 내렸으나 양념은 올라
  2. 2IMF, 韓잠재성장률 2년 연속 상승 전망…40년 만에 처음
  3. 3정부의 미온적 태도에 가덕도신공항 우선시공분 11월 초 착공 ‘흔들’
  4. 4[속보] ‘부캉이’ 오른쪽 지느러미 상처 관찰…출혈은 없어
  5. 5롯데 ‘러브 패밀리 페스티벌’ 부산서 첫 개최
  6. 6효성중공업, 창원 초고압차단기 신공장 준공…AI 전방수요 폭증 영향
  7. 7대미(對美) 무역수치 흑자 늘었는데, 트럼프 가만히 있을까?
  8. 8마카오 리조트 '그랜드 리스보아 팰리스' 영남권 공략 본격화
  9. 91246회 로또 1등 16명…당첨금 각 18억 8,103만 원씩
  10. 10"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1. 1북항복합환승센터 3.3m 단차분쟁, 법원 조정안 확정
  2. 2산청 대원사계곡길, 3.5㎞에서 5㎞로 연장 개통
  3. 3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내일까지 10∼60㎜
  4. 4[속보] 부캉이 ‘북항살이’ 한 달째…누적 방문객 150만명 넘었다
  5. 5[속보]현대제철 당진공장, 협력업체 근로자 기계 끼여 숨져
  6. 6북울산역세권 개발 본격화
  7. 7'여론조사비 대납 혐의' 오세훈 2심 내주 선고
  8. 8아궁이 불 지핀 후 방치…김해 목조 단독주택서 불
  9. 9경남도, 3277억 규모 올해 마지막 추경 편성…8월 호우 복구 중점
  10. 10경남도, 159.8㎞ 이순신 승전길 글로벌 여행길 육성 '속도'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윤상건-Creature
박지은- little talk-Venic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경비원 /박필상
자화상 /최은지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5일 (음 9월 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4일 (음 9월 4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생육신 남효온이 가을 강변의 풍경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