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노동운동·이혼 조각가 삶…#한국정서 한 눈에

한국영화의 오늘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1-10-03 19:46:06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韓영화 흐름 담긴 파노라마 부문
- ‘낮과 달’ ‘태일이’ ‘뒤틀린 집’ 선정
- 작품성 우수 독립영화 비전 부문
- ‘한 끗’‘절해고도’ ‘모퉁이’ 등 출품

‘한국영화의 오늘’에서 파노라마는 동시대 한국영화의 역량과 흐름을 만끽할 수 있는 그해의 다양한 대표작 및 최신작을 선보이는 섹션이다. 비전은 뛰어난 작품성과 독창적 비전을 지닌 한국독립영화 최신작을 선보이는 부문으로, BIFF의 다양한 상이 수여된다.
태일이
■파노라마

★낮과 달(이영아/한국)

낮과 달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잃은 민희는 남편의 고향인 제주도로 간다. 남편이 염원하던 집과 그에 관한 기억을 공유할 수 있는 이들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작가와 라이프가드 일을 병행하는 그녀에게 제주도는 안성맞춤인 듯하다. 다만 이웃에 사는 목하의 과거사를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좋은 친구가 될 것 같던 목하와 마뜩잖은 사연들로 얽히면서 민희는 혼란스럽다. 그런데 아주 귀엽게 혼란스러워한다. 차분한 애도기로 채워질 줄 알았던 영화가 갑자기 이리저리 튀며 향방을 알 수 없게 만든다. 씁쓸하고도 해사한 순간들이 ‘낮과 달’을 가득 채우고 있다.

★태일이(홍준표/한국)

배를 곯는 여공들에게 풀빵을 사다 주던 보조 오빠이자 평화시장의 열악한 근로 환경을 차마 외면하지 못했던 재단사로 몸을 불사르며 근로기준법 사수를 외칠 수밖에 없었던 노동자 전태일. ‘태일이’는 열사 전태일을 새삼 추앙하는 대신 그의 사람됨과 숙명을 다룬다. 가난한 집안의 기둥이 되어야 했던 한 장남으로 시위하는 방법조차 모르는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 노동운동의 불씨를 틔울 수밖에 없었던 한 노동자로서의 생을 그린다. 동시에 영화는 전태일이 살았던 시대의 풍경과 인물들을 서정적인 화필로 그려낸다. 전태일 역 장동윤과 이소선 여사 역의 염혜란을 비롯하여 진선규, 박철민, 권해효 등이 목소리 출연했다.

★뒤틀린 집(강동헌/한국)

뒤틀린 집
새로 이사 온 집에서 일어나는 기괴한 사건을 담아낸 정통 하우스 호러다. 고즈넉한 외딴 집으로 이사 온 일가족은 첫날부터 악몽에 시달린다. 아내는 계속 창고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에 불안하지만 남편은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 각자의 악몽은 점점 심각해지고 급기야 망상과 현실을 구분하기 힘든 지경에 이른다. 한국판 ‘컨저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하우스 호러 장르의 장치들을 익숙하게 활용하는 이 영화에는 낯익으면서도 동시에 천천히 스며드는 섬뜩함이 있다. 오싹한 분위기를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장면의 디테일과 더불어 서스펜스와 쇼크의 완급을 조절하는 솜씨가 돋보인다.

■비전

★한 끗(이우동/한국)

한 끗
어두운 밤, 골목길에서 담배를 나눠 피우며 걷고 있는 두 남녀. 그들은 선후배 형사다. 이 밤에 둘의 사정은 조금 복잡하다. 그들은 지금 범인 검거 현장을 조작하려 한다. 범인은 이미 체포했지만 검거한 범인을 다시 데려와 방송국과 짜고 마치 지금 막 체포하는 양 조작된 방송을 내보내려는 것이다. 하지만 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고 점점 더 꼬여만 간다. 영화는 내내 몇 개의 골목길과 허름한 건물 등 제한된 장소에서만 벌어진다. 감독은 이 안에 사건 사고를 재치 있게 밀어 넣어 긴장과 포화의 상태로 만든다.

★절해고도(김미영/한국)

절해고도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의 외딴섬’이라는 뜻을 지닌 제목은 삶의 표류와 고독, 혹은 미지를 담담한 자태로 그려내는 영화의 성찰적인 정서와 잘 어울린다. 이혼한 윤철은 조각가이지만 주로 인테리어 일을 하면서 생활을 유지한다. 그의 딸 지나는 아빠를 닮아 미술에 소질이 있지만 고등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며 문제아로 낙인찍힌다. 한편 윤철은 영지라는 매력적인 여인을 만나 늦은 나이에 사랑에 빠지게 된다. 신중한 연기, 유려한 구성과 촬영, 성숙한 자세 등으로 깊은 성찰의 시간을 경험케 한다.

★모퉁이(신선/한국)

모퉁이
영화과에 다니며 함께 공부했던 세 친구가 학창 시절에 자주 가던 학교 앞 식당에서 오랜만에 만나기로 한다. 하지만 약속했던 친구 중 한 명은 오지 않고, 길모퉁이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된 다른 친구 하나가 합석하게 된다. 그런데 세 사람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역력하다. 과거 이들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오늘 밤 이 허름한 식당과 길목은 하나의 블랙홀이 된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어떤 것들이 이들의 하룻밤 안으로 빨려 들어온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재건축 최대어 어디로…망미주공 ‘4파전 ’
  2. 2마린시티 길이 500m 수중 방파제 세운다…8년 논란 종지부
  3. 3가덕신공항 공사 ‘공동도급 2→3社’ 입찰 조건 완화
  4. 4낙동강변 ‘알박기 주차’ 해결책 나왔다…한 달 방치땐 견인
  5. 5유커 감소·고환율에 직원·급여 줄이며 마른 수건 짜내기
  6. 6거제 씨릉섬, 출렁다리로 걸어다닌다
  7. 7“부산시향 올해 대표공연은 ‘말러’…표 구하기 어려운 악단 만들겠다”
  8. 8진해신항 컨부두 3번째 유찰…메가포트 차질 우려
  9. 9더위보다 뜨거운, 유통가 초복 마케팅
  10. 10트레킹가이드·도보배달…부산 ‘낀 세대(50·60대)’ 위한 ESG 일자리도
  1. 1곽규택 의원-보좌관 협업으로 에어부산 분리매각 연일 목청
  2. 2“野가 여론 왜곡”vs“尹부부가 배후”…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 무혐의 공방
  3. 3이번엔 사천 의혹 등 ‘거짓말’ 충돌…극한 치닫는 원-한 갈등(종합)
  4. 4尹, 기시다와 정상회담 “북러 밀착, 글로벌 안보 심각한 우려”
  5. 5野 ‘노란봉투법·구하라법’ 등 당론 채택
  6. 6[뭐라노-이거아나] 필리버스터
  7. 7與 ‘尹탄핵 청문’ 권한쟁의심판 예고…野 “반대 청문도 환영”
  8. 8국힘 당권주자들 한목소리로 부산 발전 약속
  9. 9‘임성근 구명 로비’ 녹취록 파장…野 “尹 국정농단” 與 “李 방탄용”
  10. 10동북아물류플랫폼 등 부산 4대 사업 GB해제총량 예외 인정 받을까
  1. 1부산 재건축 최대어 어디로…망미주공 ‘4파전 ’
  2. 2가덕신공항 공사 ‘공동도급 2→3社’ 입찰 조건 완화
  3. 3유커 감소·고환율에 직원·급여 줄이며 마른 수건 짜내기
  4. 4진해신항 컨부두 3번째 유찰…메가포트 차질 우려
  5. 5더위보다 뜨거운, 유통가 초복 마케팅
  6. 6CU, 초대형 아이스 아메리카노 출시
  7. 7부산에 로봇생태계 조성, 공동연구센터 설립 협약
  8. 8부산상의 기업맞춤 교육, 8주 과정 48명 수료식
  9. 9한은, 기준금리 또 동결…“적절한 때 방향 전환 준비”
  10. 10BNK금융 빈대인 회장 “금융사고 무관용 원칙”
  1. 1마린시티 길이 500m 수중 방파제 세운다…8년 논란 종지부
  2. 2낙동강변 ‘알박기 주차’ 해결책 나왔다…한 달 방치땐 견인
  3. 3거제 씨릉섬, 출렁다리로 걸어다닌다
  4. 4트레킹가이드·도보배달…부산 ‘낀 세대(50·60대)’ 위한 ESG 일자리도
  5. 5사라진 김해공항 리무진, 부산시 대체교통편 투입
  6. 665세 이상 인구 1000만 시대
  7. 7"인허가 청탁 해주겠다"며 일동 측에 금품 받은 전 공무원 실형
  8. 8부산시, 인구의날 맞아 지역소멸 대응 의지 다져
  9. 9관세 줄이려고…중국산 고추 482t 바꿔치기 덜미
  10. 10국제 공인교육과정 IB 프로그램 확대, 한국어화 사업 등 부산교육청 팔걷어
  1. 1해동고 40년 만에 ‘금빛 메치기’
  2. 2음주운전 빙속 김민석, 헝가리 귀화
  3. 3고별전도 못한 홍명보 감독
  4. 4반즈 화려한 귀환…박세웅 제 몫 땐 ‘7치올(7월에 치고 올라간다)’
  5. 5잉글랜드 2회 연속 결승행…스페인과 빅매치
  6. 6‘메시 氣’ 받은 야말, 유로 최연소 골…스페인 결승행 견인
  7. 7부산고·경남고 ‘외나무 다리’서 만난다
  8. 8베테랑 투수 의존 과한 롯데…젊은 선수들 분발해야
  9. 9사격 17세 반효진, 43세 이보나…파리행 태극전사 최연소·최고령
  10. 10이변의 윔블던…세계 1위 신네르 탈락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색·필법·구도에 스며든 제주문화, 독특한 3단 배치 해양의 美 살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민물장어와 우나기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내공과 에너지가 만났다, 클래식기타-바이올린 매혹의 하모니
詩 ‘낙화’를 가곡으로…“부산표 음악콘텐츠 만들어 널리 알리고파”
리뷰 [전체보기]
오감이 압도되는 화려한 연출
이 뮤지컬 후회없이 즐기는 법? 눈치보지 말고 소리 질러!
문화현장 톡톡 [전체보기]
학생 발길 붙잡은 ‘등굣길 음악회’…일상에 스며든 리코더 선율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동물과 교감하니 치유의 기적 外
두 여성의 아슬아슬한 승부 外
방송단신 [전체보기]
9개 민방 합작 ‘핸드메이드…’, 한국PD대상 작품상 등 영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봄비- 어머니 /권상원
어떤 빈자리 /이 광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삼식이 삼촌’ 송강호
tvN ‘선재 업고 튀어’ 변우석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13년 만에 다시 작품으로 재회 ‘원더랜드’ 김태용·탕웨이 부부
‘범죄도시4’ 허명행 감독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치솟는 제작비에 쪼그라든 편수…K-드라마 생태계 위기
올 여름 K-무비 7편 출격…‘인사이드 아웃2’ 독주 제동 걸까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퍼펙트 데이즈’ 삶의 성실성에 깃든 영화의 존재론
음식·로맨스 뒤에 감춰뒀네, 가부장제를 겨눈 비수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7월 11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7월 10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뉴진스 하니가 쏘아올린 작은 공
스카웨이커스(SKA WAKERs) 싱글 ‘Stay Rude’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4년 7월 11일(음력 6월 6일)
오늘의 운세- 2024년 7월 10일(음력 6월 5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맨드라미꽃을 시로 읊은 17세기 문사, 서계 박세당
연 따는 아가씨를 시로 읊은 당나라 시인 왕창령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