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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영화 미래 선도할 새 얼굴들의 경연

뉴커런츠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1-10-03 19:52:39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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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신인 감독 발굴 경쟁 부문
- 참신한 연출력·높은 완성도 눈길

아시아 영화의 미래를 이끌 신인 감독들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경쟁 부문으로 최우수작 두 편을 선정하여 뉴 커런츠상을 수여한다.
감독은 부재중
★감독은 부재중(아르반드 다쉬타라이/이란)

하나의 롱 테이크로 이어진 영화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현장의 생동감을 살리고 관객의 몰입도를 증가시킨다. 특히 과거와 현재를 하나의 커트로 이어 붙인 흥미로운 연출이 이야기의 밀도를 배가한다. 사건은 연극 연출가의 집에서 벌어진다.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내기 위해 극단 단원들이 연출가의 집에 모여 ‘맥베스’ 연습을 시작한다. 문제는 연출가가 현장에 없다는 것. 해외에 있는 연출가는 휴대폰 영상통화를 통해 연기를 지도한다. 연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연출가의 지적에 배우들이 불만을 토로하면서 현장은 점점 혼란에 빠진다.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김세인/한국)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엄마 수경과 딸 이정은 단둘이 살고 있지만 사이가 좋지 않다. 수경은 지나칠 정도로 다혈질인 데 반해 이정은 너무 느리고 소극적이다. 어느 날 다툼이 있고 난 뒤 수경의 차가 이정을 향해 돌진하는 일이 벌어지자 이정은 엄마가 고의로 자신을 치려 했다 생각하고, 이 일은 법정까지 간다. 생생한 캐릭터와 연기, 역동적인 내러티브, 복병 같은 유머, 적재적소의 조연들, 예리하게 관찰된 디테일, 그리고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결론부에 이르기까지 괴력과 완력으로 관객을 끌고 간다.

★안녕, 내고향(왕얼저우/중국)

안녕, 내 고향
이 영화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산골에 사는 한 노년 여성이 자신의 일생을 회고한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20대 여성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된다. 박스가 잔뜩 쌓인 아파트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살고 있는 그녀는 북경으로 이주하여 무용학교 기숙사에서 살았던 어린 시절의 고독을 들려준다. 세 번째는 무대에 선 중년의 교사 이야기이다. 그는 80년대 대학을 다니면서 부모 세대와는 다른 자유를 만끽했고, 노동자 계층의 남성과 만나 가난했지만 사랑했던 과거를 조용히 반추한다. 매우 서정적이고 시적인 영상 속에 여성 3대의 신산한 삶이 겹쳐진다.

★페드로(나테쉬 헤그드/인도)

페드로
페드로는 인도 서부 지역 숲속 마을에서 보이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전기 수리공이다. 맨몸으로 전봇대를 기어올라 솜씨 좋게 일을 처리하는 페드로는 아내 줄리, 아들 비누, 줄리의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줄리는 원래 페드로의 동생 바스타바의 아내였는데, 지금은 페드로와 함께 산다. 마을의 유지 헤그드는 이들 가족에게 일자리를 주며 보살핀다. 어느 날 페드로가 헤그드의 농장 관리를 맡게 되면서 각종 사건 사고에 휘말리기 시작하고, 이들의 미묘한 관계가 드러나게 된다. 비전문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를 비롯하여 숲속의 모든 것이 화면 안에서 영화적으로 변모하는 순간을 포착하는 신인 감독 나테쉬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붉은 석류(샤리파 우라즈바예바/카자흐스탄)

붉은 석류
아날은 마랏과 결혼해, 그의 아들 아딜과 함께 살고 있다. 임신 중인 아날은 빈혈이 심하고 유산의 위험이 높아 주의를 요하는 상태이다. 아날은 마랏이 시골로 이주를 서두르는 바람에 갑자기 낯선 환경에 놓였다. 아날의 아버지에게 취직을 부탁하기 위해 떠났던 마랏과는 연락이 두절되고, 마랏의 빚쟁이들은 집으로 쳐들어온다. 설상가상으로 아딜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날은 이제 아딜을 지키기 위해 홀로 싸움을 시작한다.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남편이 부재하는 동안 홀로 남아 가정을 책임지고 사회의 편견과 싸워야 하는 것은 주체적이고 강인한 여성인 엄마다.

★실종(가타야마 신조/일본)

실종
탁구장을 운영하던 아버지는 사업에 실패하고 가난에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 어느 날 아버지는 연쇄살인범을 봤다며 그를 신고해 포상금을 타겠다는 의욕을 보이지만, 다음날 사라진다. 딸은 아버지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다, 아버지가 일하던 곳에서 그와 같은 이름을 쓰는 남자를 발견한다. 그자가 수배 중인 연쇄살인범이라는 걸 알아차린 딸은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그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반전이 돋보이는 스릴러이지만 기술적인 반전에 매달리는 영화가 아니라 인간의 실체를 탐구하는 영화이다.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구분할 수 없는 인간성의 숨은 모습들을 정교한 장르적 문법에 담아 표현했다.

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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