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존경한 이는 소크라테스
몽테뉴는 서양 고대사에 그물을 던져 잡은 다양한 인간상을 ‘수상록’에 올렸다. 그러면서 도덕주의자답게 진심으로 칭찬하거나 따끔한 일침을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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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88년판 수상록 표지. |
“우리는 식인종을 야만인이라고 손가락질할 자격이 있을까?” 저자는 묻는다. 어버이가 죽으면 그 육신을 먹는 행위를 최고 효행으로 여기는 종족을 소개하는 대목에서다. 이들 자식은 부모 살이 자신 몸속에 들어와 제2 삶을 산다고 믿는다. 그 종족이 볼 때 사망한 어버이를 매장·화장해 재로 만들든지 썩게 하는 건 최악 불효다. 원수를 죽여 식육하여 최대로 복수하는 고대 민족도 식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다. 적을 먹은 내 몸을 상대가 죽이는 건 동족을 살해하는 앙갚음이 된다고 여겼다. 몽테뉴는 이들은 사자(死者)를 먹지만, 산 자를 잔인하게 고문하고 배신·불성실·탐욕을 불사하는 우리야말로 ‘산 자를 먹는’ 야만인이라고 비꼬았다.
저자는 고대와 근세 역사에 등장하는 숱한 현자 악인 영웅을 불러냈다. 소크라테스는 몽테뉴가 무척 존경하는 철인이다. 역사상 탁월한 3인으로 호메로스, 알렉산더 대왕, 스파르타를 무찌른 고대 그리스 장군·정치가 에파미논다스(기원전 410~기원전 362)를 꼽았다. 이런 영웅 탐사에는 다양한 얘기가 동반돼 재미를 더해준다. 가령, 알렉산더 대왕은 머리를 옆으로 기울이는 습관을 지녔는데 이는 그를 따르는 이들에게 전염병처럼 번졌다.
베르길리우스 루크레티우스 키케로 호라티우스 오비디우스 플루타르크 같은 탁월한 문인이 내놓은 작품에서 인용한 자료가 풍성하다. 이 고전에 인문학 서적으로서 묵직한 지위를 부여한다. 해학 어린 어조는 친근하고, 많은 고사와 영웅담은 흥미롭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폼페이우스 휘하 한 장수를 서너 번 잡았다가 풀어준 사례는 ‘삼국지’ 칠종칠금(七縱七擒) 고사 같다. 카이사르는 여성 편력도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