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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하이힐 굽 원상회복 가능할까?

재미있는 카오스 이론들

  • 서부국
  •  |   입력 : 2021-07-22 19:10:47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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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당 샤일록의 곤경 등 풀이

이 책 ‘카오스’엔 복잡한 수식만 난무할까? 그랬다면 과학 명저가 되지 않았다. 보통 독자 눈높이에 맞춰 맛깔나게 풀어낸 대목이 많다.
유리창에 낀 서리에서 관찰되는 프랙털 구조.
셰익스피어 5대 희극 중 하나인 ‘베니스의 상인’에서 악당 샤일록이 곤경에 빠진 이유가 카오스 이론으로 설명된다. 피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는 살을 1파운드는커녕 1g도 떼어낼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 이를 카오스 학자 망델브로는 ‘베니스의 상인 증후군’이라 했다. 모세혈관이 프랙털 구조이기 때문. 세포 사이를 빼곡히 메운 혈관을 손상하지 않고 살을 모기눈물만큼이라도 베어낼 수 없다. 원에 무한히 내접하는 ‘코흐 곡선’처럼 한정된 신체 공간에 혈관이 무진장 분포한다. 그 길이가 12만 ㎞(지구 3.5 바퀴). 인체 신비를 카오스 이론이 밝혔다. 의대생은 이 이론을 공부해야 한다.

하이힐 굽이 부러져 접착제로 붙였다. 원래대로 완벽하게 맞춰질까? 두 접촉면을 확대해 보면 각각 불규칙하게 울퉁불퉁하다. 딱 맞물릴 수 없다. 프랙털 구조이므로. 지구 연구가 크리스토퍼 숄츠가 ‘험프티-덤프티 효과’라 불렀다. 리아스식 해안선의 정확한 전체 길이는 잴 수 없다. 근사치만 얻을 뿐이다.

제임스 요크는 카오스 이론이 세상에 유용하다는 사실을 좀 별나게 입증했다. 연방정부가 시행하는 임질 억제 정책이 미흡하다고 보고 임질 전파 경로 보고서를 내놨다. 당국이 반전 시위대 숫자를 줄여 발표하자 딴지를 걸었다. 경찰은 워싱턴 기념탑 주변에 모인 시위대를 공중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시위 인원이 많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요크는 사진 속 기념탑 그림자 위치를 분석해 시위대가 해산한 뒤 30분 지나 찍은 사진이라고 폭로해 당국에 한 방 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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