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고전이 서사시라 하지만 아래 문장을 보면 알겠지만, 산문처럼 느껴진다. 역사 설화 영웅담 같은 힘찬 소재를 다뤄 울림이 웅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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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디세우스와 아들 텔레마코스가 구혼자들을 처단하는 장면. |
“나뭇잎이 살아가는 모양이야말로 인간 생사와 조금도 다를 바 없소. 때로는 바람 불어와 땅 위에 나뭇잎을 흩뿌리지만, 또 한편에서는 숲속에서 무성하게 자라 나무를 왕성하게 하고 봄을 맞소. 마찬가지로 인간 세상도 한편에서는 태어나고, 한편에서 잊히고 사라져 가는 법이라오.” 트로이군 용장 글라우코스가 자신과 대적할 그리스군 맹장 디오메데스에게 통성명할 때 이랬다. 두 장수는 서로 절친한 가문 자손임을 알고 선물을 나누고 싸우지 않는다(일리아스 6권).
“양군이 싸우는 모습은, 마치 나무꾼이 울리는 산울림이 산속 나직한 골짜기에서 솟아오르면 멀리서도 그 소리가 똑똑하게 들리듯, 넓은 길을 통하게 하는 대지에서 적과 아군이 서로 부딪치는 청동의 칼날과 모양새도 훌륭한 많은 쇠가죽 방패, 그것이 칼에 맞는 소리, 두 가닥 창끝에 찍히는 소리가 굉연하게 일었다.”(일리아스 16권)
“이렇게 큰 소리로 말하곤 아들에게 입을 맞추었다. 이제까지는 언제나 참아 왔던 눈물이었는데, 그의 볼을 타고 눈물이 땅바닥에 뚝뚝 떨어졌다.”(오디세이아 16권) 천신만고 끝에 일부러 거지 행색을 하고 장성한 아들 텔레마코스를 10년 만에 만난 오디세우스. 아버지와 아들 가슴속에 격랑이 인다.
“참아라, 참아야 한다. 심장이여.”(오디세이아 20권) 거지로 변장한 오디세우스는 자기 집에서 잠을 청하는데 구혼자 쪽에 붙은 시녀들이 멸시하자 분노가 타오른다. 하지만 아직 때가 아닌지라 인(忍) 자를 세 번 쓴다. 인내할 줄 알아야 기회를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