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비와 당신의 이야기’ 주연 강하늘·천우희

마주치지 않은 두 남녀, 러브레터로 교감 연기…아날로그 감성에 젖다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1-04-27 19:23:40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강하늘 4년 만에 스크린 나들이
- 자신의 20대 초반 투영해 열연

- 천우희 밝은 캐릭터 ‘낯선’ 변신
- “일상 속 크고 작은 기적에 감사”

‘싱그러운 청춘’을 대표하는 배우 강하늘과 천우희가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손편지 같은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개봉 28일)로 봄비 같은 따뜻한 감성을 전한다. 군 제대 후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으로 연기의 폭을 넓힌 강하늘과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서른 살 청춘의 고민과 연애, 일상을 보여준 천우희는 이제는 흔히 볼 수 없는 편지를 매개로 서로의 지친 삶을 위로하고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2003년 배경이지만 1990년대의 감성을 지닌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우연히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서로의 삶에 위로가 되어준 영호와 소희가 비 오는 12월 31일에 만나자는 가능성이 낮은 약속을 한 후 써 내려가는 아날로그 감성 무비다. 강하늘은 지루한 삼수 생활을 하다 기억에 남는 초등학교 동창 소연(이설)에게 편지를 보내는 20대 청년 영호를, 천우희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언니 소연을 대신해 영호와 우연히 편지를 주고받게 되는 소희를 연기했다. 얼굴도 모른 채 편지를 기다리는 설렘과, 확률이 낮은 12월 31일의 비를 기다리는 설렘이 잊었던 감성 지수를 높이고 어느 덧 두 사람의 만남을 바라게 된다. 영화 내용상 얼굴을 보지 못한 채 편지를 읽는 내레이션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 강하늘과 천우희에게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영화 ‘스물’ ‘쎄시봉’ ‘동주’ ‘청년경찰’ 등에서 다양한 청춘의 얼굴을 보여준 강하늘은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서 다시 한번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청춘의 모습을 그렸다.(왼쪽), 영화 ‘한공주’ ‘곡성’ ‘어느 날’ ‘버티고’ 등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천우희는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선 힘을 뺀 평범한 청춘의 모습을 보여줬다. 키다리이엔티·소니픽처스 제공
■강하늘 닮은 영호를 연기한 강하늘

영화 ‘스물’ ‘쎄시봉’ ‘동주’ ‘청년경찰’ 등에서 다양한 청춘의 얼굴을 보여준 강하늘. 그는 이번 영화에서 뭘 해야 할지 고민하며 지루한 삼수 생활을 이어가는 평범한 20대 초반의 청춘을 연기한다. 무려 4년 만에 관객과 만나는 그는 “최근에 읽은 대본 중에서 이런 느낌이 없었다. 완성도도 높아서 굉장히 공을 많이 들인 것이 느껴졌다”는 그는 20대 초반 누군가를 좋아했을 때 설레는 마음으로 상대방의 문자를 기다리던 감정을 캐릭터에 투영해 연기했다. 그래서 평소 작품 속 인물이 되어 연기했던 것과 달리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서는 영호라는 인물이 강하늘처럼 보이도록 노력했다. “대본을 보면 지문이나 대사가 간결하게 표현돼 있어서 배우 스스로 채워나가야 할 부분이 많았다”는 그는 영호를 연기하면서 마치 실생활에서 만나는 강하늘처럼 표정 짓고 반응했다. 물론 인물의 성격까지 완전히 같은 건 아니다. “영화가 답답해 보이기도 하는데, 저는 그렇게 어벙하지 않고 똑부러진다(웃음). 특히 사람 관계는 확실하게 하는 편이라 그런 면은 영호와 다르다.”

강하늘은 비 맞는 것을 좋아해서 우산을 잘 사지도 않고 갖고 있지도 않는데, 영화 속에서는 영호가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우산을 만드는 공방을 운영한다. “얼마 전에 비가 오는 날 갑작스럽게 나가야 할 일이 생겨서 편의점에서 비닐우산을 산 적 있지만 아직도 집에 우산이 없다. 그런데 영화에서의 직업은 우산 기술자다. 강하늘이 아니라 영호이니까 그렇다.” 그렇다면 영화 속에서 비가 오는 날 영호는 우산을 쓰고 있을까, 안 쓰고 있을까?

■천우희 닮은 소희를 연기한 천우희

영화 ‘한공주’ ‘곡성’ ‘어느 날’ ‘버티고’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폭 넓은 연기력을 선보이며 자신의 색깔을 찾아온 천우희. 그는 이번에 아픈 언니를 대신해 영호의 편지에 답장을 보내다가 그 자체가 서서히 일상의 즐거움이 돼버리는 20대 소희가 됐다. “대본을 읽으니 잔잔하게 스미는 따뜻함이 좋더라. 요즘 시대에 이런 영화 하나 정도 필요하지 않나 싶기도 했다. 나 또한 관객의 입장에서 여리고 맑은 느낌의 영화를 보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힌 천우희는 그간 ‘곡성’처럼 센 느낌의 영화나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그래서 평범한 일상을 사는 소희를 어떻게 연기할지 궁금했다. 그는 “나 스스로도 이런 감성의 영화에서 어떻게 연기할지 궁금했다. 이번에는 카메라 앞에서 무심하게 있거나 힘을 빼고 연기하려고 했다”고 이번 연기에 대해 설명했다.

소희도 영호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자신의 삶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 고민하는 인물이기에 천우희는 자신의 20대를 돌아보며 연기했다. “다른 작품에서는 ‘이 인물이라면 어떻게 행동할까?’를 먼저 고민했다면, 이번에는 ‘내가 이럴 때 어떻게 했었지?’하는 지점이 많았다. 배려심이 많거나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에 공감하며 저의 20대 모습을 좀 더 많이 반영했다.” 물론 강하늘과 마찬가지로 천우희 또한 소희와 성격적으로 다른 지점이 있다. “소희는 소극적인 면이 있는데 저라면 더 적극적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먼저 영호에게 다가갔을 것이다.” 영호에게 대리 답장을 쓰던 소희는 ‘비 내리는 12월 31일에 만나자’는 가능성이 희박한 단서를 달았는데, 과연 두 사람의 만남은 이루어졌을까?
영호 역을 맡은 강하늘과 소희를 연기한 천우희(오른쪽 사진). 키다리이엔티·소니픽처스 제공
■강하늘·천우희의 내레이션 연기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서 서울과 부산에서 편지를 주고받는 영호와 소희는 거의 마주치지 않는다. 그래서 강하늘과 천우희는 촬영 현장에서도 거의 만나지 않은 채 각자 편지를 읽는 내레이션만 듣고 상상만으로 연기를 하는 독특한 경험을 했다. 이런 식의 연기에 대해 강하늘은 “오히려 굉장히 많이 함께 호흡했다고 생각한다. 녹음된 내레이션을 들으며 연기를 해서 그런지 만나서 연기한 것보다 더 깊은 교류를 한 느낌이 들었다”며 “목소리를 듣고선 (우희 누나가) 이런 표정으로 이런 대사를 했을 것 같다고 상상했고, 그래서 더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천우희 또한 “처음에는 감정을 직접 주고받지 않아서 연기하는 데 어려움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막상 상상력으로 연기를 해보니 무한대의 자유를 가질 수 있어서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강하늘과 비슷한 대답을 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서로의 연기를 위해 촬영에 앞서 내레이션을 먼저 녹음해야 했는데, “함께 녹음할 때 대사를 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됐다”고 했다.

한편 두 배우는 모두 “다음에는 얼굴을 보고 대사를 많이 나누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강하늘은 “이번에는 잔잔하게 만났으니까 다음에는 대판 싸우는 영화도 좋을 것 같다. 친해야 그런 장면이 잘 나올 것 같은데, 잘 맞을 것 같다”고 하다가 “우희 누나는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며 돌발 질문을 했다. 이에 천우희는 “아주 친한 사이로 나와서 티키타카 하거나 이번에는 거의 못 만났으니 계속 만나는 역할도 좋겠다. 또 강하늘 말처럼 크게 충돌하는 역할도 재미있을 것 같다. 강하늘이 워낙 연기를 잘해서 나중에 꼭 한번 만나고 싶다”고 화답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소중한 인연을 만나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리고, 기다림 끝에 기적처럼 인연을 만날 수도 있다는 설렘의 영화다. 마지막으로 천우희는 “우리 생활 안에 크고 작은 기적이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에 아이 셋의 어머니가 아이를 맡기고 영화를 보러 갈 수 있는 것도 기적이라고 하더라. 모두가 지치고 힘들고 화날 수 있는 상황인데, 잠시 현실을 잊고 영화를 보는 것에서도 작은 위안을 받지 않을까 싶다”며 힘든 시기를 지내고 있는 모두를 응원했다.

latehop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2. 2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3. 3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4. 4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5. 5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6. 6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7. 7‘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8. 8[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9. 9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10. 10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3. 3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4. 4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5. 5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6. 6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7. 7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8. 8‘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9. 9靑 정책실장에 하준경 수석, 지방시대위원장에 박정현
  10. 10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4. 4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5. 5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6. 6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1일
  8. 8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우수학술 부문
  9. 9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연구혁신 부문
  10. 10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1. 1“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2. 2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3. 3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6. 6‘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7. 7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8. 8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9. 9“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10. 10검찰 기존 사건 90일 간 수사 가능…대규모 사건이관에 현장혼선 우려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3. 3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4. 4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5. 5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6. 6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7. 7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8. 8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9. 9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10. 10독립운동가 후손 재일교포 허미미, AG 여자 유도 57㎏급 금메달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