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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 ‘원조돌’ 하니, 이젠 배우 안희연입니다

걸그룹 EXID 멤버서 연기자 변신, ‘어른들은 몰라요’로 스크린 데뷔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1-04-22 19:37:44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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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픔 지닌 가출 청소년 ‘주영’ 역
- “맘속으로 눌러온 것들 표현했죠”

원조 역주행 걸그룹 EXID 출신의 안희연(하니)이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로 첫 스크린 도전에 나섰다. 드라마 ‘엑스 엑스’ ‘하얀 까마귀’ ‘아직 낫서른’ 등에 출연하며 EXID 멤버 하니에서 배우 안희연으로 변신 중인 그에게 ‘어른들은 몰라요’는 개봉은 가장 늦었지만 배우로서 첫걸음을 내딛게 한 의미 있는 작품이다.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로 연기에 첫 도전한 걸그룹 EXID 출신의 안희연. 리틀빅피처스 제공
이환 감독이 ‘박화영’에 이어 10대들의 솔직한 모습을 그린 ‘어른들은 몰라요’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 메가박스상과 KTH상을 받은 영화로, 착하고 순수해 보이는 제목과는 달리 가정과 학교로부터 버림받은 10대 임산부 세진이 가출 4년 차 동갑내기 친구 주영과 함께 험난한 유산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안희연은 주영 역을 맡아 연기 신인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의 스틸컷.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안희연은 “2년 전쯤 이전 소속사와 계약이 끝날 때 다음 행보를 고민했었다. 이 감독님에게 출연 제안을 받고 ‘박화영’을 봤는데 뭔가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된 순간을 전했다. 당시 스물여덟 살이었던 안희연은 막상 새로운 뭔가를 시작하려니 망설여지기도 했는데, “엄마가 ‘뭔가를 하는 데 있어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충분하다’며 ‘하고 싶잖아 그럼 해 봐’라고 하시더라”며 든든한 후원자이자 지지자인 어머니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막상 출연을 결정하니 지금까지 보여준 적이 없는 모습을 연기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밀려왔다. 지금까지 항상 밝고 긍정적이고 바른 모습만 보여주던 ‘하니’였는데, 가출 청소년으로 거칠게 사는 센 캐릭터를 맡았기 때문이다. 그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주영이는 저와 거리가 먼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촬영에 앞서 연기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주영이 지닌 아픔이나 좌절 등을 발견했고, 저에게도 그와 비슷한 것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워크숍은 제 자신을 많이 발견하는 시간이었다”며 캐릭터를 받아들이고 내재화하는 과정의 경험을 설명했다. 이어 “방어기제로 잘 들여다보지 않거나 눌러놨던 것을 연기로 표현한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어른들은 몰라요’가 배우로 새로운 길을 걷는 안희연에게도 큰 의미였음을 강조했다.

물론 처음 하는 영화 촬영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특히 영화 중반 친한 친구인 세진을 억지로 돌을 들어 때려야 하는 장면은 너무 힘들었다. “함께 다니는 오빠 때문에 세진을 돌로 쳐야 하는데, 살면서 그런 상황을 맞이해 본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주영의 모든 것이 무너지는 감정으로 그 장면을 촬영해야 했다”고 힘들었던 순간을 털어놓은 안희연은 “세진 역의 이유미 배우가 자신이 나오지 않는 장면에서도 저를 위해 누워 있었다. 배우로서 배울 점이 많았다”며 호흡을 맞춘 이유미를 칭찬했다.

‘어른들은 몰라요’로 연기를 시작한 안희연은 “연기를 하면서 나에 대해서, 타인에 대해서, 관계에 대해서, 세상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 배우는 것이 너무 짜릿하고 즐거웠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지금은 스펀지처럼 막 빨아들이는 단계”라며 “어떤 작품에서든 더 많이 (연기를) 배우고 싶다”는 바람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올해 서른 살이 된 그에게 멋진 배우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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