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화폭에 담긴 일상과 실존…1980년대 부산 형상미술 재조명

부산시립미술관 8월 22일까지 ‘거대한 일상:지층의 역전’ 전시

  •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
  •  |   입력 : 2021-04-11 19:15:44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노원희 등 26명 120여 점 선봬
- 연계 강좌·아카이브 등도 마련

1980년대 부산 화단을 이해하는 주요 키워드는 ‘형상미술’이다. 구체적 일상과 인간 실존 문제에 주목하는 경향으로, 이러한 개인적 서사는 필연적으로 당시의 사회상 또는 시대적 고민을 내포한다. 하지만 같은 시기 한국미술사 전체의 맥락에서는 민중미술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거대 담론이 주류를 이루면서, 형상미술은 민중미술의 한 분파로 여겨지거나 논의에서 소외되곤 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도 형상미술, 형상성에 대한 미술사적 정립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이런 점에 착안해 올해 첫 번째 기획전으로 형상미술을 재조명하는 ‘거대한 일상 : 지층의 역전’전을 마련했다. 1980년을 기점으로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의 부산 미술사를 정리하는 작업이자, 한국 미술사를 보다 두텁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립미술관 ‘거대한 일상:지층의 역전’전에 전시되는 김춘자 작가의 ‘생(生)-88’.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오는 8월 22일까지 개최하는 이번 기획전은 노원희 안창홍 정복수 최석운 등 부산 연고 작가 26명의 작품 120여 점으로 구성했다.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형상적 감각을 드러낸 작가들의 작품들로 추렸다는 게 미술관 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전시실에는 한국미술계의 흐름을 아우르는 아카이브, 인터뷰 영상도 선보인다.

전시는 ▷현실의 표정-형상의 전개 ▷표현의 회복 ▷뒤틀린 욕망 ▷격랑의 시대 총 4가지 섹션으로 나뉜다. 시기가 아닌 주제와 특징을 잘 담아낸 키워드로 작품을 구분했다. 먼저 ‘현실의 표정-형상의 전개’ 섹션은 1970년대 주류를 이룬 추상과 아카데미즘에 대한 반발 의식에서 태동한 ‘새로운 형상성’에 대해 소개한다. 여기에서는 개인의 서사에 주목하거나 시대에 대한 고민을 구체적인 삶의 표정으로 그린 송주섭 작가의 ‘세대’(1982)와 정복수 작가의 ‘고독을 소독하는 사람’(1978)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어지는 ‘표현의 회복 ’ 섹션은 인간 일상 풍경을 통해 시대를 바라봤던 개인들의 격렬한 시선에 집중한다. 정진윤 작가의 ‘여왕의 잠’(1989)을 비롯해 강렬한 색감, 초현실적인 배경과 배치, 한국적 소재 등을 활용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송주섭 작가의 ‘세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형상미술의 다원성을 보여주는 ‘뒤틀린 욕망’ 섹션은 섹슈얼리티와 욕망, 과장된 인물 묘사를 통해 급격한 산업화나 자본주의의 폐해 등 혼란한 시대를 드러내는 작품들을 조명한다. 김춘자 작가의 ‘생(生)-88’(1988), 김미애 작가의 ‘매치’(1988) 등 그로테스크(Grotesque)한 묘사와 언캐니(Uncanny)한 도상들의 조합이 눈길을 끈다. 박병제 작가의 ‘자화상’(1990), 안창홍 작가의 ‘위험한 놀이’(1983)가 포함된 ‘격랑의 시대’ 섹션에서는 섬세한 감수성으로 삶의 체취를 보다 다각적으로 드러낸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다.

미술관은 기획전 기간에 배움의공간 ‘지금, 여기 우리의 이야기’도 운영한다. 1980년대 작가들이 주목한 일상과 다양한 삶의 체험을 당대 문학과 관련지어 사유하고 표현하는 프로그램으로, 연령 제한이 없다.

또 다음 달 13일부터 6월 3일까지 매주 목요일 미술관 대강당에서는 시민 강좌 ‘기혜경 관장과 함께하는 한국 현대미술사’도 진행한다. 기혜경 관장은 “지역 미술사 조명을 통해 1980년대 한국 미술사를 재고하려는 이번 전시에 시민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2. 2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3. 3[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4. 4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5. 5[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6. 6"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7. 7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8. 8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9. 9트럼프 “韓 알래스카 안 해도 괜찮다…더 청구하면 돼”
  10. 10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1. 1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2. 2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3. 3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4. 4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5. 5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6. 6‘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7. 7[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8. 8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9. 9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0. 10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1. 1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2. 2"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3. 3“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4. 4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5. 5"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6. 6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7. 7최태원, 9440억 규모 SK 지분 매각 결정…노소영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
  8. 8국민·하나·부산은행도 당했다…금융권 해킹 피해 확산(종합2보)
  9. 9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10. 10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1. 1‘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2. 2[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3. 3[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4. 4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5. 5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6. 6“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7. 7“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8. 8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9. 9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10. 10‘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1. 1[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2. 2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3. 3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4. 4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5. 5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6. 6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7. 7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8. 8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9. 9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10. 10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