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올드보이’를 좋아하는 당신, 이 사람 영화에 푹 빠질걸요

日 뉴웨이브 거장 소마이 신지, 부산 시네마테크 11편 회고전

  •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  |   입력 : 2021-03-16 19:07:57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1980년대 자국 영화 침체기 때
- 장르 초월 독창적 스타일 호평
- 롱테이크·롱샷 기법 등 파격도

“영화 ‘올드보이’ 속 장도리 액션 장면을 인상 깊게 본 관객은 이 감독의 영화가 볼만 할 겁니다.” 평소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상영한 예술영화가 어렵다고 느낀 관객이라면 소마이 신지 감독의 회고전에 주목하면 좋겠다. 시네마테크에서 오는 25일까지 일본 뉴웨이브 영화 시대를 이끈 소마이 감독의 작품 11편을 소개한다.
   
소마이 신지 감독의 ‘세일러복과 기관총’스틸컷. 영화의전당 제공
일본 뉴웨이브는 대형 영화사의 몰락으로 침체기에 접어든 일본 영화계에 독창적인 스타일로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은 1980년대 신예 감독의 경향을 통칭한다. 그 중 소마이 감독은 당시 유행했던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영화를 끊임 없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어내 1960, 70년대 일본 누벨바그와 1990년대 일본 독립영화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감독으로 평가 받는다.

소마이 감독의 작품 스타일은 하나의 장면을 편집 없이 길게 찍어 보여주는 ‘롱테이크’와 카메라가 피사체와 거리를 멀리 두는 ‘롱숏’으로 압축할 수 있다.

국내 관객에게 이 기법을 알린 영화는 ‘올드보이’다. 박찬욱 감독은 작품 속 오대수가 깡패 무리를 장도리로 무찌르는 장면을 컷 없이 한 번에 보여줘 편집에 의한 조작 없이 피사체의 ‘날 것’ 그대로의 성질을 관객이 고스란히 느끼게 했다.

소마이 감독은 초기작에서 이런 카메라 워킹을 자신의 원칙처럼 사용했다. 특히 아이돌 장르 전성기를 보낸 감독 답게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많이 다뤘는데, 대표작인 ‘태풍클럽’을 보면 기성세대의 부조리에 분노한 주인공의 불안과 초조 뿐 아니라 젊은 육체가 뿜어내는 활력을 편집이라는 인위적인 매개 없이 직접 느낄 수 있다.

기관총을 난사하는 세일러복 차림의 여고생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마니아가 많은 ‘세일러복과 기관총’은 오늘날 관객이 봐도 파격적이다. 롱테이크와 고속촬영 기법은 물론, 당시로서는 낯선 광각렌즈 등을 사용해 실험적인 카메라 구도를 선보여 야쿠자 액션 영화의 전형을 뒤집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5년 뒤 마에다 코지 감독이 이 영화를 리메이크해 ‘세일러복과 기관총-졸업’이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회고전 이후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리메이크 작품을 원작과 비교하며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소마이 감독을 개성적인 스타일리스트로만 평가할 수 없다. 그의 영화 상당수가 아동 청소년 가족에 초점 맞춘 것과 달리 ‘물고기떼’는 어부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고단함과 쓰라림을 진하게 보여준다. 1990년대 연출한 ‘이사’ ‘여름 정원’ 등에서는 스타일을 내세우지 않으면서 풍성하고 창의적인 디테일로 인물 장소의 질감을 섬세하게 드러내는 경지가 잘 드러난다.

   
‘러브 호텔’ 스틸컷. 영화의전당 제공
로망 포르노 장르의 ‘러브호텔‘은 사업에 실패해 빚더미에 올라앉게 된 남성이 홧김에 찾아간 러브호텔에서 돈으로 산 여성을 만난 뒤 일어난 감정의 동요를 서정적으로 묘사한다. 로망 포르노는 1970년대 일본 영화 침체기에 나타나 불황기 영화 인재에게 일자리를 줬다. 당시 저예산 에로영화보다 많은 제작비를 투입하고 탄탄한 시나리오와 영화기술을 사용해 완성도를 높인 로망 포르노는 마니아가 많았다.

회고전을 기획한 허문영 프로그램 디렉터는 “소마이 신지는 당시 유행한 장르를 채택하면서 누구도 하지 않았던 독창적 기법을 적용해 영화를 만들었다”며 “스타일이 충실히 반영된 영화는 시간이 지나도 낡은 느낌을 주지 않는다. 젊은 관객이 편한 마음으로 영화를 보고 나면 누군가와 깊은 대화를 나눈 느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5. 5“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6. 6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7. 7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4. 4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5. 5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6. 6"'국가전산망 먹통' 국정자원 화재로 소실된 데이터 완전복구 안돼"
  7. 7부산 영도 출신 이언주 의원, 부산·울산서 '공짜 질서는 끝났다' 북콘서트 개최
  8. 8강신철 “DMZ 北지뢰제거작전은 역사상 처음…단호한 대응이라고 본다”
  9. 9靑 “조국, ‘보완수사 인정’ 입장 밝혀”…조국혁신당 “발언 맥락 외면”
  10. 10조희대 “재제청 요구 헌법적 근거 없어" 거부 입장 재확인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3. 3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4. 4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5. 5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6. 6기업 보유 토지 공시지가 공시 의무화…‘땅부자’ 상장사 수면 위로
  7. 7“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8. 8[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9. 9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10. 10어선원 직불금, 60일 승선하면 받는다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7. 7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8. 8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9. 9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0. 10“디지털농업·특화브랜드로 청년농부 유입 이끌 것”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세연-Find Your Brave
박자현-꾸지 않는 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6일 (음 8월 26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5일 (음 8월 25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