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학교폭력 관련 사건이 연일 터지면서 지목된 당사자와 관계자들이 긴장한다. 이번 사건은 도미노처럼 꼬리를 물고 번지는 점에서 지난 사건들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 기회를 통해 그동안 둔감했던 학교폭력과 집단따돌림에 관한 공론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2, 3년 전 학교폭력 당사자로 지목받았던 걸 그룹 리더는 활동을 접었으며 본의 아니게 긴 자숙 기간을 가져야만 했다. 그때만 해도 피해자와 합의해 유야무야 희미해졌는데 이번에는 대중문화 전반을 통해 큰 규모로 드러난다. 오늘(22일)만 해도 배우, 아이돌 가수, 트로트 가수까지 서너 명이 동시다발로 지목돼 소속사는 확인과 대처에 진땀을 뺀다.
학교폭력은 매우 어렵고 힘든 문제다. 엄연한 피해자가 있는 범죄행위다. TV에 나오는 연예인, 우리가 ‘공인’이라 부르는 이들의 과거 행실을 가볍게만 넘길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물론 피해를 입었다는 폭로성 주장이 해당 연예인의 이미지를 고의로 떨어트리고 합의금 등을 노리는 의도에서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므로 명확한 근거나 증거가 없을 경우 그 주장을 100% 믿는 것은 문제 소지가 있다. 피해자의 주장과 기억만으로 사실 여부를 따지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대부분 사건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연예인들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피해자들이 구체적인 근거, 예를 들면 졸업사진, 목격자 증언, 실명 인증 등을 통해 피해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학폭 사건 조작설이나, 피해자의 불순한 의도설은 설득력을 잃는다.
학폭은 가해자·피해자 모두에게 크나큰 상처를 남긴다. 피해자는 유명인이 된 가해자 모습을 보고 힘들었던 과거가 떠오르는 점이 가장 괴로울 것이다. 중요한 건 가해자로서, 진정으로 사과·반성하는 것 아닐까. 과거는 어찌할 수 없지만, 그런 모습을 대중은 바란다. 거창한 선행이나 실천까지는 아니라도, 자기 과거와 현재에 진실하며 부끄러움 없는 스타와 연예인이 대중의 찬사와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는 것이다. 갓 주목받고 사랑받기 시작한 배우, 아이돌에게 대중이 바라는 것은 빛나는 재능에 더해 그것을 단단히 받쳐주는 좋은 인성과 품성일 테다.
장은진 동서대 외래교수·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