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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관광…예술로 리디자인 <3> 현장에서 본 ‘연결’의 중요성- 이상훈 드림원정대 대표 기고

매력있게 비비고 버무려야 ‘시그니처 문화시설’ 나온다

  • 이상훈 드림원정대 대표
  •  |   입력 : 2021-01-21 20:08:04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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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마중물 문화시설 필요한데
- 오페라하우스·국제아트센터 등
- 市 관광자원화 전략 포함 안돼
- 그저 완공 목표로 열심히 짓기만
- 예술단체·전문가·실무자 하나돼
- 지속가능한 콘텐츠로 명소돼야

부산 사람이 서울이나 제주나 강원도를 여행한다고 치자. 가장 일반적인 패턴은 주말을 이용한 1박 2일 스케줄이 될 것이다. 주 5일 근무제가 일반화한 상황에서 직장인에게는 금토일(2박) 머무는 정도가 여행의 최대치가 될 것이다. 특별한 휴가기간이 아닌 일상에서 말이다. 경주나 통영 같은 부산의 인접 도시는 당일치기 여행도 충분히 가능하다. 최근 제주도 한달살기 등 여행 패턴이 많이 다각화하되기는 했지만, 대체로 이러하다.
   
부산 북항에 2022년 들어설 예정인 부산오페라하우스. 국제신문 DB
내국인 관광객이 부산을 찾을 때 역시 이 같은 패턴을 벗어나기 쉽지 않다. 그럼 외국인이 부산을 찾을 땐 어떠할까?

필자는 유럽이나 북미 도시를 여행할 때면 서점을 자주 찾는데, 항상 그 나라 언어로 한국이 소개된 관광 책을 찾아본다. 대개 동아시아 또는 아시아 여행이라는 주제의 책에서 한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 작은 단원이나 단락으로 소개되기 마련이다. 이마저도 서울 경주 그리고 제주가 지면을 차지한다. 부산은 박스로 한 두 줄 언급되면 다행이지만, 발견하기 쉽지 않다.

이게 당장의 부산 현실이다. 중국 일본과 경쟁해야 하고 서울 경주 제주와 맞붙어야 한다. 서울 제주를 찾은 외국인 여행객이 당일치기로 부산을 여행하거나 최소 1박 이상 머물게 할 경쟁력 있고, 대체 불가능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부산을 목적지로 삼도록 하는 특별한 것이 필요하다. 이에 관한 답은 문화예술 영역과 가까운 곳에서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산시민공원 안에 2023년 완공할 계획인 부산국제아트센터 예상도. 국제신문 DB
■관광 분야 ‘한 방’ 예술문화로 감당

필자는 지난 11년간 아트 트래블 회사를 운영해왔으며 전 세계 1280개 도시에서 600편의 해외공연을 봤고 500여 곳 미술관을 찾았으며, 수많은 예술축제를 마주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그 무언가 ‘한 방’은 문화예술에서 찾아야 한다”였다. 이런 판단을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었고, 필자가 사랑하는 많은 문화 도시는 바로 그런 모습을 간직했다.

국제신문 ‘부산 관광, 예술로 리디자인’ 기획의 앞선 두 글에서 아부다비, 도하, 함부르크 등의 도시를 사례로 이전에 없던 도시 이미지를 문화예술시설을 통해 창출하고 관광도시로 거듭난 사례를 볼 수 있었다. ‘시그니처 문화시설’은 충분히 그 도시를 ‘목적지’로 한 여행의 동기가 되었으며, 핵심적인 관광자원으로 마중물이 되었다. 그 안에는 그런 흐름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프로그램이 개발돼 있었다.

2020년 1월 부산은 대한민국 제 1호 국제관광도시로 선정돼 5년간 관광 분야 최대 규모인 500억 원 국비를 지원받아 글로벌 관광거점도시 조성을 위한 용역을 추진해왔고, 이달 21일 ‘국제관광도시 온라인 시민보고회’가 열렸다. ‘국제관광도시 부산’의 타깃은 명확하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시대 ▷세계 10대 관광도시 진입을 목표로 5개 추진전략과 74개 세부사업을 수립했다고 한다. 내국인을 위한 관광도시가 아니라 말 그대로 국제관광도시를 표방한다.

‘국제관광도시 온라인 시민 보고회’ 보도자료를 보니 핵심사업과 전략사업으로 나뉜 영역에는 사업기간 내 완공되는 오페라하우스와 국제아트센터에 관한 이야기는 없다. 부산시립미술관도 부산현대미술관도 없다. 문화예술 영역이 공연과 미술이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국제관광도시 용역 시작 단계부터 7가지로 나뉜 카테고리에 문화예술 이야기는 ‘문화유산’과 ‘영상산업’ 두가지 밖에 없었다.

■창의적으로 섞어야 관광은 빛난다

   
이상훈 씨가 부산 엘시티 초고층 전망대 부산엑스더스카이에 설치된 ‘더 트래블’ 앞에 섰다. 그가 유럽 50개국 800여 개 도시를 돌며 모은 관광기념품 마그네틱 8000여 개 중 4000여 개로 유럽 지도를 장식한 작품이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신규로 사업비 2500억 원과 900억 원이 각각 들어가는 부산 오페라하우스와 부산 국제아트센터만큼 중요한 관광자원이 또 어디 있는가? 현재의 부산문화회관, 부산시립미술관의 콘텐츠는 왜 관광자원으로 고려하지 않았는가? 적어도 문화관광 콘텐츠 개발의 한 꼭지에는 자리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5개의 핵심사업 중 ‘부산다운 문화관광 콘텐츠 개발’ 항목을 들여다보면 ▷산복도로 ▷야간관광 ▷을숙도 생태관광 ▷골목길 등을 세부사업 대상으로 하는데, 그동안 해왔던 도시재생 사업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물론 문제 제기의 번지수가 틀렸는지 모르겠다. 오페라하우스와 국제아트센터는 주무 부서가 다르며, 국제관광도시 사업과 별개로 논의되어야 하거나 해당 부서 내에서 별도로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그리고 일상에서도 서로 연계되고 협업해서 이뤄지는 좋은 사례를 많이 만난다. 이종교배해서 탄생한 것이 생태계에서 훨씬 더 경쟁력 있는 것으로 안다. 관광이야말로 그러한 영역의 최일선에 있다. 없는 것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기존 것을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연계성도 없고 연결성도 없는 것이 부산 현실이다.

■도대체 왜 과정을 중시하지 않는가

부산국제아트센터가 올해 1월 15일 부산시민공원 안에 착공했다는 기사를 마주했다.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을 지으면서 건축 프로그래밍 단계에서 전문가와 협의됐는지, 그와 같은 준비가 있는지 모르겠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가 개관했을 때 세계는 열광했다. 하지만 그 열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여전히 도시의 랜드마크로 기능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공연장으로서는 중심에 서지 못했고, 번번이 외관과 형태만 회자할 뿐이다.

독일 함부르크의 엘프 필하모니가 시즌 티켓 오픈과 동시에 1년 치 주요 공연은 매진이 되는 것은 공연장도 훌륭하지만 NDR 북독일방송교향악단이 호스트로서 그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베를린 필하모니아도,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도 각각 베를린 필하모닉, LA 필하모닉을 위한 공연장으로 설계됐고, 스위스를 대표하는 복합문화시설 KKL 역시 루체른 페스티벌이 있기에 꾸준히 많은 사람이 찾아가는 세계적인 명소가 됐다.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인 부산국제아트센터 설계 단계에서, 이를 주로 사용하게 될 호스트로 유력한 부산시립교향악단 관계자와 커뮤니케이션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부산현대미술관이 문을 열었을 때 제기됐던 문제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저 완공과 개관을 목표로 열심히 짓기만 한다. 상주 단체가 이용할 연습실 등을 위한 배후시설은 있는가. 이는 오페라하우스도 마찬가지다. 런던 로열오페라, 베를린 국립가극장, 뉴욕 MET. 예외 없이 세계 주요 오페라하우스는 전부 동명의 프로덕션과 함께 존재한다. 과연 새로운 오페라하우스에 제작을 위한 공간이나 계획이 함께 고려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운영비를 타령하며 메이드 인 부산(Made in Busan) 콘텐츠는 배려치 않은 채, 대관만 할 것인가?

■놓쳐선 안 될 기회가 열리고 있다

문화시설이 관광자원화 되지 못함도 아쉽지만, 이들 시설 내부로 들어가면 그 내용은 안타까울 만큼 전문가와 연계되지 못하고 실무자들도 연결되지 않는다. 고객(유저)을 고려하지 않고 공공 문화예술공간은 계획되며, 관리·운영·발전을 실행할 권력도 전문성도 모자란다. 비록 지금 하늘길이 제한적이지만, 코로나19 이전에도 김해국제공항은 영남권 관광객이 나가고 들어오기 바쁘지, 부산을 찾는 관광객은 적었다. 가까운 미래에 유라시아 철도 기종착역이 될 수 있는 부산, 그리고 한창 논의 중인 동남권신공항. 단지 내국인이 해외여행을 오가는 통로로만 쓰고 말 것인가?

이상훈 드림원정대 대표 towal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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