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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 10개 언어 번역돼 수출…현란한 꿈 이야기 영화화도 충분

  • 서부국 세상관찰자
  •  |   입력 : 2020-11-19 19:01:24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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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했다. ‘구운몽’은 우리만 보기엔 아까운 세계 고전. IT시대에 맞춰 다양한 콘텐츠를 입혀 해외로 보내는 후속 작업이 필요하다. K-팝, ‘기생충’, 한국여자프로골프 같은 대중문화나 스포츠가 일으키는 한류 바람은 거세다. 우리 고전문학 작품은 어떨까.
   
손때가 묻은 ‘구운몽’ 한글판 필사본. 서울대 도서관 소장
외국어 번역을 기준으로 보면 그리 흉작은 아니다. ‘구운몽’은 현재 10개 언어로 번역됐다. 네덜란드어 영어 중국어 일어 이탈리아어 루마니아어 체코어 프랑스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1922년 재한 선교사였던 제임스 게일(서울 연동 교회 목사)이 영어판(THE CLOUD DREAM OF THE NINE)을 출간한 지 100여 년 만이다. 이 책은 북미 지역에서 아시아 문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권장 도서가 됐다.

‘구운몽’은 문자 언어에서 영상물로 변신해 국제 흥행까지 노려볼 만한 잠재력을 갖췄다. 블록버스터급 영화로 개작하면 관객 동원은 어렵지 않을 듯하다. 선계(仙界)와 인간계를 넘나드는 모험담이 빼어나다. 꿈을 소재로 삼기에 서사 전개가 자유롭다. 용왕이 사는 동정호 용궁, 죄인을 심문하는 염라부, 선녀가 모인 천궁, 거룩한 극락세계….

여기에 오락물 영화에서 절대 강자인 ‘전쟁’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인간과 신이 벌이는 각축전, 외적을 물리치는 장면도 나온다(원작에서는 토번(티베트)을 양소유가 격파한다. 중국어 개작 번안물 ‘구운루’에선 토번이 왜구로 바뀌었다). 게다가 영웅호걸 절세가인 기인·괴물이 등장하고 노래 연주 같은 청각 요소도 즐비하다. 특히 중국인이 좋아할 대목이 많다.

우리 고전을 외국어로 번역하고, 콘텐츠를 다양화해 수출하는 대사를 민간이 주도하기엔 버겁다. 일본 예에서 보듯 번역 사업은 국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국가 경쟁력이라는 우리 번역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외국어로 번역되지 않은 한국 고전이 많듯, 읽고 싶어도 국어본이 없어 그림 속 떡인 외국 고전 명작이 수두룩하지 않은가. 한류가 거세다며 어깨를 으쓱하긴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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