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출한 거장들 의기투합 작품
- '홍콩' 주제로 묶은 옴니버스 영화
- 삶의 동반자·공간·역사 등 잘 담아
25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신호탄은 오랜 영화 팬들에게 익숙한 홍콩의 전설적 감독들이 의기투합해 쏘아 올린다.
7인의 홍콩 감독이 ‘홍콩’을 주제로 만든 옴니버스영화 ‘칠중주: 홍콩 이야기’(Septet:The Story of Hong Kong·사진). 프로듀싱을 맡은 조니 토 감독과 홍금보, 허안화, 담가명, 원화평, 임영동, 서극 감독이 1950년대부터 근미래까지의 시간을 배경으로 10분 남짓으로 만든 홍콩에 대한 애정 어린 송가 일곱 편을 모아 한 편의 영화로 완성했다.
홍금보는 ‘수련’에서 무술을 배우던 소년기의 수업시대를 회고하고, 허안화의 ‘교장선생님’은 가난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나눴던 1960년대 초등학교 친구들과 선생님을 불러온다. 담가명은 ‘사랑스러운 그 밤’에서 영국 이민으로 헤어지게 되는 연인들의 풋풋한 첫사랑을, 원화평은 ‘귀향’에서 쿵푸 마스터 할아버지와 손녀의 세대를 뛰어넘은 우정을, 조니 토는 ‘보난자’에서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아시아 금융위기와 닷컴 버블, 사스 위기 등을 거친 극적 반전의 시대에 주식투자에 열중했던 청춘들의 모습을 그린다. 임영동의 ‘길을 잃다’는 홍콩의 과거를 고집스레 사랑했던 아버지의 죽음을 추억하며, 서극의 ‘속 깊은 대화’는 소통 불가능성이 지배하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동시대 영화와 감독들에 대한 애정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다.
‘칠중주: 홍콩 이야기’는 한평생 영화 만들기에 헌신해 온 7인의 걸출한 감독이 삶의 동반자였던 ‘홍콩’이라는 공간과 그 역사에 바치는 사랑 고백이다. 이 영화는 칸 2020에 선정됐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