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만 명 중 33명 뽑던 문과시험
- 몽룡 1년 만의 장원급제는 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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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판 춘향전 영인본. |
-우리말로 출간된 춘향전이 많다.
▶청소년용과 성인용으로 구분된다. 성인용으로는 인용한 중국 한시와 고사성어에 주석을 잘 단 책이 좋겠다. 중국 고전에 나오는 영웅호걸 대학자 성인 같은 유명 인물 얘기는 곁가지이면서 읽는 재미를 더한다. 남녀 교합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대목, 육두문자가 가득한 대화도 그렇다. 중세 서양 고전은 이런 부분을 라틴어로 적는 바람에 당시 학생이 스스로 라틴어를 공부하게 하는 소득(?)을 올렸다고 한다. 구한말 계몽주의자들은 춘향전 내용이 음란하다고 싫어했다. 독서 범위를 넓힐 요량이면 춘향전→이본 춘향전→춘향전 관련 전문 연구 서적(춘향 영화나 판소리)으로 나아간다.
-춘향전군(春香傳群)을 설명하자면.
▶판소리 춘향가가 문자로 정착하면서 재생산이 이어져 파생 이본(異本)이 100편을 넘었다. 그 전체를 춘향전군이라 한다. 별춘향전 열녀춘향수절가 남원고사 옥중화(이해조 개작) 같은 여러 이본이 등장했다. 한문본은 한시 춘향가(유진한, 1754년)를 필두로 광한루기 이익부전 광한루악부가 뒤를 이었다. 한글본 한본문 외국어번역본(일어 영어 외 다수)이 국내외에 소개됐다. 우리 고전 중 외국어 번역본이 가장 많다. 우리 고전 번역본 중 일본에 제일 먼저 진출했다. 계림정화 춘향전(鷄林情話 春香傳)이란 제목으로 1882년 6월 25일~7월 23일 아사히신문에 20회 실렸으며 학계는 이를 최초 외국어 번역본으로 본다.
-필사본과 판본(板本)의 차이는.
▶필사본은 베끼는 과정에서 오·탈자와 내용 첨삭이 뒤따라 어떤 필사자는 독자에 양해를 구했다. 판본은 판독이 어렵지 않고 서체 자체가 연구대상인 점에서 주목받는다. 판각한 곳에 따라 완판(完板) 경판(京板)으로 구분한다. 당시 완산(完山, 현 전주)과 서울에서 판을 새겼다. 여기에 판수(16 30 33 35 84장)가 붙는다. 이 판본은 19세기 춘향전 이본 중 ‘별춘향전’ 계열에 속하며, 작품성이 뛰어나고, 춘향이 관기가 아닌 양반 서녀(庶女, 첩이 낳은 딸)로 설정돼 한결 우아한 자태로 등장한다.
-춘향전에 나오는 내용은 허구인가.
▶16세 몽룡 춘향이 혼인? 가능하다. 경국대전은 당시 남녀가 15세 14세이면 결혼을 허용했다. 연애하며 놀았던 몽룡이 1년 만에 장원급제했다는 설정은 ‘소설’로 봐야 한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문과시험(1만여 응시자 중 33명을 선발)에서 장원하기란 불가능이다. 몽룡이 연고지에 암행어사로 파견되는 부분은 조선 시대 상피제(相避制)에 어긋난다. 신임 부사가 성대하게 부임하는 장면은 당시 관행과 일치한다. (고전소설 속 역사기행, 신병주 노대환 지음, 돌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