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1960 ~ 70년대 부산 미술은 어땠을까

시립미술관 ‘끝이 없는 시작’전, 평면·조각·설치 등 150점 전시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20-05-24 19:42:25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지역 미술 특성·중요성 재조명

혁, 습지, 공간, 부산판화회, 후기회, 하상, 기류회. 모두 1960~70년대 부산에서 생겨난 미술 동인회다. 일본 화단의 영향을 직접 받은 1940년대에 이어 1950년대는 전국에서 몰려든 외부작가들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1960년대 들어서 비로소 작가들은 서양미술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기반으로 부산다움을 보여주는 활동을 시작했다. 부산 화단은 새로운 조형 언어를 찾아 장르 간 경계를 넘나들고 다양한 소재의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한국미술사 흐름 속에서 독자적 화풍을 구축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우흥찬 ‘누드’(왼쪽), 송혜수 ‘금강산’.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 화단의 개척자들이 남긴 풍성한 유산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가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1960~70년대 부산미술:끝이 없는 시작’ 전은 2018년에 이은 두 번째 부산미술 회고전이다. 당시 지역에서 활발히 작업했던 작가 34명이 남긴 평면·조각·설치·판화 150여 점을 재조명했다.

우흥찬의 ‘누드(1965년)’ 이용길의 ‘타살(1970년)’ 등은 구상에서 추상으로의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형상을 단순화하거나 왜곡·변형해 사물의 고유성을 강조했다. 이후 형상은 파괴되고 비물질적 세계에 대한 탐색이 이어진다. 김원갑의 ‘맥(1972년)’ 송혜수의 ‘금강산(1969년)’ 등은 거친 붓질로 혼재된 색을 사용해 선·형태·색채의 자율성을 강조한다. 김인환의 ‘단청(1970년)’에서는 기하학적 조형을 선보이면서도 한국적 특성을 놓치지 않고자 노력했다.

황계용 ‘여명 F777’.
한국 미술의 화두로 자리 잡은 단색화 작업도 나타났다. 김종근은 캔버스를 불로 조금씩 태운 흔적을 표현한 작품 ‘Origin(1973년)’을, 김홍석은 ‘개폐(1970년)’ 연작을 통해 캔버스에 실의 물성을 이용한 반복 작업을 통해 조형성을 드러내는 독창적인 기법을 선보였다.

변화하는 사회 현실을 담지 못한 모더니즘 미술에 의문을 제기하는 ‘개념 전복’의 작업은 1960년대 초부터 1970년대 말까지 이어진다. 장르 간 경계는 해체되고 다양한 매체가 사용된다. 김원은 액자 위에 석고로 형상을 만들고 달걀 12개를 붙인 작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화면을 찢고 그 위에 유리 아크릴 쇠붙이 등을 붙이는 파격적인 시도로 평단에서 ‘새로운 조형 황무지를 개척하는 파이어니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정명은 에두아르 마네의 ‘풀밭 위의 식사’를 떠올리게 하는 설치미술 ‘풀밭 위의 식사 그후(1975년)’를 선보였다. 그의 풀밭에는 군사용 반합과 신문지와 각종 쓰레기, 통기타가 널브러져 있어 당시 시대 상황을 풍자했다.

김홍석 ‘개폐’.
이번 전시에서 미술관은 수장고에 묻혀있던 주옥 같은 작품을 다수 발굴했다. 김홍석 작가를 재조명 할 수 있게 된 점은 큰 수확으로 꼽고 있다. 부산시립미술관 기혜경 관장은 “이번 전시가 중앙 화단 중심으로 기록된 한국미술사에 부산미술사를 안착시킴으로써 지역 미술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 중요성을 부각해 한국미술사의 결을 다양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대선, 경남 좋은데이 옛말…지역소주 안방서 ‘쓴잔’
  2. 2부산 도시철도 1·2호선 급행화 사업 확정
  3. 3열어도 닫아도 고민 ‘김해공항 국제선 딜레마’
  4. 4무주공산 꿰찰 주인은 누구…불붙은 거인 주전 경쟁
  5. 5대선에 또 소환된 ‘가덕신공항’…조기착공 이어질까
  6. 6롯데, MLB 출신 피칭 코디네이터 영입
  7. 7부산 선제 도입한 노동이사…노조 탈퇴 등 쟁점화 전망
  8. 8문재인 대통령 “부산엑스포 유치 위해 두바이 왔다”
  9. 9LG에너지솔루션 이틀간 공모주 청약
  10. 10캠코 신임 사장에 권남주 전 캠코 부사장 취임
  1. 1대선에 또 소환된 ‘가덕신공항’…조기착공 이어질까
  2. 2문재인 대통령 “부산엑스포 유치 위해 두바이 왔다”
  3. 3“윤석열 부산 공약, 엑스포 유치·공공기관 2차 이전 땐 가능”
  4. 4북한, 이번엔 평양서 미사일 쐈다…미국 제재카드에 보란 듯 무력시위
  5. 5의료진 보듬은 이재명, 불심 공략 나선 윤석열
  6. 6‘일회성 쇼’ 편견 깬 김미애의 아르바이트
  7. 7문재인 대통령 부산관 찾아 응원…기업은 자사제품 활용 홍보전
  8. 8문재인 정부 마지막 민정수석에 김영식 전 법무비서관 내정
  9. 9‘한방’ 없었던 김건희 녹취록…말 아끼는 여당, 문제없다는 야당
  10. 10부산기초단체장 누가 뛰나 <4> 부산항 벨트-남구 동구 영도
  1. 1부산 대선, 경남 좋은데이 옛말…지역소주 안방서 ‘쓴잔’
  2. 2부산 도시철도 1·2호선 급행화 사업 확정
  3. 3열어도 닫아도 고민 ‘김해공항 국제선 딜레마’
  4. 4LG에너지솔루션 이틀간 공모주 청약
  5. 5캠코 신임 사장에 권남주 전 캠코 부사장 취임
  6. 6100세대 이상 아파트도 전기차 충전기 설치 의무화
  7. 7“일본·유럽선사도 해운 담합 여부 조사를”
  8. 8산업부 "고준위 여론수렴" 앵무새 답변…주민 보상은 모르쇠
  9. 9국가어항 제각각 개발 막는다…정부가 115곳 직접 통합 관리
  10. 10새해 쏠쏠한 IPO 찾는다면…부산기업 아셈스 주목
  1. 1부산 선제 도입한 노동이사…노조 탈퇴 등 쟁점화 전망
  2. 2경찰 생활범죄팀 7년 만에 폐지 추진…일선 형사들 “수사과로 인원 빼가기”
  3. 3부산서 일부러 교통사고 내고 보험금 가로챈 30대 검찰 송치
  4. 4공기관 비정규직 채용 사전 심사제도 손본다
  5. 5'나홀로 지원' 조민, 경상국립대 응급학과 전공의 불합격
  6. 6부산 영주동 주택 화재… 집 지키던 반려견 3마리 질식사
  7. 7연제구 빌라 화재에 주민 16명 대피
  8. 8부산 오미크론 8명 지역감염...위중증 이틀 연속 500명대
  9. 9[눈높이 사설] 부산 신년 정책, 구체적 성과내야
  10. 10[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48> 금 은 동 ; 전자배치
  1. 1무주공산 꿰찰 주인은 누구…불붙은 거인 주전 경쟁
  2. 2롯데, MLB 출신 피칭 코디네이터 영입
  3. 3베이징을 빛낼 기대주 <8>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4. 4‘4전 5기’ 권순우 호주오픈 첫 승
  5. 5숨 고른 프로농구 다시 피 말리는 순위 싸움
  6. 6“제2 손아섭 될 것”… 롯데 나승엽, 등번호 31번 물려받아
  7. 7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 부산 출신 3명 출전
  8. 8“많은 홈런·안타 기대하라…롯데팬에 우승 꼭 선물”
  9. 9[뭐라노]사직구장 확장, 최대 수혜선수는?
  10. 10존재감 드러낸 백승호…벤투호 ‘믿을 맨’ 눈도장
이동순의 부산 가요 이야기
가수 방운아의 활동무대였던 부산
최원준의 음식 사람
‘백반기행’ 허영만 화백의 ‘팔도 백반 이야기’
문화 다이어리 [전체보기]
제171회 알바트로스 시낭송콘서트 外
글로빌 아트홀 신년음악회 백재진 바이올린 리사이틀 ‘바이올린의 세계’ 外
새 책 [전체보기]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임호경·전미연 옮김) 外
정치철학사 (오트프리트 회페 지음, 정대성·노경호 옮김)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풍월당 주인의 ‘클래식 듣는 법’
글의 결에 실린 언어학자의 삶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해맞이 /이양순
바람-낙동강·509 /서태수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지옥’ 연상호 감독
‘오징어 게임’의 이정재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해피 뉴 이어’ 배우 한지민
‘드라이브 마이 카’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막장극에 지친 시청자, 퓨전 사극에 눈 돌리다
극장 영업제한에 영화업계 낭떠러지…정부 지원 절실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미싱타는 여자들’ 전태일에 가려진 여성 노동자…그들을 소환하다
‘매트릭스 리저렉션’ 워쇼스키 신선함 없고 산만한 액션만…예견된 실패작
BIFF 리뷰 [전체보기]
‘와즈다’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2년 1월 18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2년 1월 17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문득 새롭게 와 닿는 강산에의 ‘태극기’
K-드라마의 리메이크 수출 바람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2년 1월 18일(음력 12월 16일)
오늘의 운세- 2022년 1월 17일(음력 12월 15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 2021년 10월 8일
오늘의 BIFF - 2021년 10월 7일
요즘 뭐 봐요- [전체보기]
요즘 뭐 봐요- 근육질 야쿠자의 ‘병맛’ 주부 생활…배꼽 잡네
요즘 뭐 봐요- 김은희·전지현 만났는데…중구난방 스토리, 산으로 갈라
장은진의 판타스틱 TV [전체보기]
연재를 마치며
우리 인생의 드라마 - 에필로그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한겨울 서재에서 매화 그림 보며 시 읊은 최기남
큰 아들의 과거 시험 앞두고 쓴 연암 박지원의 편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