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가 제2의 봉준호 감독이 나올 수 있도록 영화 생태계의 불공정성 개선을 국회에 촉구했다.
영진위 위원들은 21대 국회에서 추진해야 할 ‘영화산업 경제 민주화 제도 마련과 관련된 요청문’을 발표하고, 이를 총선 공약에 반영해 줄 것을 국회에 요청하겠다고 19일 밝혔다. 요청 내용은 ▷독립·예술영화 전용관 설치 제도화와 재정적 지원책 마련 ▷스크린(상영 회차) 상한제 도입 ▷대기업의 배급·상영 겸업 등으로 인한 불공정성 문제 해소 ▷영화발전기금 부과 기간 연장 추진 네 가지다.
한국 영화는 그동안 정부와 국회의 많은 노력에 힘입어 영화 표현의 자유 확보, 영화발전기금 조성, 영화현장 노동조건 개선 등의 성과를 거두며 발전해왔다. 하지만 한국의 영화산업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불릴 만큼 심각한 경제활동에서의 불공정성 문제를 안고 있다. 이번 제도개선 요청은 이런 불공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영화산업 경제민주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영진위 측은 밝혔다.
지난해 ‘겨울왕국 2’의 경우 상영점유율은 80% 이상이었고, 단 3편의 영화가 하루 상영횟수의 70%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런 상영기회의 편중성 탓에 박스오피스 상위 30편의 매출액 점유율이 무려 73.5%를 차지했다. 한국 영화 상위 10편의 매출액 점유율이 57.3%로, 1위 영화를 제외하면 한국 상업영화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8.1%를 기록했다. 이처럼 1, 2편 영화에 대한 상영기회 몰아주기가 가능한 것은 전체 스크린의 97.2%를 3개 회사가 집중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영진위는 강조했다. 형식적으로는 배급사가 따로 있지만 실제로는 이들 시장지배적인 영화관 기업들이 영화배급까지 좌우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창조인력을 등장시키는 예술적인 실험과 도전이 약화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영진위 위원들은 “온 국민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수상을 함께 기뻐하고 있다. 이 기쁨이 오래가기 위해서는 현재 한국 영화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반드시 해소되어야 한다”며 “한국 영화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새로운 영화정책이 마련되고 제2, 제3의 봉준호 감독이 등장할 수 있는 바람직한 영화 생태계가 반드시 형성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