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연주자 자비 들여서 공연
- 공연장은 인지도 없으면 외면
- 오디션 프로그램 부럽기까지
최근 뜨겁게 관심을 모으는 오디션프로가 있다. 미스트롯에 이어 이제는 미스터트롯이 열풍을 몰고 왔다. 미스터트롯이 종합편성채널 탄생 후 9년 간 방송된, 전 프로그램을 통틀어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전무후무한 대역사의 주인공이 됐다는 기사를 접하면서 여러 생각이 든다. 2000년대부터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 반열에 올랐던 허각, 로이 킴이 있듯이 트롯 장르에서 또 다른 스타 탄생을 예견하는 듯하다. 지난해 시청률 가도를 달린 드라마 ‘스카이 캐슬’을 뛰어 넘어 종합편성채널 전체 최고 시청률 기록으로 날개 단 듯 치솟는 트롯의 인기, 대중가요의 인기 속에 클래식 음악은 범인의 구미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그렇다고 대중성만 쫓을 수도 없고 예술성만 고집할 수 도 없다. 더군다나 예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매표수익을 바라지도 못하다 보니 지원 사업에 어느 정도 의존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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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NK부산은행의 문화 공연인 ‘워라밸 컬쳐 in 부산’의 지난해 연주 모습. 국제신문 DB |
음악가들은 지난 연말 2020년도 지역 문화예술 특성화 지원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다. 지원 사업 발표가 나면 비로소 시즌 시작이다. 사업이 선정되면 대부분 3, 4월에서 12월 안에 사업을 수행, 공연장 대관신청을 하고 대관심사를 거친 뒤 공연장을 확보한다. 사업계획서대로 공연 준비도 하고 교부신청도 진행해야 한다. 연주 당일 연주자가 직접 포스터와 티켓, 프로그램 등을 챙기고 리허설도 해야 한다. 이 절차가 귀찮다면 비용을 들여 기획사에 의뢰하면 업무에서는 자유로워지겠다. 그나마 지원 사업에 선정 되었을 때다. 여기까지 음악가의 입장이라면, 공연장은 부족한 예산으로 기획 공연과 대관 공연으로 유지해 나간다고 울상이다. 자체 기획 공연인 경우 관객유치를 위한 마케팅이며 홍보에 공연 수익 등 수치에 얽매이다 보니 대부분 공연장은 지역의 음악가는 외면하고 기획사 상품에 공동 주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역 연주자들은 지원금에 자비를 들여서라도 공연을 치르려 하고, 공연장은 섭외하면 기꺼이 달려 올 출연자는 신뢰할 수 없는지 외면할 때가 많다. 전문 인력 부재와 부족한 예산을 탓하는 회관과 마음 놓고 설 무대가 없다는 연주자들의 간극은 좁힐 수 없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공연장 당사자들은 해당 회관에서 대관 공연을 하는 연주자에게 관심을 가져보자. 그저 그런 연주자일 수도 있겠지만, 어떤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지 기획력은 있는지 지역 예술가를 진지하게 바라보자는 것이다.
예전의 일이다. 모 회관 주최로 신춘음악회 기획안을 제출하라는 요청이 왔다. 세 개 기획안을 제출, 그 중 한 건이 선택되었고 진행되는 동안 담당직원과 2, 3차례 통화가 오갔다. 연주 당일 그 직원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다른 직원과 계약서를 작성했다. 연주장에는 홍보를 위한 안내나 배너조차 설치되지 않았고 공연을 마친 후에도 직원과 만난 적도 연락도 없었다. 그저 공연이 별로구나 탓하고 지나갔다.
클래식은 말 그대로 고전이라 대중음악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매체의 발달 덕에 예능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세련된 무대 제스처와 현란한 쇼맨십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클래식 무대는 줄어들고 있다. 그렇다고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인지도 있는 연주자 초청만이 공연장의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 아니다. 기획력 있고 관객개발에 기여할 단체나 연주자를 선별할 안목은 물론 능력을 갖춘 젊은 연주가를 발굴하고, 지역의 스타를 탄생시켜 클래식음악가의 위상도 높여 주는, 공신력 있는 공연장이 되어 보는 것이 어떨까. 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