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최예송의 내가 읽은 책] 고향을 떠나 고향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영도, 타향에서 고향으로- 하은지 지음 /영도문화도시사업단 기획 /호밀밭 /1만 원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1-30 19:33:37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영도다리 위를 지나는 순간이 낯선 도시로 떠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8번 버스를 타고 남포동에서 다리 너머의 섬을 바라보며 바다 위를 건널 때면 이상하게 타지로 향하는 것만 같다. 익숙한 내 고향 부산이 아닌 낯선 어느 곳으로. 도시섬 영도는 네 개의 다리로 연결되면서 이미 고립된 섬이 아니지만, 여전히 섬으로 남아 산과 바다, 그리고 그 틈을 빼곡히 채운 사람들을 품고 있다.

‘영도, 타향에서 고향으로’는 그렇게 영도가 품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도를 빼곡히 채우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책은 타지에서 밀려와 영도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 이 풍성한 섬이 기꺼이 내어준 삶터와 일터에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들과 꼭 닮은 저자가 읽어주고 있다. 저 멀리 이북 땅 함흥에서부터 제주도, 강원도 산골과 전라도, 경상북도와 경상남도까지 팔도강산에서 남쪽 끝 부산의 섬을 찾아오게 된 사연을 들어보면 역사책 귀퉁이에서 보았던 대한민국의 근현대사가 손끝에서 생생하게 만져진다.

배를 모아 30년 넘게 생선을 잡고 있는 선장과 제주에서 넘어와 일흔이 넘어서까지 물질을 하는 해녀의 삶에서는 부산 앞바다의 짠 내음이 난다. 흥남 부두에서부터 봉래산 산등성이 위까지 영도가 내어준 방 한 칸에 자리 잡고 추위를 피한 피란의 역사에 동녘 햇살이 닿는다. 구구절절한 사연을 안고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온 여인들의 삶에는 대한민국 산업화 호황기의 추억이 묻어있다.

비탈진 길 위를 지나는 산복도로 6번 버스 기사와 그 버스를 타고내리는 영도 사람들의 24시간, 영도의 거리를 쏘다니며 범죄와의 전쟁을 치른 영도 경찰의 영웅담, 수리조선 일번지 대평동의 부식 가게와 공업사까지 저자의 내레이션을 따라간다. 거친 삶을 살아온 이들의 나이테를 더듬다 보면 난 곳과 사는 곳의 이격을 경험하지 못했던 내게도 타지의 고된 삶이 오롯이 전해진다. 영도가 고향이 된 여덟 명의 사람처럼 이곳이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곳처럼 느껴진다.

매거진 ‘다리 너머 영도’ 편집팀장·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 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5. 5“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6. 6[사설] 신세계타운, 센텀시티의 새 도약과 부산의 미래 이끌길
  7. 7“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8. 8“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9. 9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10. 10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1. 1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2. 2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3. 3820조 예산전쟁 개막…여야 ‘3대 메가·미래기금’ 격돌 예고
  4. 4‘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5. 5“7개 정당 19명 치열하게 토론…대화·설득으로 의견 일치 봐”
  6. 6민주, 조희대 ‘계엄 동조’ 여부 정조준
  7. 7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8. 8이 대통령 '순방 외교' 공방, '돼지 눈엔 돼지" 표현 논란도
  9. 9사천 공군기지 훈련기 공중 충돌 뒤늦게 알려져…부상자 없어
  10. 10北, 집속탄두 위력 과시…‘축구장 18개 면적’ 초토화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5. 5편의점 번진 요거트 인기…세븐일레븐 ‘요즘’과 맞손
  6. 6부산은행 김해공항점 계속 운영
  7. 7조선 빅3 공동납품망 완성…부산 기자재 플랫폼 안착(종합)
  8. 8롯백 편집숍 ‘시시호시’ 부산 감성 입었다
  9. 9중산층 10명 중 4명 벌이 줄었다
  10. 10‘고부가 데이터’ 노린 AI해킹…새로운 보안 패러다임 급부상
  1. 1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2. 2“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3. 3“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4. 4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5. 5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6. 6여전한 특수학교 님비 “주민체육시설 끼워 짓자” 고육책
  7. 7국힘 과반 양산시의회, 민감한 3개 안건 부결 왜?
  8. 8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9. 9대학·마을에 스며든 이전 기관…지자체는 정주지원 화답
  10. 10“부산형 상병수당, 고령노동자도 줘야”
  1. 1“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2. 2“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3. 3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4. 4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5. 5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6. 6‘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7. 7“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8. 8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9. 9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10. 10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송현화-Magic Air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2일 (음 9월 23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9일 (음 9월 19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