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5년간 부산 연극계를 지켜온 이성규(70·사진) 연출가가 아마추어 극단을 육성한다. 고전·번역극을 통해 연극 본류의 무대를 지켜온 이 연출가가 아마추어 연극인 교육에 나서는 것은 기존 연극계의 벽을 넘어 아마추어와 교류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 연출가는 부산문화재단 기획특화육성-소규모 문화예술공간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시민을 위한 연극 아카데미’를 연다. 다음 달 15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해 이론과 기본기(발성, 움직임 등)를 교육한 뒤 워크숍을 거쳐 공연까지 한다. 공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극단을 만들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극단 운영 경험을 전수하는 것까지 이어진다.
참가자 제한은 없다. 연극을 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가능하다. 이 연출가는 자기표현 욕구가 강한 사람들, 연기를 하고 싶은데 생업 때문에 포기한 사람들, 연극을 했다가 그만둔 사람들이 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한 가지 희망 사항은 자신과 연령대가 비슷한 사람들의 참여를 고대하고 있다.
‘정통 연극’을 외치던 이 연출가가 아마추어 연극인 교육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몇 년 전부터 아마추어 극단의 연극을 간간이 봤는데 감동 받았습니다. 연기가 신선했고 배우들은 활력이 넘쳤으며 유쾌했습니다. 힘이 빠진 기성 극단의 무대와 완전히 달랐습니다. 무엇보다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이 부러웠습니다.”
최근 부산 연극계는 침체에 빠졌다. 배우들은 생계를 위해 무대에 집중하지 못하고 조금만 가능성이 보이면 서울로 떠난다. 당연히 좋은 공연이 나올 수 없고 관객은 외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마추어 극단의 공연은 오히려 활기를 띠고 있다.
이 연출가는 “프로 극단과 아마추어 극단 사이에 벽을 쌓고 분리하는 것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며 “아마 극단에서 재능을 발휘하거나 배우의 길을 걷고 싶은 사람들은 얼마든지 프로 극단에서도 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마추어 극단과의 교류를 통해 배우 수혈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관객몰이, 즉 관객운동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희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