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감독 #아리 애스터 #플로렌스 퓨 #헬싱글란드 #오컬트 #하지제
(Q&A 신작영화 프리뷰는 관객들이 가질만한 신작영화의 궁금증들을 압축하여 Q&A 형태로 풀어내는 프리뷰입니다)
Q1.무섭나?A: 호러를 거의 못 본다. 호들갑일진 모르겠지만 오프닝이 시작될 때부터 눈을 반쪽 감고, 귀를 막으면서 본다. 아리 애스터의 전작 <유전>(2018)의 오컬트의 향연이 이어지는 후반 20분은 숨이 멎는 듯 한 착각에 휩싸이기까지 했다. 헌데 <미드소마>는 전작과 유사한 결을 공유하고 있지만 호러 영화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슬레셔와 고어에 가깝긴 하지만 불쾌(不快)의 감정너머로 어떤 평온함이 전체를 사로잡는다. 또한 영화는 매우 정치적인 시그널을 던지고 있다. 굉장히 이상하고도, 무력한 경험이다. 이는 기분 나쁘거나 후진 영화를 보았을 때의 불쾌감과는 분명히 다른 영역임을 미리 말하고 싶다. (최근으로 돌아가면 아로노프스키의 오만함이 들어난 <마더!>(2017)나 낯 가지러운 영화를 만들며 시효를 이어나가는 구아다니노의 <서스페리아>(2018)와는 차이가 있다) 영화는 전작보다 템포가 더욱 느려졌으며 <유전>보다 호불호는 더욱 강할 것이 분명하다.
Q2.영화 속의 상징이 많은데?A:<미드소마>에 관한 인상이나 감상은 숱하게 나오는 상징을 기준으로 산정될 것 같다. 더 정확히 말하면 상징을 감상의 초점으로 두는가의 여부다. 예컨대 벽화에 그려진 오각형 무늬는 실제 이런 뜻이고, 돌에 적힌 글귀는 이런 의미고…그 부분도 무시할 수 없지만 상징 그 자체는 다소간의 가이드 역할로서 기능할 뿐, 전반적인 맥락과 근본을 얘기하진 못할 것 같다. 그러면 어떻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영화 첫 쇼트에 낯선 삽화가 딱 절반으로 쪼개지며 와이프 되는 전환기법이 등장한다. 이등분 된 삽화 화면 뒤로 고요하고 을씨년스러운 눈밭과 숲이 밀려들어온다. 다시 질문. 왜 삽화는 이등분 되어야 하는가? 그것은 이 영화가 양면성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Q3.양면성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A: 이 영화의 구조를 따져보면 굉장히 이상하다. 영화자체 러닝타임도 145분 정도로 길지만 실질적으로 마을에 도착할 때까지 30여 분간을 미국에서 머물고 있다. (실질적으로 주인공과 친구들이 ‘호르가 마을’에 입장하는 것은 40분이 지난 뒤다)이는 사실상 서사의 진행을 유보시키고 지연시키고 있는데 이와 같이 <미드소마>는 아주 느리고 고요한 템포를 지닌 영화다. 영화는 이러한 템포 속에서 분위기를 조성해놨다. 부재, 정신착란, 분열증은 주인공 대니를 감싸는 키워드 들이다. 헌데 미국에서 스웨덴으로 넘어가고 헬싱그라드로 입장할 때 어떤 장치들이 복선으로 깔렸었는가. 하늘과 땅이 뒤집히고 양분되면서 쇼트가 진행된다. 여기에다 대니의 경우 마을로 들어가는 날을 생일로 설정해 두었다. 이는 대니가 갖는 분열적 자아에 대한 재탄생으로서의 설정이다. 마을 집단이 코뮤니즘에 입각한 집단 군림을 설정해두고 앞으로 전진해 나아갔지만 영화 후반부에서는 비로소 제왕을 만들고, 그 제왕은 절대적 지위권자이자 통수권자로서 군림할 때, 나는 불현 듯 <미드소마>가 파시즘, 정치적 싸이클로서 역사적 순환이 도래하였음을 영화가 알리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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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미드소마 스틸컷/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이 장면 전·후 부근을 주목해서 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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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순환이 중요한 키워드인가?A:호르가 마을에서 일정한 주기, 리듬, 사이클을 굉장히 중요히 여긴다. 심지어 인간의 삶을 18살을 기준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원형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나중에 ‘메이퀸’ 선발대회에서 여성들이 춤을 출 때, 어떤 이미지의 군집이 이루어지는지도 주목해보자) 죽음에서 다시금 삶으로 영역이 넘어오고, 그 경계의 오고감이 매우 성스럽게 생각한다는 점. 또한 그렇게 빛나던 외형적 공간에서 잔혹하고 파괴적인 액션의 대비가 <미드소마>에서 단연 주목해야되는 것 이다. 이 영화는 마을에 도입하는 부근에서부터 ‘환각’에 대한 설정이 자주 등장한다. 이를 유럽의 역사적 사건과 관통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조금 더 비약하자면 영화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성전이 이상하게도 나는 홀로코스트처럼 느껴졌다)
Q5.<유전>과 비교해보자면A: 아리 애스터가 두 편의 영화를 통해 입증해보인 것을 ‘트라우마’를 이미지로 형상화해 내는 능력이다. <유전>과 <미드소마>가 공통적으로 기저에 담아내는 것은 가장 가까운 타인이 부재(증발)하면서 생기는 분열과 자폐적 증상, 이후 남겨진 사람들이 가지는 공허감이다. 이게 내면 속으로 파고드는 것이 아닌 호러의 감각으로 장르화 해내고 있기에 아리 애스터를 주목하는 이유일테다. 그런 장르적 직조가 <유전>에서는 매우 지엽적이고 혈연주의적으로 표상해냈다면, <미드소마>는 일종의 거대한 신화처럼 묘사해낸다. 그렇기에 두 편의 영화는 유사한 피를 공유하고 있지만 양식상으로는 전혀 다른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유전>이 보다 호러의 감각에 충실하다면 <미드소마>는 고어적 불쾌에서 정치적 시그널에 대한 응답을 요청하는 영화다.
Q6.영화를 보기 전 당신이 놓치지 말아야 할 키워드 다섯 가지는?
1.순환 2.숫자‘9’ 3.생일 4.환각증세 5.코뮤니즘/파시즘
이동윤 기자 dy1234@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