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스타일’의 해외 ‘강제’ 진출
- 방탄소년단의 신드롬적 인기
- 부산인디 세이수미의 해외투어
- 전 세계와 연결해준 유튜브 덕분
- 소셜미디어 통한 음악콘텐츠 유통
- 창작·녹음 못지않은 주요소건만
- 생계 병행 인디 뮤지션에겐 부담
- 서울선 영상제작도 지원에 포함
- 단순한 음악 제작·보급 단계 넘어
- 라이브 영상 ‘장르’로 인식 필요
전례 없는 모바일 영상 시대의 도래와 ‘유튜브’의 등장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문화 콘텐츠 향유 방식을 뒤흔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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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과 아시아권의 인디 아티스트들이 예술 축제를 벌이는 ‘ZERO Festival’의 지난해 공연 모습. 재미난복수 제공 |
2012년 유튜브가 뭔지도 모르던 싸이는 ‘평소 하던 대로’ 6집 앨범 컴백에 맞춰 코믹한 뮤직비디오를 제작했고, 이를 우연히 업로드했다가 불과 한 달 만에 해외로 강제 진출(?)하게 됐다. 스스로도 ‘해프닝’이라 칭한 이 사건은 히트곡 ‘강남스타일’이 한국인 최초로 빌보드 메인 차트 2위에 오르며 막을 내리게 된다. 그의 뮤직비디오는 이후에도 꾸준히 알려져 5년간 유튜브 영상 조회 수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이뿐인가. ‘21세기 비틀스’라 칭송받는 방탄소년단은 최근 컴백하면서 뮤직비디오를 공개하자마자 24시간 만에 740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기네스북에 ‘24시간 동안 가장 많이 본 뮤직비디오’라는 기록을 새기기도 했다. 급속도로 빨라진 콘텐츠 유통은 전 세계에 K-POP 시대의 포문을 열게 해줬고 이는 새로운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 지역 장벽 허문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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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로 세계적인 밴드로 성장한 부산 출신 ‘세이수미’. 국제신문DB |
미디어의 프로모션과 기획사의 매니지먼트보다 잘 찍은 영상 한 편으로도 뮤지션들의 역량을 알릴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부산에서 결성돼 부산의 라이브 클럽과 펍 등에서 활동을 펼치던 밴드 ‘세이수미’는 이들의 유튜브 라이브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된 영국의 레이블로부터 함께 활동하자는 제안을 받는다. 이를 통해 영미 음악계의 최대 거장이라 불리는 엘튼 존의 팟캐스트에도 소개돼 영국 및 유럽 언더그라운드 클럽 씬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게 된다. 이후 세이수미는 해외 투어를 비롯해 국내 다른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공중파에도 진출하는 등 역으로 뒤늦게 국내에 알려지는 기현상을 초래한 전무후무한 밴드로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유튜브라는 미디어 혁신은 오랜 시간 지역 인디 씬의 숙제와도 같았던 지역에서 활동하는 ‘전국구 스타’ 배출이라는 과제를 해결했다.
■ ‘유튜브’ 이후 부산 인디 음악
2015년 부산음악창작소가 설립되고 새로운 음악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창작 및 보급되고 있다. 첫해 8팀의 싱글 및 EP 제작을 시작으로 매년 15팀 내외의 음반 제작과 홍보를 지원한다. 또 서울과 해외 시장에 부산 인디 음악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튜브 및 소셜 미디어를 통한 음악 유통을 고려해 라이브 영상 제작을 지원하고 영상 콘텐츠 제작 과정을 개설해 교육하기도 했다. 라이브 영상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음악을 전업으로 하기 어려운 인디 뮤지션들은 스스로 생계를 책임지며 창작을 병행하는 일만으로도 벅차다. 그런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까지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어쩌면 해야 할 ‘귀찮은’ 일이 한 가지 더 늘어난 것일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는 단순히 음악과 영상을 제작하고 보급하는 단계를 넘어 하나의 ‘생태계’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왔다. 뮤지션과 씬을 구성하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유기적으로 순환해 자생적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할 시기인 것이다.
■ 생태계를 아우르다 …‘서울라이브’
최근 서울문화재단과 서교예술실험센터는 홍대 인디 음악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이색적인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뮤지션의 음악 창작에 집중된 지원 시스템을 넘어 엔지니어, 디자이너, 공연기획자, 음악 비평가 그리고 팬까지 인디 음악 씬의 구성원으로 규정하고 지원정책을 설계했다.
여러 지원 트랙 중 특히 관심을 끈 부분은 ‘인디 뮤직 D.I.Y 프로젝트’다. 정식 음원을 발매한 인디 뮤지션의 활동과 관련한 모든 프로젝트를 ‘정산 없이’ 정액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앨범 커버 디자인, 라이브 영상 제작, 인디 음악 관련 매체 콘텐츠 제작, 뮤지션 공연 의상 제작 등 뮤지션이 음반을 제작하고 이를 알리기까지 모든 과정을 폭넓게 지원한다.
단순히 음악을 창작하고 녹음하는 것뿐만 아니라 디자인과 영상 부분도 중요한 요소임을 인정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인디 음악 지원 사업에 관한 행정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200만 원 정도의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많은 뮤지션이 지원 신청을 해 얼마나 필요한 사업인지 확인됐다.
■창작을 넘어 비즈니스로 가야
부산문화재단 역시 인디 음악 발전에 관한 현재 흐름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부산문화재단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지원 사업으로 오는 21일 ‘아시아 인디 뮤직 쇼케이스’(리얼라이즈 레코드 주관)가 열릴 예정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인디 음악 해외 교류 사업인 ‘잔다리 페스타’처럼 부산의 음악을 아시아권 음악과 교류하고 직접적인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시각을 넓혀보면 부산문화재단이 2013년 개관해 운영 중인 ‘민락인디트레이닝센터’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현재 합주실을 원하는 밴드들이 역량을 다지기에 부족함이 없는 시설이지만 개관 초기의 기획공연과 프로그램이 사라져 존재감이 많이 약해졌다. 이제 민락인디트레이닝센터는 공간 지원을 넘어 부산 인디 음악 씬에서 거점과 같은 중심 공간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서울문화재단과 서교예술실험센터의 협업을 부산도 기대할 수 있다.
이대한 ‘2019 ZERO Festival’ 축제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