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히 대비되는 두 가지 현상이 요즘 부산문화예술 현장에서 교차하고 있다. 상반되는 두 흐름의 맥을 짚고 걸맞은 정책을 마련하는 일은 부산 문화예술의 활력과 발전을 좌우하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흐름은 ‘기성 예술 장르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을 특징으로 한다. 유튜브 등 발달한 온라인 기술과 다양한 플랫폼(활동 무대이자 교류의 장)을 활용해 자유롭게 다채로운 시도를 한다. 스스럼없이 교류하며 하고 싶은 활동을 거침없이 하고 향유자나 대중을 직접 만난다.
연극문예잡지 ‘파이플’은 인터넷을 활용한 모금(크라우드 펀딩) 매개체인 ‘텀블벅’으로 모은 자금을 바탕으로 다섯 번째 잡지를 냈다. ‘파이플’은 동아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한 젊은 문화 애호가들이 중심이 돼 펴낸다. 이런 일은 몇 년 전 같으면 정식 등단 절차를 밟은 소수가 주축이 돼 했다.
부산의 시민참여형 극단 ‘물음피’는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모여, 연출·대본·배역을 수평적 토의로 정해 원하는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또 기존 등단 경로를 우회 또는 거부하면서 독립 출판·SNS와 긴밀히 연계된 글쓰기로 독자를 만나는 작가도 많아졌다. 40곳에 이르는 부산의 동네책방 가운데 상당수는 서점인지 문화공간인지 규정하기 힘든 행보로 전에 없던 문화적 구실을 자임한다.
부산 문화예술계의 뚜렷한 현상 중 나머지 한 가지는 기성 예술 장르가 곤경에 처했다는 점이다. 정통 예술을 가르치는 지역의 예술대학에서 먼저 감지된다. 무용학과, 문예창작과 등 예술 자체를 학과 이름으로 표방했던 4년제 대학의 학과는 최근 몇 년 사이 대폭 줄었다. 클래식 음악 전공 학과의 경우 관악 연주 편성을 하기 힘들 만큼 규모가 축소됐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향수실태조사’에서 부산은 영화를 제외한 예술 장르에서 시민 향유 비율이 전국 하위권에 있다.
부산의 문화예술정책은 과연 이런 흐름에 대처하고 있는가. 국제신문은 20일부터 새 기획 시리즈 ‘소통하며 확장·진화… 새 길 찾는 부산 문화’를 시작한다. 부산시의회 김혜린 시의원, 인문 공간 생각하는 바다(대표 박진명)가 동참하는 이 시리즈에서 부산 문화의 현장을 깊이 보고 정책 대안을 모색할 것이다.
조봉권 문화전문기자 bgjoe@kookje.co.kr
◇ 2018년 문화예술행사 관람률 |
분야 |
전국 평균 |
부산 |
문학행사 |
8.9% |
5.0% |
미술전시회 |
15.3% |
8.7% |
서양음악 |
5.5% |
0.9% |
전통예술 |
9.3% |
3.7% |
연극 |
14.4% |
8.6% |
뮤지컬 |
13.0% |
5.2% |
무용 |
1.8% |
0.2% |
영화 |
75.8% |
76.2% |
대중음악·연예 |
21.1% |
24.1% |
※자료 : 문화체육관광부 ‘2018 문화향수실태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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