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서 13일~5월 9일
- 수월관음도 등 10여 점 출품
- “보존 위한 재현작품 인정받길”
단아한 형태와 원색을 주조로 한 화려한 색채의 조화, 물 흐르듯 유려하면서도 힘 있는 선묘, 섬세한 장식미 등으로 고려 불화는 100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현존하는 고려 불화는 160여 점에 불과하고, 국내에 남아있는 고려 불화는 20여 점뿐이다. 미국과 유럽에 10여 점의 고려 불화가 있으며 130여 점은 일본에 소장돼 있다.
우리나라 불교 미술의 백미로 꼽히는 고려 불화가 부산 출신 조이락(58·사진) 작가의 손끝을 거쳐 미국 뉴욕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조 작가는 오는 13일부터 5월 9일까지 미국 뉴욕 티베트하우스에서 고려사경의 대가 김경호 작가와 함께 ‘깨달음, 명상, 그리고 보살의 길’ 전을 연다. 고려불화 재현작업을 하는 조 작가(국제신문 2017년 4월 22일 자 11면 보도)는 이번 전시에 수월관음도, 만오천불도 등 10여 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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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월관음도 |
동아대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조 작가는 20년 전 우연히 고려 불화 수월관음도를 만나면서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이후 용인대 대학원에서 고려 불화와 유물재현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정재문화재보전연구소에서 유물을 재현하면서 본격적으로 고려불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유물의 느낌을 제대로 살리려고 국내소장 미술관과 해외 소장처를 직접 찾아 다니면서 고려 불화를 보고 화법 연구를 했다”고 말했다.
조 작가는 외형만 따라 그리는 모방화가 아니라 배채법(비단 후면에 안료를 두껍게 칠해서 앞으로 배어 나오도록 하는 기법)을 쓰고 화학 안료 대신 천연재료인 석채(암석을 부수어 만든 물감)를 쓰는 등 1000년 전과 똑같은 과정을 통해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이런 점이 인정돼 국립중앙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등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2015년 미국 LA 프록시 플레이스 갤러리, 2017년 미국 뉴욕 프러싱타운홀 등에서 초대전을 열었다.
그는 복원에 머물지 않고 고려 불화의 계승과 발전에도 심혈을 기울여왔다. 고려 불화의 가치 입증과 화법에 대한 연구를 위해 조이락고려불화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는 “재현작품은 ‘복제품’이라는 인식 때문에 원화에 비해 제대로 평가를 못 받는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고려 불화와 재현작품이 세계에 알려지고, 보존을 위한 방법으로 재현작품이 인정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